<합격수기>공무원 시험 공부, 노량진이냐 신림동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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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공무원 시험 공부, 노량진이냐 신림동이냐
  • 법률저널
  • 승인 2011.01.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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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서울시 일반행정 7급, 국가직·지방직 9급(2010년 합격)





학문은 역수행주(逆水行舟), 부진즉퇴(不進卽退) - 학문은 배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곧 밀려나게 됩니다.



공부기간 동안 제가 신조로 삼은 글귀입니다.



하루하루 매일 하는 규칙적인 공부가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겠지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혹시 항상 제자린 것 같은 쳇바퀴 속 다람쥐라 생각해서 하루라도 거르게 되면, 내일은 어느새 저 멀리 퇴보된 자신을 보게 됩니다. 긴장하십시오. 제자리를 지키는 것만 해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제자리를 지키다보면, 그 자리가 자기 자리가 됩니다.



수험기간 : 2008년~2010년7월(2년 반)



교재



국어 - 기본서 재정/문풀 배미진, 이선재

영어 - 기본서 딱히/문풀 심상대, 손재석

국사 - 기본서 탐구/문제집 탐구, 문풀 신영식

행법 - 기본서 김종석/문풀 김종석, 문제집 김유환

행학 - 기본서 방성은/문풀 방성은

헌법 - 기본서 금동흠/문풀 금동흠

경제 - 기본서 정병열/문제집 정병열



교재와 강사는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에게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미 맘을 정하고 어느 정도 정보를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세세한 정보들이 별로 도움이 될 거 같지 않아 생략합니다.



좋은 점과 나쁜 점들은 수험가에 떠도는 정도고, 공부하다보면 어느 교재나 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어떻게 그 교재를 활용하느냐가 중요한데 자신이 가진 책을 불신할 정도라면, 수험가에 대세인 책을 구입해서 마음을 잡도록 하십시오.



수험생은 귀가 한없이 얇아서 객관적인 수치가 없으면 한없이 약해지고 불안해하기 때문에 자신이 좋든 싫든 대세를 따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되면, 자기가 가진 책과 강사님이 어느 분이 됐든 저절로 믿게 됩니다. 어떤 것이든간에 개인적으로 좋든 싫든 점수는 나옵니다.



다음은 제가 하루하루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년차 되던 해에는 신림동에서 13시간 이상 공부했습니다. 아침 출석체크를 매일 7시 혹은 7시30분에 반드시 매일 했습니다. 그리고 동강을 들으며 독서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경제→행법→행학으로 제가 생소했던 거부터 공부했습니다.



밥은 고시식당에서 해결했는데 복잡한 것은 싫어하고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서 거의 같은 고시식당(푸드웰)을 이용했습니다.



2년차 되던 해에는 실패의 고배를 마셨지만, 견딜 만한 충격이었습니다. 남들 다하는 방황도 짧게 하고,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노량진으로 입성했는데 신림은 조용해서 공부하기 좋았고, 노량진은 활기차서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11월부터 행법 2개월→국어, 영어 2개월→국사 1개월→행학 2개월, 헌법, 경제학은 11월부터 2월까지 했습니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감’ 유지를 위해 그냥 한번 수박 겉핥는다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3~4월에는 국가직 9급 주력, 4~5월에는 지방직 9급 주력, 이후에는 7급 과목 주력하기 위해 경제, 헌법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밥은 언니 2명과 셋이서 고시식당을 돌려가며 먹었습니다. 곁에서 함께 공부했던 사람이 있어 덜 지쳤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별 수확 없이 아쉽게 1점차이로 떨어진 시험들. 마지막 지방직 7급은 0.4점으로 결국 불합격. 합격이냐 불합격이냐 둘뿐입니다. 어느 누구도 아깝게 떨어진 것을 위로해주지 않습니다. 가족들조차도 말입니다. 저는 낭떠러지에 내몰린 기분이었습니다. 죄지은 죄인처럼 마음에 병이 크게 들었습니다.



멍든 한해가 가고, 밝은 새해가 왔는데 방황하는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방황만은 하지 않았습니다. 소설, 철학, 자기계발책 등을 닥치는 대로 많이 읽었습니다. 노량진 생활을 벗어나게 해줬던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사실 그때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절망감과 불안감에 마음이 끝없이 공허했지만, 여유있게 공부해도 되겠다는 막연한 자신감도 있었던 듯 합니다. 항상 열심히 했기에 저 자신을 믿었고, 지친 저에게 기름진 자양분을 준다는 생각으로 독서를 즐겼습니다. 사육신 공원도 자주 가기도 했습니다.



여유 있게 한국사 수업도 들어뒀습니다(베리타스M연강반 오남진 2순환 1개월 과정).



어느 덧 2월. 방황 끝.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영어(이리라(문법/독해)→행법(김종석문풀)→행학(방성은 문풀) 실강을 듣고 긴장감을 키웠습니다. 가끔 나태하다 생각될 때는 학원수업을 적절히 활용해 보세요.



그러고는 4월 국가직 9급 시험도 잘 안돼, 또다시 다음 목표인 지방직 9급을 위해 매진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7시에 출석체크, 독서실 공부(10시간 이상 반드시), 10시 국/영 모의고사 스터디(오답노트정리), 청소총무님이 들어오셔서 청소기 돌릴 때까지인 12시에 퇴근했습니다. 그리고 씻고, 다음날 계획 세우고, 잠자고 또다시 6시30분에 기상해 매일 같은 일정으로 지냈습니다.



올해인 2010년에는 먹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일년이 다르듯이 입맛이 변하는데 고시식당은 도저히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원룸에 들어가서 직접 밥을 해먹었습니다. 저의 성공요인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원룸생활을 추천해 드립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신 분은 밥 해먹는 데 드는 시간은 사실 별로 아깝지 않으실 겁니다. 제일 걱정되는 생활비도, 고시원에 지내면서 고시식당 밥 먹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은 비슷합니다. 오로지 저의 의견이므로 참고만 하시되, 저는 강력히 추천합니다.



지금은 모든 시험이 사실 일단락 된 9월. 지방직 9급, 국가직 9급, 서울시 7급 최종합격. 서울시 7급 합격하고는 다른 시험준비는 하지 못했습니다.



지방직 9급 면접은 국가직 7급 준비기간이라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지만, 실전연습 3번(스터디와 영광독서실 실장님 지도 포함)의 경험이 컸습니다. 면접준비도 각 시험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번씩은 꼭 하시기 바랍니다. 면접의 비중이 날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면접은 같은 말을 해도 어떻게 잘 포장하느냐에 따라 어감이 달라집니다. 본인의 많은 연습과 다른 사람의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스터디 꼭 하시기 바랍니다.



합격의 문턱이 한없이 높아 보였지만, 부단히 노력한 자에게는 반드시 끝이 있는 시험이라 생각합니다.



수험 수칙 몇 가지 말씀드립니다.



제가 공부한 방법을 말씀드린 것 뿐이므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나 공감하는 부분만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1. 한 과목씩 3회독이 한 코스 7과목(혹은 국영 제외시 5과목)→한 과목씩 2회독 7과목→한 과목씩 1회독 7과목



2. 시험 마지막까지 책을 놓지 마십시오. 수불석권(手不釋卷) 아시죠? 다른 일을 하더라도 책을 꼭 가까이 하십시오. 



3. 시험 일주일전 하루하루는 여유 있을 때의 한달과 같습니다. 마음 불안하다고 이것저것 잡지 마십시오. 전날 세운 하루의 계획대로 한 과목씩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보다 보면, 시험 날입니다. 절대 방황하거나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심리 조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4. 우선 자신에게 가장 친한 책으로 단권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 모든 작업은 시험 일주일전에 모든 것을 쏟기 위한 준비작업입니다. 마지막 하루에 한 과목씩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단권화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책이 손과 눈에 많이 익숙해져야 하므로 7회독이상 하시기 바랍니다.



5. 큰 숲을 놓치지 마십시오. 작은 나무들은 큰 숲의 일부입니다. 우선 큰 숲을 알고 작은 나무들을 챙기는 게 순서입니다.



6.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작업. 경제학이나 행정학과 같은 응용문제가 많은 과목일수록 특히 자기 용어로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IS-LM 곡선은 케인즈학파(IS)와 통화주의학파(LM)가 뭘 중시하는지만 자기 식으로 정리하면, 문제가 어떻게 나오든 응용 가능합니다. 100문제를 풀기보다는 1문제를 제대로 생각해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1000문제 푼 효과가 있을것입니다.



7. 모의고사의 생명은 문제에 대한 ‘감’ 유지와 ‘오’답노트 정리입니다. ‘감’ 유지는 시간이 생명이고, 오답노트 정리의 생명은 ‘왜 틀렸지’라는 질문입니다. 머릿속 발자국을 깊게 남기는 작업을 하시기 바랍니다. 같은 문제 또 틀려도 개의치 마십시오. 하지만 그때마다 ‘왜’라는 질문은 매번 하시기 바랍니다.



8. 국가직이든 지방직이든 시험 끝나는 토요일부터 다음주가 시작되기 전인 일요일에는 오답정리 반드시 해야 합니다. 합격하기 전까지는 아직 전쟁터입니다. 긴장감을 늦추지 마세요. 남만큼 하기보다 남보다 더 하려는 욕심이 필요합니다.



9. 일주일에 한번, 일요일은 꼭 쉬도록 하세요. 장기전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겐 육체건강과 정신건강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육체건강이 건전한 정신건강을 만들고, 강인한 정신은 감기도 치료합니다. 육체와 마음의 건강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10. 기본서가 주(主)고, 문제집은 부(附)입니다. 진도는 기본서에 맞춰야 합니다. 문제집은 진도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짝수만 풀던지, 한 페이지에 한 문제만 풀던지 해서,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하십시오.



제가 말씀드린 것이 다 정답이 아니므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을 경우 그것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 삶의 생활신조는 ‘작은 것이 크게 만든다’입니다. 성공으로 가는 쉽고 편한 엘리베이터를 생각하지 마십시오. 한 계단 한 계단 처음부터 성실하고 정직하게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하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사실 실천할 사람은 드뭅니다. 내일 뛸 자신이 없다면, 그냥 매일 걷기를 바랍니다. 나중에 큰 걸음으로 남을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자랑스러운 영광의 발자국을 찍으실 거라 믿습니다. 일체유심조. 마음먹기 달렸습니다. 마음 단단히 다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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