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의 달인'에게 묻다 <1> 자기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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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의 달인'에게 묻다 <1> 자기 경영
  • 법률저널
  • 승인 2010.09.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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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평소 자기 경영이 중요..주눅 드는 모습은 No

앞으로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면접이 차지할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사법시험 3차에서 불합격자는 10명 안팎이었는데 비해 올해엔 2배 이상 늘어 모두 22명이 3차 시험에서 낙방했다. 뿐만 아니라 외무고시 3차 시험인 1박 2일 면접에서도 6명 중 1명꼴로 고배를 마셨다.

이렇듯 면접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부담이 자연히 커지다보니 면접을 위해 1회당 10만~20만 원을 호가하는 단기 고액 과외를 받는 수험생들이 생겨날 정도다. 고액 과외를 받지 않고도 면접에서 자신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방법은 없을까?

이를 위해 법률저널은 이번 호부터 각 분야의 '면접의 달인'들을 만나 면접의 노하우를 전할 예정이다. 첫 번째로 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을 만나 그의 면접 비법을 들어봤다.

“면접은 평소의 품성이 드러나는 것"

지난 6일 오전 10시 공병호 소장을 그의 집필실에서 만났다. 매일 오전 4시에 일어난다는 그는 1년에 약 375회 외부 기고를 하고, 책을 5권 넘게 쓴다. 외부 강연을 하는 회수만도 약 254회에 달한다. '자기경영의 대가'라고 불리는 그에게 면접을 대비해 준비해야할 필수사항들에 대해 들어봤다.

-면접관으로서의 경험이 많다. 면접관들이 가장 많이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 면접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태도'다. 그런데 그 태도라는 건 단기간에 만들어내기 어렵고 평소의 품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생활 습관을 말하는가?

▲ 인사, 악수, 남과 대화를 나눌 때 앉아있는 자세,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고 적절하게 화답하는 자세를 말한다. 평소에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거울을 보고 대화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일명 '유리 훈련'이라고 하는데,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말하는 모습과 입모양을 관찰하며 어색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방법이다.

- '태도' 말고도 주의해야할 부분은 있다면?

▲ (주저하지 않고) '음색'이다. 면접관에게 말을 할 때 또렷하게 발음하는 게 좋다. 우물거릴 경우 마이너스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평소에 의도적으로 마지막 문장까지 정확하게 발음하는 연습을 하는 게 필요하다.

- 선천적으로 음색이 좋지 않게 타고난 수험생도 있을 수 있다. 이는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가?

▲ 간단하다. 의도적으로 목소리 톤을 조금 올리면 된다. 면접관들 대부분 나이가 드신 분들이기 때문에 씩씩한 것을 선호한다. 모든 사람들은 본인이 못 가진 걸 좋아하는 심리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면접자들은 남녀 상관없이 평소 본인 목소리보다 한톤 더 올려 씩씩하게 응답하는 게 좋다. 분명 면접관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을 것이다.

- 태도, 음색 등 첫인상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조언해주셨다. 그만큼 첫인상이 면접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반영되는 것 같다. 떠도는 이야기로 기업 면접에서는 약 3초 만에 불합격 여부가 결정된다고도 하는데 사실인가?

▲ 비단 기업 면접뿐만 아니라 공직자 면접에서도 첫인상은 참 중요하다. 문을 열고 걸어오는 자세도 그렇고, 일단 (면접자에게) 몇 마디 시켜보면 딱 안다. 말할 때 교양상태가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첫인상만큼 중요한 게 바로 면접자의 '교양상태'다. 공무원 공채시험을 준비하다보면 시사에 게을러질 때가 간혹 있는데 이는 면접 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사전에 신문을 꾸준히 읽어두는 게 좋다.

- 신문의 모든 분야를 읽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신문에서 이 면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추천할만한 게 있다면?

▲ 주요 이슈를 비롯해 다양한 칼럼을 읽어두는 게 좋다. 여러 지식인들의 글을 읽어보며 일종의 '지적 인프라'를 구축해둬야 한다. 그리고 읽는 것에만 그칠게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의견을 확립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면접관의 다수는 면접자가 '자기 생각을 가졌는지, 아닌지'를 주의 깊게 보기 때문이다.

- 공직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면접을 대비해 특별히 갖춰 놓아야할 사항이 있다면?

▲ '공직관'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은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는 것이지만, 공직은 다르다. 희생, 봉사, 헌신이 중요하다. 이런 것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미리 생각해둬야 한다. '왜 공직이어야만 하는가?' 스스로 되물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 한다. 면접관도 면접자의 '가치관', '세계관', '공직관'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 가치관에 대한 말이 나와서 하는 질문인데 진보, 보수와 같이 정치적 성향을 묻는 까다로운 질문이 나올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가?

▲ 우선 종교와 정치 등 첨예한 의견대립을 일으킬 수 있는 질문은 초면엔 서로에게 잘 안 묻는 이슈지만 면접에서는 다르다. 면접관은 그 사람을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정치적 성향을 충분히 물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때 면접자가 너무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진보,혁신적인) 쪽에 서면 약간의 불이익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나이 든 사람들은 진화, 개선에 대한 개념에는 익숙한 반면, 혁신의 개념은 낮설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진보에 치우친 답변은 자제하는 게 좋다.

- 자신의 의견을 '자제해서' 표현하는 게 막상 면접에서는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다른 대책은 없는가?

▲ 감정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본인 감정에 취해서 시사 문제에 대해 격한 주장을 벌이거나 이모셔널(emotional.감정적)하게 굴면 결정적 마이너스가 된다. 무엇이든지 관찰자 입장에서 '은은하게' 이야기 하는 게 좋다.

가장 좋은 말하기 방법은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식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경우 면접관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좋은 점수를 받는다.

그리고 의견을 말할 때 두 번째로 중요한 건 비굴하지 않으면서 겸손해야 하는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다. 대답은 훌륭했으나 면접자가 시종일관 자신감을 넘어서 거만해 보인다면 상당한 마이너스 점수를 받게 될 것이다. 겸손한 태도는 면접관의 경륜이라든지 경력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

- 압박면접은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가?

▲ 면접관은 면접자에게 '통제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일부러 '언짢은' 질문을 한다. 중요한 건 이를 사적인 개념(personal)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성차별적 답변을 요구하는 면접관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 면접관의 자질 문제일 뿐, 괜히 거기에 휩쓸려 굳은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다. 보통, 사람이 당황하면 얼굴이 굳는데 이를 본 면접관은 ‘이런 것도 통제 못하는구나’하고 생각한다.

따라서 질문을 대할 때 ‘면접은 직책에 합당한 사람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면접관은 나라는 사람을 알기 위해 모든 종류의 질문을 던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 끝으로 면접에서 유의해야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

▲ 그동안 외부 초청인사 자격으로 면접관으로서 많이 활동해왔다. 그 때 느낀 점은 예상외로 면접자들이 면접에서 주눅 든 모습을 보이거나 지나치게 떠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면접 전 '결과에 상관없이 내가 가진 전체를 드러낸다. 판단은 면접관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면접장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 면접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면접관들의 판단까지는 통제할 수 없다. 면접자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합격 여부를 미리 걱정하고 떨기 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최선을 다한다는 소신, 자신감을 갖출 필요가 있다.

공병호 소장은?

공병호 소장은 라이스대학 경제학 박사로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 실장, 자유기업센터 초대 소장, 인티즌 대표, 코아정보시스템 대표 등을 거친 경영 전문가다. 기업, 금융부처 채용과 관련해 외부 초청 면접위원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해온 그는 ‘부자의 생각 빈자의 생각’, ‘10년 후 한국’ 등 다수의 자기경영 필독서를 집필한 바 있다.

김포그니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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