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기고 ]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해외로스쿨 연수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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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 ]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해외로스쿨 연수기 ①
  • 법률저널
  • 승인 2009.11.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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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엽 제주대 로스쿨 학생회장

 

올해 출범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의 제1생들에게 거는 사회적 기대가 막중하다. 특히 선진화된 법조인 양성의 일환으로 시작된 로스쿨인 만큼 기대 이상의 책임감도 따른다. 어떤 제도이든 1기의 성패가 제도전체의 평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학교로서도 각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원장 송석언)은 원생들에게 해외 로스쿨을 직접 탐방하고 수업에도 참여하여 원생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0월 18일에서 28일까지 미국, 일본의 로스쿨 교육 체험을 위한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일정은 미국 하와이 주립 대학교 로스쿨을 방문하여 7박8일의 일정으로 특강을 수강하였고, 하와이에서 일본으로 직행하여 요코하마국립대학 로스쿨, 소카대학 로스쿨의 수업을 3박4일간 참관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이번 연수기는 총 3회로 하와이주립대학 로스쿨 연수기를 1부와 2부에 걸쳐 싣고, 일본 로스쿨 연수기를 3부로 하는 편제에 따라 소개하기로 한다. - 필자 주 -

 

섬나라 ‘하와이’의 근대역사와 로스쿨 탄생

 

하와이 주 의회와 대법원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일본 나리타를 거쳐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하기까지 10여 시간을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한국에서 하와이로 가는 길은 날짜변경선을 거치기 때문에 18일 저녁에 출발하였음에도 하와이에서 18일의 아침을 맞았다.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최초로 방문한 곳은 National Memorial Cemetery of the Pacific, Punchbowl이었다. 오래 전에 활화산으로서 생명을 마친 화산의 잔재인 펀치볼 분화구에는 48,296명에 달하는 미군들이 잠들어 있다고 한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공동묘지여서 놀라기도 하였지만 하와이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꼭 한번은 들리는 곳이라 그런지 경관이 아름다웠다. 이전에는 버스에서 내려서 관람을 할 수 있었지만 관광객들의 자연훼손으로 인해 버스에 탄 채로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누아누 팔리 전망대를 방문하였는데 바람의 언덕이라는 애칭처럼 바람이 무척이나 강하였다. 전망대에서 보는 오하우섬의 전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간략한 하와이 관광을 마치고 연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와이주 의회를 방문하였다. 주 의회는 대칭구조의 건물로서 왼쪽에는 상원이 있고 오른쪽에는 하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의 국회의사당 보다는 간소한 건물에, 언제든지 거리로 난 창문을 통해 주민(州民)들이 의사진행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매우 특이한 점이었다. 대의민주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미국민의 의지가 엿보였다. 이후 하와이 왕국의 이올라니 궁전을 거쳐 주대법원 청사를 방문하였다.

 

현재 하와이주 대법원장은 한인 3세인 문대양(미국명 로널드 문)님이 맡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후 주대검찰청을 거쳐 호텔로 돌아와 여장을 풀었다. 하와이에서 한식당으로 가장 유명하다는 서라벌식당이 숙소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어서 매우 편하였고, 대부분의 식사를 이곳에서 해결하여 음식적응에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

 

우리와 비슷한 하와이 역사

 

시차 때문에 하와이에서 맞은 둘째 날은 조금은 힘든 모습이었다. 하와이 로스쿨에서 예정에 없던 환영식을 준비하였다는 소식에 연수단은 아침 일찍 서둘러 하와이대로 향했다.

 

하와이대학에 도착하니  Aviam Soifer 하와이 로스쿨 학장님과 여러 교수님들이 다과와 기념품을 준비해 반겨주셨다. 하와이 주립 로스쿨의 정확한 명칭은 University of Hawal'l at Manoa, William S. Richardson, School of law이다. 로스쿨 명칭에 인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William S. Richardson은 현재 생존해 있는 인물이다.

 

그는 하와이주립대학교에서 학부를 마치고 본토에 있는 신시내티주립대학교 로스쿨에서 JD과정을 이수하였다. 그 후 판사로 재직하여 1966년 하와이주 대법원장에 임명되어 1982년 퇴임할 때까지 무려 16년간을 주대법원장으로 재직하여 그의 애칭이 CJ Richardson이다. 여기서 CJ란 Chief Justice를 줄인 말이다.

 

그는 하와이와 관련한 특색있는 판결과 하와이의 관습을 잘 반영한 판결을 선고하였고 하와이 해변은 공공의 소유라는 유명한 Ashford 판결을 선고하여 이름을 남겼다. 그의 고민이 하와이에 있는 학생들이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법률가가 되기 위해 꼭 본토로 나가야 하는가에 있었다.

 

따라서 그는 하와이에도 로스쿨을 설립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고 적극적인 활약에 힘입어 1973년 드디어 하와이에도 로스쿨이 생기게 되었다. 하와이 주립대가 1907년 개교하였으니 개교 이후 60여 년이 지나서야 로스쿨이 설립된 셈이다. 이러한 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1983년 하와이대학의 운영위원회는 로스쿨의 명칭을 William S. Richardson으로 명명하기로 결정하였다. 올 12월이 되면 90세가 되는 William S. Richardson은 아직도 로스쿨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소개와 학장님의 인사말씀이 끝나기 무섭게 제주대 로스쿨생을 위한 Jon M. VanDyke 교수님의 특강이 진행되었다. 교수님은 헌법과 국제법학자로서 평소에도 환태평양 국가, 특히 한국과 일본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한다. 강의의 주 내용은 하와이가 미국에 병합되는 과정과 이에 대한 법적 평가였는데 한국의 상황과 적절한 비교가 강의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1893년 미군이 처음 하와이에 상륙하여 주둔하고 1898년에 하와이는 대외적으로는 매우 평화롭게 주권을 미국에 이양하였다고 한다. 항상 승자는 정당한 것으로 묘사되듯 하와이 병합도 왜곡된 사실이 알려졌다고 한다. 따라서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절 대통령은 미국의 하와이 편입이 불법적이었다는 내용의 법안을 1993년 통과시켜 형식적으로나마 사과하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한다.

 

또한 인권에 관한 강의가 이어졌는데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의 그 유명한 독립선언문에 대해 설명하며 ‘men’이라는 단어가 여성과 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것이었음을 지적하였다. 이후에는 미국의 대의제에 관한 특강을 하였는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한국의 제도와의 비교법적 설명을 하였다.

 

한국에서 방문한 로스쿨생을 위해 따로 강의를 준비하시고 자료까지 만들어 열강을 하시는 모습에 교수님의 열정이 느껴졌다. 이로써 하와이 로스쿨에서의 첫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는 각자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와이키키 해변의 풍광을 눈에 담으며 하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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