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태 칼럼 - 공무원이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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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태 칼럼 - 공무원이나 할까?
  • 법률저널
  • 승인 2008.05.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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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기약 없는 취업난이 빚어낸 다양한 신조어가 있다. ‘이구백’, ‘십장생’, ‘이태백’ ‘삼태백’, ‘취업5종세트’, ‘공시커플’, ‘나홀로 서울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스터디룸펜’, ‘청백전’, ‘대학둥지족’,  ‘밥 스터디’, ‘니트족’ 등 최근이 경기침체와 불경기, 과잉학력현상이 빚어낸 이 시대의 서글픈 이시대의 군상(群像)들이다. 이태백을
넘어 삼태백이 7%대를 넘어서 시한폭탄으로 다가왔다.
 • 이태백 : 20대 태반이 백수
 • 삼태백 : 30대 태반도 백수
 • 이구백 : 20대 90%가 백수
 • 십장생 : 십대도 장차 백수가 되리라는 예언
 • 나홀로 서울족 : 지방에서 상경하여 서울에서 취직하려고
          자취하는 구직자, in Seoul족
 • 공시(公試)커플 : 장시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백수
 • 청백전 : 청년 백수 전성시대
 • 대학둥지족 : 대학졸업을 늦추는 취업중비생
 • 빌빌세대 : 취업하지 못하고 신세타령하는 족, 취직 못한
          신세를 자조적으로 일컫는 말
 • 스터디룸펜 : 장기간 취업실패자 또는 인생역전을 준비하는
          30~40대
 • 밥 스터디 : 밥+study를 합한 조어로 밥 먹는 시간도 아끼기
          위해 함께 밥을 먹으면서 공부한 내용을 점금하고
          정보를 나누는 족
 • 니트족(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 평소학교에도 잘나가지 않고, 고용되어 있지 않고, 직업
        훈련에도 참가하고 있지 않는 청년무직자
 • 취업 5종 세트 : ‘인턴십’, ‘아르바이트’, ‘공모전’, ‘봉사활동’
        등이 필수과목으로 입사지원서에 따라붙음을 의미함
 • 삼팔선 : 38세 정년
 • 사오정 : 45세 정년
 • 오륙도 : 56세까지 회사에 남아있으면 도둑이라는 의미

K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대학에 막 입학하는 2007학번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1.3%가 대학생활 4년 동안 가장 열심히 하고 싶은 것으로 '취업준비'를 꼽았다고 한다. 2007년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고용동향'에 따를 필요도 없이 우리 주변의 화두는 결혼도 아니고 자식문제도 아니다. 단연 취업이다. 한 취업사이터 관계자는 “예년에는 심각한 취업난과 힘든 직장생활을 비관, 자조했다면 올해 등장한 취업 신조어에는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것 같다”고도 한다.
 
노량진은 대학재학생뿐 아니라 취업재수생들의 본거지이다. 대학생들은 방학 동안을 이용하여 북새통을 이루고, 재수생 이상은 평달이 자기네들 세상이다. ‘서울의 강남에는 신흥졸부들이 득실거리고, 목동에는 진짜 엘리트와 신사들이 사는 동네인데, 노량진에는 사람이 사느냐?’고들 한단다. 서울사람들조차 노량진은 사람사는 곳이라기보다 고시학원들만 모여 있는 학원가나 고시촌으로 인식되어 버렸다. 한편으로 다른 지역은 편하게들 사는데 노량진은 경쟁과 투쟁이 넘치는 곳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노량진은 사람 사는 곳이 못 된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노량진은 사람 사는 곳이다. 진짜사람이 사는 곳이다. 이 시대를 온몸으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진정 땀이 무엇인지, 고독이 무엇인지, 외로움이 무엇인지, 서러움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노량진은 그들 스스로 보통사람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그들의 자식들이 실업을 탈출해 보려고 시도하는 곳이다. 번듯한 직장하나 잡으려 안달하는 곳이다. 안정된 일터 하나 가지려고 안간 힘을 쏟아내는 곳이다. 취업전쟁의 최선봉에 서 있는 곳이다. 이 시대 어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직을 가져보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정년(60세)까지 안전 빵인 공무원이란 ‘철밥통’을 차려놓고 숱가락을 들고 달려들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곳이다.

노량진은 청년 실업자들인 ‘이태백’ ‘삼태백’과, 예비실업자들인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들이 자신들도 살아 있음에 희망을 가지려는 곳이다. 40~50대 주부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풍요로운 삶
을 개척하려고 몰려드는 곳이다. 취업재수생들에게도 노량진은 기회의 땅이다. 취업탈출의 실마리를 찾는 곳이다. 한 가닥 희망을 잡으려고 발버둥 치는 곳이다.

100만 실업, 200만 실업이라 한들, 실력 있고 준비된 자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당신이 <빌빌세대>라면 당장 보따리를 싸서 노량진으로 가라. 당신이 <스터디룸펜>이라면 주저말고 술을 끊고 노량진으로 달려가라. 가서 당신도 그 분위기에 흠뻑 빠져보라. 단번에 희망을 가질 것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5일 ‘실업의 원인과 재정에 미치는 장기효과 청년실업을 중심으로’ 라는 보고서에서 청년실업의 장기비용을 추정해 본 결과, 국가 전체적으로 장기소득 상실분의 현재 가치가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기약없이 얼어붙은 취업환경은 서울보다 지방이 더 열악하다. 지방출신 대학생들의 취업상황은 더 심각하다. 그나마 서울출신과 지방출신의 차이가 없는 것이 공무원 시험이다. 지방출신들이 너도나도 공무원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취업준비를 위해 지방에서 상경해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는 구직자를 가리키는 ‘나홀로 서울족(인 서울족)’들이 판을 친다. 서울에 고시원이 많은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취직 못한 신세가 한탄스러워 자조적(自嘲的)이 되어 거리를 방황할 필요가 없다. 장기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일단 그 기간을 앞당기려면 노량진에서 눌러 붙어라.
 
직장이 없는 사람은 결혼할 자격이 없다고 한다. 과거에는 취업과 관계없이 결혼이 가능했다지만 현재는 어림반분어치도 없다. 결혼 한 사람도 실업자로 6개월이 지나면 배우자의 눈총을 받게 되고, 1년이 지나면 이혼감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버티지를 못한다. 기혼자 못지않게 미혼의 청년실업은 이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였다.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 그들은 사회초년생때부터 아예 일할 공간이 없다. 자신이 아무리 능력있고 실력이 있다 한들 자기를 불러줄 곳이 없다. 젊음과 능력이 그대로 사장되어 버린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누가 이 문제를 원활하게 푸느냐가 올해 대선 승패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대졸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졸자의 취업문제는 2008년, 2009년, 2010년 갈수록 더했으면 더했지 줄어들 것 같지가 않다. 이는 취업 재수생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누적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취업 재수 · 삼수 · 사수생이 양산될 뿐이다. 취업 십수생의 그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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