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태 칼럼 -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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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태 칼럼 - 쩐의 전쟁!!
  • 법률저널
  • 승인 2008.02.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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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돈으로 돈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다. 돈이라면 죽었던 사람도 살아난다고 한다. 풀 죽어 핏기 없던 70대 노인도 돈을 보면 힘이나고,  죽어 빌빌하던 남근(男根)도 돈 앞에서 힘차게 기지게(?)를 편다고 한다. 쩐(money)만 된다면 ‘멍멍남’※ ‘멍멍녀’도 오케(OK)이다.
 노량진도 ‘쩐의 전쟁’에서 예외일 수가 없다. 고시학원도, 강사도, 주변 상인들도 쩐을 위한 행진의 대열에 합류한다. 더 많은 쩐을 차지하기 위하여 한바탕 전쟁도 불사한다. 중세(中世)교회도 쩐을 위해 십자군전쟁을 일으켰다. 기독교인들의 권익을 위해 벌인 30년 전쟁도 원인은 쩐이다. 신성한 교회도 그 좋은 쩐을 위해 서는 전쟁 아니 그보다 더한 일도 일삼는다.
 
 고시학원들은 학원끼리 돈 자랑을 한다. 학원의 돈 자랑의 주범은 광고이다. 노량진의 고시학원들은 한해 광고에 수 억 원을 쏟아 붇는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대비로는 쩐을 한없이 퍼 붇는다. 아낌없이 뿌린다. 시전대목에 광고비를 쫀쫀하게 하다가는 그날로 끝이다. 기선제압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1등을 위하여 있는 돈을 바닥까지 긁어모아 일단 뿌리고 본다. 광고는 뿌린 만큼 거둔다는 불문율을 어느 고시학원도 거스리지 않는다. 노량진에서 고시학원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자는 간이 커야한다. 그 간도 그냥 커서는 안 된다 무지 커야한다. 원 없이 뿌리고 결과를 기다려야한다. 1등만 하면 뿌린 돈의 10배를 건진다. 만약 2등을 하면 2배를 건진다. 3등을 한다면 본전이다. 고시학원의 광고는 전국의 대학교 교정(校庭)의 포스터광고, 수백 장의 현수막 광고, 형형색색의 벽보광고, 다양한 찌라시(전단지)광고, 인터넷 매체를 활용한 온라인 광고, 스폰스를 활용한 간접광고, 무가지이용, 일간지이용, 시민일보를 이용한 인쇄매체광고, 각 종 이벤트성 경품광고 등이 있다. 공영방송 EBS을 통한 광고, 유선채널 광고, 방송대학TV를 활용한 광고 등 광고란 광고는 총 동원한다. 천하통일은 광고전의 부산물이다.    
 
 노량진의 강사들도 시전(時戰)이 되면 개인광고에 스스럼없이 투자한다. 강의하는 학원과 공조(共助)하여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하여 과감히 배팅한다. 광고는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는 강사의 개인 광고에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강사는 아예 1년 치 광고비를 조기결재를 한다. 광고에 목숨 거는 강사는 살아남는다. 일부 강사는 자신의 수입의 전부를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죽기 살기 식으로 광고에 투자한다. 강사는 자신의 몸이 그대로 상품이기 때문이다. 강사는 탈렌트이다.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가 연애인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사들도 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광고에만 미쳐있던 어떤 강사는 빈털터리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노량진의 강사 쟁탈전은 쩐으로 시작되고 쩐으로 막을 내린다. 잘나가는 강사를 자기학원으로 모시기 위해서는 계약금, 선수금형식이 오간다. 과거보다는 많이 희석되었으나 여전히 몸값에 따라 차이가 있다. 몸값은 학생 수에 비례한다. 노량진 강사는 프로야구선수이다. 강사들 간의 경쟁, 과목 간 경쟁은 가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수가 틀리면 가차 없이 더 좋은 조건의 학원으로 옮겨간다. 주 원인은 모두 쩐이다(일부 강사는 자존심으로 옮기기도 한다). 쩐을 쫒는 돈 귀신은 인기가 있을 리 없다. 집단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한다. 자기만의 이익을 쫒는 부나비※이다. 시간은 그에게 참담한 패배를 안기고 만다. 그는 점점 외톨박이가 된다. 결과는 그의 경조사(慶弔事)에는 아무도 찾는 이가 없다.  최근 경제가 어렵고 돈 벌 곳이 안 보인다. 코스피 지수가 1800포인트를 넘어서고 있다. 10억 만들기 열풍에 휩싸여, 최소한 의 ‘판돈’도 없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 한탕을 노리고 뛰어드는  ‘불나방 투자자’가 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한 모녀가 대박의 꿈을 꾸며 로또와 증권에 투자를 하다가 딸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 있었다. 대박의 꿈이  현실과는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케이스이다.
 
  몸이 타는지도 모르고 밝은 불빛에 현혹되어 뜨거운 불로 날아드는 불나방은 부나비(moth, 나방)라고 한다. 이솝우화집(Aesop’s Fables)의 파리와 부나비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배고픈 파리가 맛있고 향기로운 꿀단지를 발견했다. 처음에 꿀단지의 변두리를 돌면서 조심스레 꿀을 먹던 파리는 나중에는 아예 꿀단지 속으로 들어가서 먹다가 날개까지 젖고 말았다. 빠져 나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파리를 보고 부나비가 말했다. “이 어리석은 놈아, 네가 돼지처럼 먹기를 좋아하니까 그렇게 빠져서 죽지 않니?” 이에 파리는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밤이 되자 둘의 상황은 바뀌어졌다. 부나비는 촛불을 보자 그 주변을 빙빙 돌면서 불빛의 아름다움에 취해 점점 더 가까이 나아간 것이다. 그러다 결국 부나비는 불에 타 죽고 말았다. 그 때 파리가 이렇게 말한다. “내가 꿀을 너무 좋아한다고 잘못만 지적하던 네가 그 영특한 지혜로도 촛불과 노는 것을 그만두지 못했구나. 너도 나랑 쌍벽을 이루는 바보 맞지?
  Are you foolish, too? You found fault with me for being
  too fond of honey; yet all your wisdom did not keep you
  from playing with fire."   파리와 부나비에서 주는 교훈이다. 나의 실수를 인식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 훨씬 쉽다는 것(It is easier to see the faults of others than to detect out own.)을 일컫는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한 방 투자자에게는 불꽃(대박) 근처에서 놀다가는 타 죽고 마는(쪽박 차는) 부나비 신세가 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쩐의 전쟁>이란 SBS수목드라마가 시청률 30% 이상의 고공행진을 하고 막을 내렸다. 드라마 속의 사채업자들의 비환(悲歡)을 담고 있는 드라마이다. 2007년 쩐의 홍수를 겪고 있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인기드라마였다.
 쩐의 전쟁이 어찌 사채업자에게만 국한 될 것인가? 미성년 자식에게 수백억의 주식을 양도하는 대기업주의 지분은 2%에 불과하다.
서민들의 쩐을 긁어모아 주식의 액면가를 올려 호의호식하는 대기업이 쩐으로 전직 경찰총장을 법률 고문으로 모신다. 우리 생활모두가 쩐의 노예가 된지 오래이다. 노량진도 이 쩐의 전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쩐을 벌어들이기 위해 쩐을 투자한다. 쩐의 맛을 보기위해 쩐을 이용한다. 노량진은 쩐 놓고 쩐 먹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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