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태 칼럼 - 계룡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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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태 칼럼 - 계룡산으로?
  • 법률저널
  • 승인 2008.02.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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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이나 할래? - 노량진 연가
 
 노량진은 고시학원 강사들의 희망이다(일부 지방강사는 그리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에서 최고의 강사들이 모여드는 곳이 이곳 노량진이다. 행정고시, 사법고시, 외무고시, 입법고시 합격자들이 현직에 회의를 품고 옷을 벗고 달려드는 곳이다. 현직교사가 도전의 삶을 살기 위해 전직(轉職)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시대 최고라고 자부하는 그들은 이미 실력에서 ‘우량주’들이다. 적어도 강의에서만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현재 노량진은 다수의 ‘우량주’들이 잘나가는 소수의 ‘불량주’에 밀려 허벌라게 깨지고 있다. 스타라는 명성에 깔리고, 광고라는 술수에 밀리고, 자괘감과 고민에 휩싸여 자포자기하기도 한다. 끝내 스트레스에 못 이겨 낙향(落鄕)하기도 한다.
 
 강사들은 노량진 입성이 희망사항이다. 이는 절반의 성공을 의미한다. 그러나 입성하는 그날로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야 한다. 주변이 주는 스트레스도 있고, 당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스트레스도 있다.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하는 것도 당신 몫이고, 노량진 스트레스를 즐겨야 하는 것도 당신 몫이다.
 노량진 강사는 빅3(H · E · NH고시학원, 혹은 빅4,빅 5일수도 있다)에서 종합반 강의자리 하나를 건지는 것이다. 빅3에 적을 두고는 있지만 종합반 한 반 걸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종합반 중에서도 ‘올스타반’에 들기를 학수고대 한다. ‘올스타반’으로의 진입은 성공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노량진입성 3년차 행정법 ‘K강사’, 전북지역 최대어(漁)로 꼽히는 강사이다. 수려한 외모는 노량진을 압도한다. 강의경력 18년차이다. 최다의 강의경험과 박식함이 타(他)의 추종을 불허한다. 인간성 또한 넘버원이다. 쇄소응대※의 자세를 항상 지니고 산다. 그는 현재 종합반 한 반 배정받지 못하고 단과반수업만 담당하고 있다. 노량진강사들이 단과반에 목숨을 걸고 있는 실정에서 그나마 위안(?)일 런지도 모른다. 다수의 노량진 강사들은 종합반을 한반 이상 걸치고 단과반을 운영하는 현실에서, 종합반 수업이 없이 단과반 수강생을 모으기는 낙타가 하늘구멍 들어가기라고 한다. 그를 아는 많은 주변 강사들은 이점을 가장 안타까워한다. 쓸쓸히 아침특강에 한 갓 희망을 갖는 그에게 무언의 격려를 한다.
 
쇄소응대(刷掃應對)
   • 출전 - 소학(小學)
   • 물 뿌려서 마당을 쓸고 어른에게 공손히 응대하며
     나아가고 물러남에 공경한 몸가짐을 가진다는 말이다.

 저녁 10시 20분에 강의를 마치고, 함께하는 호프는 강사들의 유일한 낙(樂)이다. 유독 호프를 즐기는 K는 말없이 자신의 속내를 내비친다. 비가오는 날이면 더더욱 찾는 곳이 노량진 초등학교 앞 주점 「이지」이다. “형아!(그는 주변의 한 살이라도 많은 강사를 형(兄)이라 부른다) 나 요즘 스트레스 엄청 받는다” 그의 말은 이 시대 노량진 강사의 보통의 애환이다. “형아! 작년 한 해 동안 근신해 왔어, 처음 억울해서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못난 자신을 질타(叱咤)하기도 했는데, 어느 날 마음을 비우니 땅이 보이더라” 노량진의 중평가 우량주들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틀 노는 날 계룡산을 등반하면서 내가 서 있는 곳을 알게 됐어” 모든 결과는 자신에게서 출발하였고, 자신이 만든 업보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노량진에서는 그저 가르침이 좋았고, 형아! 들을 볼 수 있어 좋다고 하는 그는 키 큰(big tall)에 비해 애교꾼이다.
 그가 종합반을 못 받는 것에는 노량진의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해 준다. 빅 3은 천하통일을 위하여 인구에 회자되는 스타들을 중심으로 반을 형성한다. 이들 스타강사들을 중심으로 모든 마케팅을 집중시킨다. 일종의 동조현상을 일으키게 한다. 소위 올스타반에 전력투구한다. 결과는 올스타반은 마감사례이다. 다음이  ‘신화창조팀’, 드림팀반, 다이야몬드반, 슈퍼스타반 등이 만들어 진다. K는 ‘중평가 우량주’이다. 노량진은 이들이 설 곳이 만만치가 않다. 올스타대열에 끼지 못한 자괴감, 다른 반에 가려하니 자존심에 심한 손상을 맛 보아야한다. 급기야 스트레스가 그를 무참하게 짓밟고 만다. 일시적으로 그는 낙향을 한다. 그사이 다른 경쟁강사가 그의 자리를 차고 들어간다. 낙향(필자는 귀양살이로 표현하고 싶다) 6개월, 노량진 동료 강사들을 중심으로 그를 다시 올라오라고 한다. 우선 단과반이라도 깔면서 때를 기다려보자는 심사였다. 노량진의 재입성이 그를 다시 반기는 대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히려 초입보다 어려울지도 모른다.
 노량진의 강사는 제 아무리 실력이 날고 긴다한들 자기 혼자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첫째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든든한 스폰서가 필요하다. 그 스폰서는 출판사이던, 서점이던, 인터넷 업체이던 상관이 없다. 그를 마케팅해줄 매니저가 필요하다. 가수들이 출세하거나, 인기 연예들이 스타가 되는 것과 흡사하다. 둘째는 자신이 강의하는 학원의 광고가 큰 힘을 보탠다. 노량진의 빅3은 전국을 무대로 광고를 하게 됨으로 지방광고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드는 데는 노량진 빅3의 전천후 광고가 절대적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공무원 카페를 통한 홍보이다. 최근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이는 것이 이 카페를 통한 강사 죽이기와 살리기이다. 일부 ‘중평가 우량주’들은 ‘고평가 불량주’들의 ‘카페 알바’들의 기획폭격으로 심한 우울증이 시달리기도 한다(필자도 이들 알바들에 의해 피해를 본적이 있다). 얄팍한 상술이 고시생들을 현혹하는 시대
이다.  대다수 양식 있는 ‘중평가 우량주’들은 치졸한 카페 작업은 하지 않는다. 카페의 폐해는 고스란히 고시생들에게 연결된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방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바로 카페알바들의 활동이다. 노량진의 ‘중평가 우량주’들은 자신의 실력을 믿고 있다. 언젠가 시장(市場)이 그들을 알아주리라 믿고 있다. 
     
 K의 경우는 다수의 노량진 강사들이 겪고 있는 현실보다 혹독하다. 시련이 있으면 길이 보인다.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 때 결과는 한층 아름답다. 그를 둘러싼 많은 동료강사들은 그를 보듬어 앉는다. 그의 인간됨에 항상 사랑을 느낀다. 그의 열정은 활화산처럼 타오를 것이다. 용수철처럼 일어나는 그날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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