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태 칼럼 - 새벽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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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태 칼럼 - 새벽특강!
  • 법률저널
  • 승인 2008.01.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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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나 할까? 웃기는 소리다 - 노량진 연가
청년실업이 장기화되고 취업난에 허덕이는 20대가 급증하고 있다. ‘이구백’, ‘이태백’, ‘십장생’, ‘취업5종세트’, ‘공시커플’, ‘나홀로 서울족’ 등 갖가지 신조 유행어가 취업시장에서 나뒹굴고 있다. 심각한 경기침체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지위경쟁(교육인플레이션)이 가져다 준 산물이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 실업자가 되는 가슴시린 현실이다. 젊은 그들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그들에게는 정녕 희망이 없는가? 이들 백수와 백조들은 왜 노량진, 노량진으로 몰려드는가?  지난 3년간 노량진 수험가에서 그 원인과 해답을 찾은 주성태 샘의 칼럼을 연재한다.                                                                                     - 편집자 주

 
 노량진의 아침은 고시학원들마다 아침특강(새벽특강) 러시(rush)로 시작한다. '새벽을 깨운다'는 홍보가 노량진로(路)를 뒤덮는다. 모든 새벽특강은 물론 무료이다. 강사는 강의로 서비스로 하고 학원은 장소와 인쇄물, 냉난방을 제공한다. 고시학원은 12시에 문을 닫고 새벽 6시 30분이면 문을 연다. 마지막 강의가 10시 30분에 끝나므로 1시간 반 동안 자습이 이어지고, 그 동안 미화원들이 일제히 강의실 청소와 정리를 한다. 아침 학원문을 개문(開門)하는 담당관리인은 따로 있다.
 새벽 특강은 아침 7시 30분에 시작하여 8시 20~30분에 끝이 난다. 대부분의 수업이 오전 9시에 진행이 되므로 30분간 간단히 조식(朝食)을 떼울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한때 인기 있는 아침특강은 오전 6시부터 좋은 자리를 잡으려는 수강생들로 이미 50미터 이상 줄을 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아침특강은 신규 강사들이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세이다.
 아침 특강은 학원들마다 홍보용으로 개설을 한다. 노량진의 빅 3에서는 강사들에게 아침특강을 하도록 종용한다. 서로 경쟁이 되는 관계로 A학원에서 하는 새벽특강 과목은  B나 C 학원에서 하지 않으면 바로 인터넷에 올라온다. 다른 학원에는 하는데 왜 우리학원은 않는가? 라고 불평을 올린다. 학원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단히 민감하다. 아침특강을 피하는 강사는 그만큼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아침특강 때 강사는 그야말로 핵심 사항을 전하려고 안간 힘을 쏟아낸다. 주로 자기를 알리는 방편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처음 노량진에 진입을 하는 경우나, 지방강인 경우라면 자신을 알려야 하므로 자진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는 일반직 공무원 뿐 아니라 경찰직, 세무직, 기타 공안직, 그리고 임용과목도 아침특강의 대열에 합류한다. 심지어 자격증 시험(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과목도 아침특강을 한다. 경쟁이 만들어낸 산물(産物)이다.
 2007~8년 노량진의 빅3은 한교고시학원, 이그잼고시학원, 남부행정고시학원을 말한다. 여기에 메가스터디 학원을 포함하면 빅4가 된다. 최근 새로운 진입을 모색하는 대형학원들이 들어서면 언제라도 빅5, 빅6가 안되리나는 보장이 없다.
 
 아침특강을 하는 강사는 아침특강 인원이 자신의 단과반 강좌의 수강생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아침특강의 내용은 주로 문제위주이다. 해설은 일절 달아주지 않은 관계로 수업을 들어야만 가능하다. 해설을 달아주는 아침특강 강사는 단 한명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자신의 강의를 들어야만 되도록 자료를 준비한다.
 그러나 강사들에게 있어 아침특강은 굉장한 에너지의 소진(消盡)을 가져온다. 하루에 보통 8시간 이상을 소화해내는 강의 스케줄 때문이다. 자칫하다가는 정규 강의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업이 많은 날은 피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인기스타 강사들이 아침특강을 피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관리차원이다. 오픈게임에 진을 빼버리면 정작 본게임에서 패하게 되는 낭패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특강의 과목은 국어, 영어, 국사, 경제학, 회계학, 형법, 형소법, 교육학, 행정학, 행정법, 민법, 공법 등 모든 과목이 총 망라된다. 1주일 7일 간 하루에 2~3과목씩 아침특강이 진행이 되니 합하여 12~13과목이 선을 보이게 된다. 지방에서 상경하여 고시원생활을 하는 고시생들이나, 수도권에 거주하는 수험생들은 본인만 부지런하면 이런 아침특강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아침 특강에는 핵심내용이 담겨지거나 최근 기출문제 등을 푸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엑기스가 담겨 있는 강좌도 있다. 당연히 수강료는 무료이다.
 

 일부 강사는 아침특강을 하려해도 학원경영진이 배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적어도 노량진에서 아침특강을 할 수 있는 강사는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가능성조차 없는 강사에게 조식(早食)을 대접하면서까지 강의를 개설해 줄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전출신이 아침특강을 하고자 상경하는 강사는 아침 6시에 대전역을 출발하여야 한다. 대구에서 출발하는 강사는 오전 5시에 출발을 하던지 그도 여의치 않으면 미리 하루 전에 올라와야 한다.
 아침특강은 살아있는 강사의 혼(魂)이다.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는 강사들의 몸부림은 처절함 그 자체이다. 자신을 알리고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면 수강생수를 늘려야 한다. 노량진 강사의 몸 값은 수강생수와 비례한다. 수강생을 많이 모는 강사를 학원측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주 출신 K강사는 그 지방에서는 최고의 명강사이다. 그러나 그가 처음 아침특강을 열었을 때, 단 한명만 찾아 주었다. 하루전날 광주에서 3시간 50분 심야버스를 타고 주위의 찜질방에서 대기하였다가 참석한 아침특강 인데, 텅빈 강의실에 자료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상황에 그는 어떠한 심정이 들었을까? 즉, 아침특강이라고 무조건 만원사례는 아니라는 것이다. 대강사는 이런 비참함과 쓰라린 고통을 겪으면서 커 나간다. 이제 K는 최고의 강사의 대열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고통쓰린 지난날이 그를 대강사의 반열에 올려주고 있음을 반증한다.
 연휴가 끼인 날이나 휴일인 날에 아침특강을 배정 받으면 그야 말로 낭패다. 그나마 아침특강이라도 배정받으면 다행으로 여긴다.
일부 지방의 강사는 비행기로 올라오기도 한다. 살기위한 몸부림이다. 힘이 들고 안 들고는 차후 문제이다. 이 아침특강에서 자신의 진가(眞價)를 보여야 단과반의 수(數)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아침특강을 붙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침을 살리는 자(者)는 가능성이 있다. 아침을 아끼는 사람은 희망이 보인다. 아침을 즐기는 사람은 활력이 넘친다. 아침형 인간은 성공한다. 아침을 절약하기 위하여 눈을 비비고 참석하는 청강생들, 아침특강을 위하여 준비하고 연구하는 강사들, 남들이 자고 있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얻으려는 그들이 있기에 아침특강 계속된다. 아침특강은 이제 노량진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침특강은 어느새 노량진에서 지방으로 전파되었다. 부산의 고시학원들, 대구, 광주, 전주, 울산, 마산, 창원 등지의 고시학원들에서도 이 새벽특강은 이루어지고 있다. 학원들 간의 경쟁이 아침특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아침특강은 연중 진행이 된다.
 
  전국의 새벽특강은 이들 희망을 품은 강사들의 선택이다. 전국의 아침특강에서 고시생들은 합격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모두가 꿈을 이루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고난의 연속은 환희의 결과로 나타난다. 아침특강은 당신과 타인의 차별화를 선언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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