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선택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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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선택에 관하여
  • 법률저널
  • 승인 2008.06.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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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序
제가 아는 수험생들 중에 진로로 방황을 하며 시간을 허비한 경우가 많습니다. 법대 마치고 고시공부 1년 정도하다가 그만두고 회사 취직해서 좀 다니다 아닌 것 같아서 그만두고 다시 고시 공부하는 경우가 많고, 또 어떤 분은 행시 등 다른 시험을 준비하다가 몇 년 동안 세월 보내고 사시로 전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도 있구요. 진로 선택은 막연한 환상으로 결정하면 안됩니다.
 
대학시절 국제통상법을 전공하신 교수님을 보고 그 일이 멋지게 보여 외무고시에 뛰어든 사람을 만난 적도 있습니다. 또 공무원이든 법조인이든 그 쪽 실상을 알아보지 못하고 언론이나 자신이 알고 있는 얄팍한 정보를 근거로 결정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 개개인이 사정이 있고 그때그때 나름대로 신중하게 판단한 것이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2, 3년 혹은 3, 4년 시간을 허비한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도 아직도 고민하고 갈 길을 못정한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시든 공무원 시험이든 취직을 하든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2. 시험 하나를 합격하는 것은 매우 큰 피해가 따릅니다.
시험을 준비한다는 것은 자기 팔 하나, 다리 하나를 내어놓고 전쟁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타격이 너무나 큽니다. 고시 하나를 붙기 위해서는 자기 팔 다리 하나씩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7급이나 9급, 경찰공무원 시험도 합격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을 너무 만만하게 보지 마십시오. 평균 수명이 최하 5년, 많게는 10년이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건강이 나빠지면서 그 이후의 삶의 질도 많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저도 시험 공부하면서 건강이 너무나 나빠졌습니다. 제 건강과 시험을 바꾼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후회가 되기도 하구요. 공부안하고 차라리 예전의 건강한 몸으로 노가다를 하면 어떨까라는...
 
3. 여러분의 판단력을 믿지 마십시오
진로 결정에 관해서는 본인의 얄팍한 정보와 미숙한 판단력에 의존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초등학교 이후 고등학교까지, 그리고 군대에 있는 동안은 판단력의 성장이 멈춘 시기입니다. 대학교 다닐 때 역시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합니다. 사회 생활을 해봐야 사회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너무 교육 현장과 사회가 동떨어져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사회 생활을 몇 년 해보지 않았다면(그런 분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바른 판단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주위 또래들에게 묻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 대해서 까막눈인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요. 주위의 똑똑한 어른들 의견을 들어보십시오. 정보에 밝은, 박학다식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십시오.
 
 사업하는 분들, 똑똑한 분들, 성공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부자들은 대부분 그렇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분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결정하도록 하십시오. 부모님이 식견이 높다면 부모님의 의견을 따르십시오. 사회 생활을 혹독하게 겪고, 몇 십년을 견디시고 다양한 경험과 사람들의 발전과 흥망을 지켜본 분들의 식견과 판단력을 빌려야 합니다. 여러분의 판단력과 그런 분들의 판단력은 비교 자체가 안됩니다. 특히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더욱 세상을 잘 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똑똑한 많은 분들을 만나고 고급 정보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4. 현직에 있는 분들의 생생한 얘기를 꼭 들어보십시오
제가 이미 책에서 썼듯이 해당 직업을 갖는 분들을 수소문해 그쪽 실상을 낱낱이 파악한 후에 결정하십시오. 9급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면 그 시험을 합격하여 일을 하고 있는 분 몇 분을, 공무원과 공기업 중에서 고민 중이라면 양쪽의 종사자를 몇 분씩 만나서 생생한 얘기를 들으십시오. 행시와 사시 중에서 고민일 때도 직감으로 판단하지 말고 부디 행시와 사시 출신 몇 분씩을 만나서 팍팍한 그 쪽 얘기를 들어보십시오. 여러분의 남은 인생 50년과 배우자의 삶, 그리고 향후 생길 자식들, 심지어 손자들의 삶까지 여러분이 진로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그런 중차대한 결정을 하는데, 위와 같은 수고와 번거로움은 능히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기 전에는 판단을 유보하고 실행에 옮기지 마십시오. 일단 해보다가 아니면 그만두자라는 생각은 마십시오. 여러분 청춘이 너무 아깝습니다. 해보다 말 것이라면 차라리 그 시간에 알바하면서 돈이나 벌든지 놀던지 여행을 다니던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 공부는 남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경력으로 쳐주지도 않구요.
 
5.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그리고 본인의 적성도 중요합니다. 저 같으면 법조계, 의료계, 예술계, 교육계가 적성에 맞는다고 사주에 나옵니다. 실제로 다 관심이 있습니다. 한의대에 갈 생각도 했고, 패션사진가가 되고 싶은 열망도 한 때 있었고 지금 이런 카페를 하는 것도 교육에 관심 있기 때문입니다. 사주보면 나오고 본인이 어떤 일을 좋아하고 신나게 하는지 알아보십시오. 되도록 그것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전공인 공학은 제 적성에는 없더군요. 공과대학에 진학해서 10년을 보내다가 결국 법조계로 왔습니다. 저도 그만큼 시간을 낭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사시를 치기 전 진로로 고민하면서 가장 하고 싶어 했던 일은 과외였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고, 하고 싶어 하는 일이었으며, 또한 잘하는 일이었고, 그것으로 돈도 많이 벌고 있었습니다. 좋아하고, 잘하고, 돈 되는, 제가 말하는 직업 선택의 3가지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외를 포기하고 사시를 치른 것은 사회적 지위를 고려한 측면이 많습니다. 돈을 벌어도 양반답게 벌겠다는. 물론 법조인, 변호사의 일 역시 제가 좋아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후회가 됩니다. 계속 과외를 할 것을. (물론 항상 남의 떡이 커 보이고, 안 가본 길에 대한 환상이나 동경이 있는 것이고, 또 막상 과외의 길을 가게 됐다면 이쪽 법조계에 대한 동경이 있었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특히 여러분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6. 진로가 결정되었다면 3년간 도전해 보십시오.
자신의 적성도 보고 그래서 종합적으로 어떤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으면 흔들림 없이 3년 정도를 투자해서 해보십시오. 3년을 해도 1차(공무원이면 최종합격)를 붙지 못한다면 재고해야 합니다. 능력이 없거나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시험을 합격해야 되는 직업들은 결국 시험을 합격해야 되는데, 시험 공부는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잘 하는 분들이야 해오던 대로 하면 합격을 바라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거의 새로 태어나는 듯한 개혁, 혁명, 성격 개조, 생활 개조를 해야 할 것입니다. 가능한 일이기는 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따라서 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다면 3년간 군대 간 것처럼 공부를 해보십시오. 모든 지혜와 정력을 동원해서 공부를 해보고 안 된다면 공부 방법이 크게 잘못됐거나 아니면 가능성이 없는 것입니다. 현명하고 지혜롭게 공부하면 어떤 시험이든지 3년이면 붙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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