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법무사 1차, 역대 두 번째 낮은 합격선…원인은?(2보)

2023-09-27     안혜성 기자

전 과목 과락률 상승…제3과목 응시생 열의 일곱 과락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법무사 1차시험이 역대 두 번째로 저조한 합격선을 기록한 가운데 지나치게 높은 과락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26일 2023년 제29회 법무사 1차시험 합격자 40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시험의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1점 하락한 59.5점으로 세무사, 변리사, 노무사 등 다른 전문자격사시험의 평균 과락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수다.

법무사 1차시험의 합격선은 제1회 시험에서 65.5점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그리며 2004년 86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2013년 70점대가 붕괴됐고 2015년에는 60.5점까지 떨어졌다.

2016년 64.5점으로 소폭 상승한 합격선은 2017년 다시 61점으로 곤두박질친 데 이어 2018년에는 58.5점으로 역대 최저점을 경신했고 2019년에도 타 전문자격시험의 평균 과락 기준에 해당하는 60점에 그쳤다.

2020년에는 시험 자체의 난도가 다소 완화되고 시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험 시간 연장 효과 등으로 인해 합격선이 65점으로 깜짝 상승했지만 2021년 62.5점, 지난해 60.5점에 이어 올해 59.5점으로 3년 연속으로 합격선이 하락했다.

법무사 1차시험의 합격선이 이처럼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지나치게 높은 난도와 시간 내에 풀기 어려운 수준의 과도한 분량 등 응시생의 실력을 검증하기에 적절치 못한 출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법무사 1차시험은 모든 과목에서 응시생 과반이 40점 미만의 과락점을 받았으며 지난해에 비해서도 과락률이 상승했다. 특히 제3과목(민사집행법, 상업등기법 및 비송사건절차법)은 응시자 열의 일곱이 과락점을 맞으며 합격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제3과목에 응시한 3849명 중 2626명이 4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아 68.2%의 과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의 57.4%에 비해서도 크게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58.4%로 가장 높은 과락률을 보인 제4과목(부동산등기법, 공탁법)도 59.9%(2304명 과락)로 과락률이 더욱 높아졌다.

이상

제2과목(민법,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51.4%(1978명 과락), 제1과목(헌법, 상법)은 50.9%(1961명 과락) 등의 과락률을 기록, 지난해의 48.9%, 49.4%를 넘어선 것과 동시에 과반의 응시생들이 과락점을 받는 결과를 냈다.

합격자들의 과목별 평균 점수는 제1과목 63.365점, 제2과목 68.49점, 제3과목 57.255점, 제4과목 70.85점이었으며 전 과목 평균은 64.99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제1과목 65.298점, 제2과목 68.667점, 제3과목 63.247점, 제4과목 67.975점, 평균 66.296점이었다.

1차시험의 높은 난관을 넘어선 합격자는 지난해 1차시험에 합격한 유예생 등 1차시험 면제자 596명과 함께 2차시험 합격자 130명에 들기 위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총 996명이 경쟁을 펼칠 예정인 이번 2차시험의 경쟁률은 7.66대 1로 지난해의 6.55대 1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2차시험은 오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합격자는 내년 2월 1일 공개된다.

한편 이번 1차시험 합격자의 연령은 51세~60세가 13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1세~50세 115명, 31~40세 79명, 30세 이하 42명이 합격했다. 61세 이상도 33명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연령대가 높은 수험생들의 선전이 돋보이는 법무사시험의 특성이 유지됐다. 최연소 합격자는 19세였으며 최고령자는 70세였다.

합격자의 성별은 남성 298명, 여성 102명이었다. 여성 합격자의 비율은 25.5%로 지난해의 22.4%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남성의 합격률은 10.6%, 여성은 9.82%를 기록했다. 합격자의 학력은 중졸 1명, 고졸 64명, 대졸 287명, 대학원 졸업 41명, 기타 7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