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76)-어이없는 홍준표

2022-08-25     강신업
강신업

홍준표는 현직 대구시장이다. 그런데 대구시정에는 관심이 없고 온통 관심이 여의도와 용산에 와 있는 것 같다. 그는 걸핏하면 중앙정치 현안에 대해 훈수하고 나선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시정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여의도발 뉴스에 감 놔라, 배 놔라 일일이 훈수를 두는 건 매우 이례적이고, 특히 홍준표가 ‘건희사랑’과 전직 건희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에 대한 언급과 공격은 매우 이례적이다.

페이스북에 개설된 펜클럽 ‘건희사랑’은 말 그대로 일개 온라인 모임에 불과하다. 하도 언론에서 떠들어대니까 거기 뭐가 대단한 게 있는 줄 알지 모르지만 들어가 보면 사실 대단한 게 아무것도 없다. 하도 건희사랑, 건희사랑 하니까 뭐 대단한 게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건희사랑 페이지를 찾았던 사람들은 그래서 적지 않게 실망한다. 건희사랑 페이지에는 김건희 여사를 특별히 칭찬하거나 옹호하는 글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운영진 등에 대한 소개의 글도 없다. 다른 카페보다 오히려 조직화가 떨어지는데, 그것은 처음부터 건희사랑이 비조직적이고 자발적인 모임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이다. 건희사랑은 처음부터 김건희 여사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글을 올리고 사진을 올리면서 서로 교통하고 응원하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건희사랑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8월 26(금)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 홍보 부탁드립니다. 장소~ 공용주차장으로 오세요”라고 하는 글을 두고 많은 언론사와 일부 정치인들이 건희사랑의 존재를 문제로 삼고 있다. 건희사랑 페이지에 올라왔으니 건희사랑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윗글 어디를 봐도 건희사랑 회원들에게 공지하거나 홍보하는 내용이 아니다. 어느 모로 보나 대통령을 응원하고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같이 응원하자는 뜻의 순수 글이다.

그런데 홍준표는 이런 전후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임에도 “전직 건희사랑 회장이라고 하는 이상한 사람이 정치 훈수질을 하더니 이제 대통령의 동선까지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네요”라고 하여 강신업 변호사를 정치 훈수질을 하는 이상한 사람, 대통령의 동선까지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지르는 사람으로 매도하였다. 명백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다.

홍준표가 비이성적이고 악의적이라는 것은 이번 글을 올린 경위나 과정, 그리고 유출한 사람에 대한 언급 없이 곧바로 강신업 변호사에 대해 저격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사실 건희사랑은 누구나 자유롭게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홍준표는 글을 올린 사람이 아닌 건희사랑의 존재 그 자체를 문제 삼는다. 논점을 벗어난 악의적 공격이다.

홍준표는 정치한 지 26년이 되고 많은 대통령을 거쳤지만, 영부인 팬클럽은 처음 보았다며 해산하길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없었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또 홍준표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이 국민과 대통령을 멀어지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장의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홍준표가 국민이 자발적으로 가입해서 활동하는 팬클럽을 폄훼한 것도 모자라 해산하라고 한 것은 오만방자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가 좋아서 국민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팬클럽을 어디 일개 정치인이 해산하라 마라 하는가. ‘개딸’이나 ‘홍문일답’ 등의 온라인 모임은 그대로 놔둔 채 건희사랑만 문제 삼는 것은 그 비판의 목적이 다른 데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홍준표는 사실 자신이 마치 국가의 애국자나 되는 듯한, 국가의 어른이나 되는 듯한 과대망상, 사실은 그렇지 않음에도 자기가 마치 윤석열에게 피해를 봤다고 하는 피해망상, 이 두 개의 증상이 결합한 복합과대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의 공격이 정상적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준표는 양심이 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하기를 바란다. 홍준표는 또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일관되게 옹호한 강신업 변호사를 폄훼할만한 위치에 있는지 반문해 보기 바란다. 홍준표에게 분명히 말한다. 홍준표는 자중하기를 바란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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