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4일차 민사법 선택·기록형, ‘시간 부족’이 난관(4보)

2022-01-14     안혜성 기자

선택형은 긴 지문·기록형은 많은 논점으로 시간 안배 어려워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5일간 이어지는 대장정의 반환점을 돌아선 변호사시험 4일차 민사법 선택형, 기록형은 시간을 어떻게 안배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11회 변호사시험이 지난 11일부터 전국 25개 로스쿨 소재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4일차 민사법 선택형과 기록형은 시간 부족이 체감난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택형의 경우 긴 지문이, 기록형은 많은 논점이 시간 부족의 원인이 됐다는 게 응시생들의 전언이다.

서울대 인문관 시험장에서 만난 응시생 A씨는 이번 선택형 시험에 대해 “어려웠다”고 평하며 그 이유로 “문제 자체가 어렵다기보다 양이 많아서 어려운 쪽이었다”고 설명했다.

제11회

응시생 B씨도 시간 부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문이 길어서 시간을 안배하기 어려웠다”는 응시소감을 전했다.

응시생 C씨의 경우 어려웠다는 데에는 다른 응시생들과 의견을 같이했지만 분량 자체는 지난해 기출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최근 추세가 사례형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또 뒤로 갈수록 더 많이 나오는 경향인데 올해는 그렇지는 않았다”며 “시간이 부족하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양이 많았던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법의 경우 불의타라는 생각이 드는 문제가 있었는데 민사법은 그렇지는 않고 나와야 할 게 나왔다 싶은데도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소장을 쓰는 문제가 출제된 기록형의 경우 써야 할 논점이 많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응시생 D씨는 “불의타는 아니었는데 양으로 힘들게 하는 문제였다”며 “쓸 게 많아서 시간이 부족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어렵지는 않은데 큰 논점이 7~8개나 됐다”고 평했다.

또 다른 응시생 E씨는 “기록형도 어려웠다. 명의개서청구권에 대한 문제가 나왔는데 유명하고 다들 아는 판례였다. 결론은 아는데 어떻게 기록형으로 작성해야 할지가 힘들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또 대위해야 할 것 같은, 혹은 대위로 착각하기 쉬운 문제도 대위에 자주 엮여 나오는 전형적인 권리들이 아니었던 점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시험은 15일 민사법 기록형과 선택과목 시험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된다. 그 결과는 오는 4월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시험에는 총 3528명이 출원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1명이 증가한 규모로 최근 2년간 이어져 온 출원자 감소세가 꺾였다. 이 같은 응시자 수 증가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수험가의 관심이 높다.

참고로 변호사시험의 역대 합격률은 △제1회 87.25%(정원대비 72.55%) △제2회 75.17%(76.9%) △제3회 67.63%(77.5%) △제4회 61.11%(78.25%) △제5회 55.2%(79.05%) △제6회 51.45%(80%) △제7회 49.35%(80%) △제8회 50.78%(84.55%) △제9회 53.3%(88.4%) △제10회 54.06%(85.3%)였다.

각 회차별 출원자 및 응시자, 합격자 수는 △제1회 1698명 출원, 1663명 응시, 1451명 합격 △제2회 2095명 출원, 2046명 응시, 1451명 합격 △제3회 2432명 출원, 2292명 응시, 1550명 합격 △제4회 2704명 출원, 2561명 응시, 1565명 합격 △제5회 3115명 출원, 2864명 응시, 1581명 합격 등이다.

△제6회 시험에서는 3306명 출원, 3110명 응시, 1600명 합격했으며 △제7회 3490명 출원, 3240명 응시, 1599명 합격 △제8회 3617명 출원, 3330명 응시, 1691명 합격 △제9회 3592명 출원, 3316명 응시, 1768명 합격 △제10회 3497명 출원, 3156명 응시, 1706명 합격 등의 기록을 보였다.

변호사시험의 저조한 합격률로 인해 로스쿨의 고시학원화, 변호사시험 낭인, 오탈자 등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으며 합격자 수 규모를 두고 매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험에서는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