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후보자 수석 합격수기] ‘2전3기’ 박종원 씨, 치열한 계획과 단권화가 수석 비결

2021-11-01     법률저널

 

박종원·2021년

 

“단권화 자료 암기…100점짜리 답안 2시간 이내 작성 반복 연습”

“PSAT, 기출문제 유형분석…틀린 문제 사고과정 꼼꼼하게 체크”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21년 외교원 수석합격자입니다. 진입 초기에는 물론이고 올해 3순 기간에도 합격수기를 종종 찾아 읽으면서 도움을 받고 힘을 얻은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제 수험생활에 대한 기억이 더 옅어지기 전에 수기를 남기기로 했습니다.

다만, 다들 아시다시피 사람마다 장단점이 다르고 잘 맞는 공부 방식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저의 수기 역시 하나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취할 부분은 취하시되 버릴 부분은 과감히 버리시길 바랍니다.

Ⅱ. 시기별 공부 내용

1. 18년 8월∼12월 : 진입 초기

진입 직후 학교 열람실에서 혼자 공부하다 보니 어떤 식으로 커리를 짜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진도를 빼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잘 몰랐습니다. 처음 풀어본 피셋이 세 과목 모두 40점대가 나와서 하루에 4시간 정도는 피셋에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에 2차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이때 피셋은 기출문제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었고, 2차 과목들은 인강을 듣고 복습했습니다. 모든 과목이 굉장히 낯설어서 예비순환 강의 내용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기억이 있습니다.

2. 19년 1월∼19년 6월 : 첫 1차시험 불합격

19년 1차시험에 불합격하였지만 2차 시험장에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휴학하고 2차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경제학과 국제법 1순환을 들으며 하루하루 좌절을 맛봤고 막막해서 스터디를 만들었습니다. 5월부터 3명이 모여서 국제법 기출문제 답안 작성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이때 만든 스터디를 20년 2차 직전까지 꾸준히 했는데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1.5일에서 2일 정도 쉬었습니다. 2차를 볼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공부하기로 했었지만 아무래도 실제로 들어갈 때와 긴장감이나 공부 밀도 측면에서 차이가 꽤 컸던 것 같습니다.

3. 19년 7월∼12월 : 2학기 학교 수업과 병행

7월에도 공부하긴 했지만 조금 쉰다는 느낌으로 했고, 8월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20년 시험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9월에 복학하게 되면서 학교 공부와 병행하려니 고시 공부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다행히 정외 전공을 국제정치 위주로 수강해서 이런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기간에 과목별로 전반적으로 실력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우선 경제학이 너무 어려웠는데 이 기간에 미거시 연습책을 1.5회독 정도 했습니다. 처음 2순환 들을 때에는 수업 때 다룬 문제라도 다 푼다는 마음으로 했고, 그 이후에도 경제학이 너무 어렵고 문제가 안 풀려서 19년에 새로 진행된 경제학 1순환 강의를 다시 들으면서 이때 미거시 연습책의 모든 문제를 다 풀었습니다. 그리고 국제경제학도 여전히 체계가 잡히지 않아서 마찬가지로 1순환 강의를 다시 한번 들으면서 꼼꼼하게 복습하였습니다.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은 이때 단권화를 시작했습니다. 답안지를 쓸 때마다 이 책 저 책 찾아보는 게 귀찮기도 했고, 언젠가 3순 기간에 볼 자료를 미리 정리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단권화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국제정치학은 각종 단행본을 읽고 정리했고 국제법은 국제법론과 신국제법강의를 읽고 정리했습니다.

19년 10월부터는 별도의 쉬는 날을 정해두지 않고 매일 공부했습니다. 정 힘들 때 일요일 오전에 늦잠을 자는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학교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 시간이 매우 부족했고, 피셋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지금까지 공부한 게 별로 없다는 조바심이 들어서 체력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었습니다.

4. 20년 1월∼8월 : 첫 1차 합격 및 2차 불합격

2월 말에 피셋이 연기되어서 바로 스터디원들과 전년도 국제경제학 3순환 인강을 같이 들으며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전년도 경제학 3순환 인강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국제법 답안지 특강을 처음으로 듣기 시작하였는데, 갑자기 피셋 일정이 나와서 3주 정도 피셋에 다시 몰두했습니다.

20년에는 피셋 점수를 넉넉히 받아서 바로 2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대비 경제학 3순환과 국제법 답안지 특강을 들었습니다. 국제정치학은 새로운 단행본들을 읽거나 기존 단행본들을 다시 읽으면서 단권화 자료를 다듬었습니다. 국제법은 3순환을 들으면서 단권화 자료를 보충했습니다.

7월부터는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3과목을 모두 공부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오전에는 다른 강사들의 경제학 3순환 모의고사를 2시간 맞춰서 풀고, 오후에는 국제법 단권화 자료 보충 및 암기, 저녁에는 국제정치학 단권화 자료 보충 및 암기 이런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5. 20년 9월∼21년 2월 : 부족한 부분 보충 및 두 번째 1차 합격

20년 국제법 1문에서 20점 이상을 백지로 내서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3주 정도 쉬고 바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집중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하나라도 확실히 해두고 싶어서 여전히 정리가 잘되지 않았던 국제경제학 1순환을 수강했습니다. 그리고 김영산-왕규호 저 미시경제학 교과서와 김경수-박대근 저 거시경제학 교과서를 정독하였습니다. 그리고 스터디를 통해 미거시 연습책과 국제경제학 모의고사의 zip을 전부 풀었습니다.

국제정치학은 외교사와 국제정치경제를 보충했습니다. 그리고 11월부터는 국제법 답안지 특강을 다시 듣고 1순환을 인강으로 들으면서 국제법 단권화 자료를 보충했습니다. 경제법도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6. 21년 3월∼7월 : 2차합격

1) PSAT 이후 - 경제학 3순환 개강 전

PSAT을 보고 경제학 3순환 수강을 시작하기까지 열흘 정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때 하나 정도는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침 새로 출간된 신국제법강의 11판을 정독하고 국제법 단권화 자료를 일부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국제법 답안지 특강을 시작하였습니다.

2) 3월 18일∼4월 10일 : 경제학 3순환 + (국제법)

오전에는 경제학 3순환 모의고사를 푸는 스터디를 했고 오후에는 인강을 듣고 저녁에는 step 3 문제를 풀며 그날 강의를 복습하였습니다. 이 기간에 월∼목 정도는 경제학에 올인하고 목∼일에는 경제학 60%, 국제법 40% 정도의 비중으로 공부하였습니다.

3) 4월 12일∼4월 30일 : 국제정치학 + (국제법 답특, 국제경제학 기출 스터디)

국제정치학 3순환은 따로 수강하지 않고 기출문제 답안작성 스터디에 참여하였고 나머지 시간에는 스스로 단행본들을 읽고 단권화 자료를 보충하였습니다. 20년에는 2시간 동안 실전처럼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이 매우 부족했다고 생각해 올해에는 어떻게든 2시간 이내에 답안을 쓰는 연습을 충분히 했습니다.

오전에는 경제학 3순환 모의고사를 풀고 점심 이후에는 그날 국제정치 스터디 때 풀 문제와 관련된 단권화 자료를 암기했습니다. 저녁 먹고 국정 스터디를 했고 이후 자기 전까지 그날 푼 국정 기출문제를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때부터 2차 직전까지 친구와 일요일에 행정고시 국제경제학 선택과목 기출문제를 1개년도씩 풀고 리뷰하는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20년 기출부터 11년 기출까지 전부 풀고 리뷰하면서 국제경제학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4) 5월 : 국제법 + (국제정치학, 경제학, 국제경제학 기출 스터디, 통합논술 기출 스터디)

5월에는 국제법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평일 오전 2시간은 경제학을, 밤 2시간 정도는 국제정치학을, 일요일에는 행정고시 국제경제학 기출문제 스터디를 했습니다. 아침에 경제학 3순환 모의고사 또는 step 3 복습을 2시간 하고, 밤 11시 정도까지는 국제법을 공부하고 새벽 1시 정도까지는 국제정치학 단권화 자료를 암기했습니다.

지금까지 정리해둔 국제법 단권화 자료를 프린트해서 기억이 잘 나게 형광펜 등을 이용해서 표시하고 큰 체계부터 본격적으로 암기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0년 3순 기간에는 본격적인 암기가 처음이어서 아주 벅찼는데 올해는 두 번째라 그런지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그리고 김 저와 정 저를 반복적으로 발췌독하면서 단권화 자료를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3순환 모의고사는 반드시 시간 맞춰서 풀었고 답안지 특강도 꾸준히 수강했습니다.

이 시기 국제정치학도 단권화 자료를 프린트하여 본격적인 암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론 3일, 이슈 2일, 외교사 3일, 국제정치경제 2일 이런 식으로 2주 주기를 잡고 5월에 두 번 반복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밀린 적이 대부분이었고 그런 부분은 다음 주기로 미루거나 주말을 이용해 보충했습니다.

5월 중순부터는 주말에 통합논술 기출문제를 시간 맞춰 작성하는 스터디를 했습니다. 토요일에 통논Ⅰ, 일요일에 통논Ⅱ를 풀고 간단하게 리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3년부터 20년까지 모든 기출을 시간 맞춰 써보면서 실전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전략적인지 많이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5) 6월 4일∼6월 14일 : 국제경제학 3순환 + (경제법, 국제정치학, 국제법 답특)

국제경제학 3순환 모의고사로 하루를 시작했고 인강 수강 및 복습을 뒤이어서 했습니다.

이때 경제법 암기를 시작했습니다. GATT 1, 3조 / 11조, 20조 / TBT, SPS / AD, SCM / SG, GATS, DSU 이런 식으로 나누어서 1주일 동안 전 범위를 암기했습니다. 경제법 암기를 한 번 돌린 이후에는 다른 강사분의 국제법 3순환 모의고사를 구해서 몇 개 골라서 시간 맞춰서 풀었습니다.

그날 할당한 경제법 암기를 마친 뒤 국제정치학은 5월과 마찬가지로 이론 이슈 외교사 국제정치경제 순서로 단권화 자료를 암기했습니다.

주말에는 5월처럼 통논 기출 스터디와 국제경제학 기출 스터디를 했고, 국제법 답특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6) 6월 15일∼7월 14일 : 하루에 두 과목

마지막 기간에는 최대한 골고루 공부하기 위해서 하루를 오후 4, 5시를 기준으로 나누어 두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예를 들면 15일에는 (법, 정치), 16일에는 (경제, 법), 17일에는 (정치, 경제) 이런 식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각 과목도 크게 6, 7부분으로 나누어서 전 범위를 빠트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경제학은 미시1, 미시2, 거시1, 거시2, 무역론, 금융론으로, 국제법은 책임법과 조약법, 관할권과 면제, 4부, 5부, 연원 등 기타, 경제법으로, 국제정치학은 이론, 안보론, 주요이슈, 기타이슈, 국제정치경제, 외교사1, 외교사2로 나누었습니다.

경제학은 여러 문제집에서 기존에 표시해둔 문제들과 선별해 놓은 모의고사들을 다시 풀었습니다.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은 단권화 자료를 반복해서 암기하고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등을 조합해서 100점짜리 답안을 2시간 이내에 작성하는 연습을 최대한 많이 하려고 했습니다.

 

Ⅲ. 과목별 공부 내용

1. 1차시험

(1) 헌법

1차시험 준비기간이 되면 인강을 빠르게 들으며 기본적인 내용을 상기하고, 이후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2) 언어논리 : 75 → 80 → 90

19년과 달리 20, 21년에는 언어논리를 주력과목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기출문제 유형분류, <강화약화 매뉴얼> 다회독, 헷갈리는 문제 과감히 넘기는 연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기출 분석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 문제 유형을 분류했습니다. 일치부합, 논리퀴즈, 빈칸채우기, 비교대조, 강화약화, 밑줄에 해당하는 것 찾기, 확률, 논리적 관계, 견해대화 등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유형별로 제시문의 구성, 틀린 선택지를 만드는 방법 등을 꼼꼼하게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틀린 문제는 제 사고 과정을 풀어서 쓰고 어디서 잘못되어 오답을 고른 것인지 분석했습니다.

이전에는 비교적 감에 의존하여 푼 경우가 많았는데 <강화약화 매뉴얼>을 여러 번 공부하고 이런 점을 많이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강화약화·논증평가 유형의 문제는 거의 공식처럼 정오를 판단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습니다.

자료, 상황과 달리 언어는 이상하게 풀던 문제를 빠르게 포기하고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제시문을 읽는 데 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것 때문에 매번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언어에서도 오래 걸릴 것 같은 문제는 문제 번호에 크게 표시해두고 과감히 넘어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특히 두 개 선택지 중에서 고르지 못해 시간을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때에는 어느 정도 시간 지났다 싶으면 일단 하나를 골라놓고 표시한 다음에 다음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언어도 다른 과목들처럼 4, 5문제 정도는 버리고 나머지 문제를 안 틀린다는 마음으로 접근했습니다. 21년 시험에서도 4개를 버리고 나머지를 다 맞아서 90점을 받았습니다.

(3) 자료해석 : 72.5 → 80 → 72.5

자료해석도 기본적으로 언어논리와 마찬가지로 기출 분석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 유형을 분류했습니다. 매칭형, 상대비, 가중평균, 지수, 표 조작 및 해석, 각주 활용, 순위자료 등으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오답 만드는 방식, 제 사고 과정, 계산과정 등을 꼼꼼하게 분석했습니다.

(4) 상황판단 : 65 → 75 → 80

상황판단은 지금까지도 가장 자신이 없는 과목입니다. 다만 21년에는 난도가 낮았고 찍은 문제들도 몇 개 맞아서 점수가 높게 나왔습니다. 상황판단은 기본적으로 10문제를 버린다는 생각으로 접근했고, 법조문 문제를 먼저 풀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 퀴즈 문제를 풀었습니다. 퀴즈형은 아무리 분석해도 실력이 딱히 늘지 않아서 법조문과 단순한 수리계산형을 다 맞추고, 남은 시간에 풀 만한 퀴즈형을 최대한 많이 푼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2. 2차시험

(1) 경제학, 국제경제학 : 20년 85.66점 / 21년 81점

경제학은 학원 커리큘럼을 따랐고 연습책은 2.5회독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첫 2순환 때에는 수업시간에 다루는 문제들만 풀었고, 그 이후에 1순환을 다시 들으면서 모든 문제를 다 풀었고, 20년 2차 끝나고 연습책 신판을 사서 한 번씩 더 풀었습니다. 20년 2차시험 전에는 19대비 트리니티 완성하기, 20대비 정선문제집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21년 3순환 기간에는 step 3을 전체 문제 한 번, 중요하거나 어렵다고 표시해둔 문제들은 두세 번 정도 더 풀었고 20대비 정선문제집 중 표시해둔 문제들을 풀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연습책을 풀지 않고 국제경제학 실전문제집과 국제경제학 모의고사의 zip을 여러 번 풀었습니다. 공부하면서 뭔가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이 든 적은 별로 없었는데 가장 크게 해소되는 느낌을 받은 게 이때였습니다.

기출문제는 문제집을 통해서도 풀고 스터디를 통해서도 여러 번 풀었습니다. 외교원, 행시 경제학 기출문제는 물론이고 국제경제학 선택과목 기출문제도 10개년 정도 풀었습니다.

저에게도 경제학이 처음에는 가장 어렵고 낯선 과목이었습니다. 강의 들을 때에는 그래도 이해가 되는데 문제를 푸는 건 전혀 다른 일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이론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 문제라고 생각해서 노트에 따로 정리하는 것도 시도하였는데 너무 비효율적이고 효과도 별로 없는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결국 2순환을 들으면서 일단 연습책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해설을 보지 않고 풀 수 있는 문제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연습책을 한 번 풀고 그 이후에 1순환 강의를 다시 들으면서 연습책을 한 번 더 푼 이후에 실력이 크게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론 공부와 문제 풀이를 별개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문제 풀이를 하면서 이론적인 이해도 같이 보충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문제집과 기출문제들을 풀면서 시험 직전에 꼭 봐야 할 문제들을 꾸준히 표시해두었습니다. 연습책, 트리니티 완성하기, 정선문제집, 미거시 step 3, 국제경제학 실전문제집, 국제경제학 모의고사의 zip 등 푼 문제집에 다시 안 봐도 되는 문제, 해설 한 번 정도 다시 보면 되는 문제, 반드시 다시 풀어야 할 문제 등으로 표시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하거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은 답안지에 실제 답안 형식으로 정리해두었습니다. 20년 2문과 21년 1문의 1이 이렇게 정리해둔 문제와 매우 유사하게 나와서 빠르게 풀 수 있었습니다.

(2) 국제정치학 : 60 / 79.33

단행본들을 꽤 많이 읽고 단권화 자료에 정리했습니다. 단권화 자료는 책 별로 만들지 않고 이론, 이슈, 국제정치경제, 외교사로 나누어서 만들었습니다. 중요한 단행본들은 반복적으로 읽고 논문들도 찾아 읽으면서 단권화 자료를 꾸준히 보충하고 다듬었습니다. 단권화라는 게 잘못하면 책이나 논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는 행위가 되기 쉬운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목차를 체계적으로 잡고 필요한 내용만을 넣고자 노력했습니다. 제가 읽고 정리한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론 : 왈츠이후(이근욱), 국제정치패러다임(박재영), 현대국제관계이론과한국(우철구), 강대국국제정치의비극(J. Mearsheimer), 국제정치이론(K. Waltz), 국제정치의사회적이론(A. Wendt), 헤게모니이후(R. Keohane), 신한국책략4.0(김우상), 동북아국제정치이론(전재성), 안전보장의국제정치학(발췌독, 함택영), Cooperation Under Anarchy(PartⅠ, Ⅳ, K. Oye)

이슈 : 국제정세의이해(유현석), 외교의시대(발췌독, 윤영관), 변환의세계정치(발췌독, 하영선)

국제정치경제 : 국제정치경제와동아시아(임혜란), 20세기의유산21세기의진로(백창재), 국제정치경제의이해(김석우)

외교사 : 국제관계사(박건영), 세계외교사(김용구), 동아시아의전쟁과평화2(이삼성), 냉전(이근욱), 한반도국제관계사(김계동), 통합국제정치학3외교사편(이상구)

21년에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국제정치학 기출문제 스터디를 통해서 2시간 맞춰서 답안 작성을 충분히 연습하고, 스터디 이후에 스터디원들의 답안과 코멘트들을 고려하여 목차와 핵심 내용을 가지고 나름의 최고답안을 만든 것입니다. 20년까지는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보듯이 알고 있는 내용을 전부 쏟아내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기출문제를 꼼꼼하게 분석하면서 2차 답안은 상당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외도 있었지만 기출문제들은 발문과 각각의 설문을 통해서 출제자가 원하는 구체적인 방향이 보이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매우 논리적인 답안 작성을 요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답안을 작성할 때 먼저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크게 두, 세 덩어리로 나누고 이에 맞춰서 목차를 세운 뒤 두괄식으로 내용을 채워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3) 국제법 : 49 / 65

국제법론(김대순), 신국제법강의(정인섭), 신국제경제법(한국국제경제법학회), 국제법상국가책임(김석현), Draft articles on Responsibility of States for Internationally Wrongful Acts, with commentaries(ILC), 국제법(A. Cassese), 국제법기본조약집(박덕영), 국제경제법기본조약집(박덕영), 국제형사재판소법강의(김영석), 국제환경법(이재곤), 조약법강의(정인섭)

국제법론과 신국제법강의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었고, 강의를 통해 법적 논리와 법학 답안지 작성법 등을 배웠습니다. 답안지 특강도 꾸준히 수강하여 답안지 작성하는 감도 앓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국제법도 기본적으로 단권화를 바탕으로 공부했습니다. 1년 정도는 국제법론을 중심으로 공부했는데 국제법론과 신국제법강의, 판례 자료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단권화를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신국제법강의 목차를 따랐고 관련 조문, 교과서 설명, 판례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요건 같은 것들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단권화 자료의 목차 간 위계에 특별히 신경을 썼던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교과서 두 권으로 단권화 자료를 만든 뒤 다른 책, 교과서, 강의자료 등의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국제법상국가책임과 조약법강의는 국제법에서 국가책임과 조약법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했을 때 완독은 아니더라도 발췌독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ILC에서 발간한 국가책임초안 주석도 여러 번 발췌해 읽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법강의는 20년 3문에 소설을 쓴 뒤에 너무 허탈해서 이번 기회에 다 외워버리겠다는 생각으로 단권화 자료에 추가하였습니다.

국제법도 마찬가지로 시간 잡고 답안지 쓰는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면 최소한 목차를 잡는 것까지만이라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년에 이런 연습이 매우 부족해서 20년 1문을 보고 당황한 나머지 20점이 넘는 분량을 백지로 냈습니다. 이 점이 너무 후회돼서 21년 준비 과정에서는 나중에 다시 쓰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웬만한 문제는 시간을 잡고 썼습니다. 답안지 특강 문제들도 웬만하면 2시간 맞춰서 뭐라도 쓴 다음 첨삭을 받기 위한 용도로 다시 작성하였습니다. 올해 3-2문에서 ICJ 재판관할권 문제에 뭘 써야 할지 몰랐는데 작년과는 달리 어떻게든 내용을 끄집어내서 쓸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연습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4) 통합논술 : (53, 53.5) / (69.5, 83.5)

20년까지는 나머지 세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면 통논은 자연스럽게 잘 써지겠다는 생각으로 20년 3순 기간에 통논 답안 작성을 연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통논은 다른 2차 과목과는 달리 많은 제시문이 주어지고 문제 수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답안 작성 측면에서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전개년 기출문제를 주말마다 시간 맞춰서 풀었습니다. 2시간 동안 실전처럼 답안을 작성한 뒤 같이 쓴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통논은 다른 과목보다 호흡이 짧다고 생각해서 초안작성, 시간배분 등에 전략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다른 과목들은 30분으로 잡은 초안작성 시간을 통논은 25분이 넘지 않게 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문제 페이지와 초안작성 용지를 찢고 문제에 P, L, E를 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제1문을 풀기 위해 읽어야 하는 제시문 페이지를 펴고 문제 페이지를 옆에 둔 후 발문을 염두에 두면서 제시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시문을 읽을 때는 글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마찬가지로 / 표시로 나누고 키워드에 밑줄이나 동그라미 표시를 했지만, 너무 많은 밑줄을 긋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 방식을 이후 문제들에도 적용하여 25분 내로 모든 설문의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만약 훑어봤을 때 경제학 문제가 계산의 정확성이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되면 경제학 문제를 먼저 풀었습니다. 한글 쓰는 건 촉박해도 실수하지 않지만, 계산은 실수할 가능성과 감점의 정도가 훨씬 더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20년 통논2의 지원금 지급방식 문제, 21년 통논2의 감축량 비교 문제가 그러합니다.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지만 초안작성 최대시간에 도달했을 때 손이 아니라 머리로 내용을 고민 중이라면 초안작성을 멈추고 일단 답안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대신 답안을 작성하면서 아직 개요도 짜지 못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속도를 높였습니다.

. 나가며

쓰다 보니 정말 긴 글이 되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험생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해본 결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다시 한번 제 수기가 정답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사람은 이런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시도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수험생활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박종원·2021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수석/대전외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