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정 외치는 더불어민주당의 후안무치한 ‘셀프 특권’법

2021-04-01     법률저널

설훈 등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의원 73명이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자녀 등에게 각종 특혜를 주는 이른바 ‘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냈다가 ‘셀프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지가 일단 철회를 했다. 작년 9월 여당 의원 20명이 같은 이름·내용의 법안을 내 ‘셀프 특혜’란 비판을 받았는데 6개월 만에 더 많은 의원이 뭉쳐 재발의했다. 범여권이 180석이니 밀어붙이면 통과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법률안의 제안 취지를 보면 유신반대투쟁, 6월 민주항쟁 등 국민의 기본권 신장에 이바지한 민주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하는 법률을 제정하여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과 그 유족 또는 가족에게 국가가 합당한 예우를 함으로써 민주사회 발전과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처럼 운동권 관련자 등에 대해서도 유공자와 같은 예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이런 특권도 있나 싶을 정도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만의 각종 특혜뿐 아니라 세습까지 노리고 있었다. 법안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사망 또는 행방불명, 상이를 입은 사람과 민주화운동을 이유로 유죄판결 등을 받은 사람으로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심의‧결정된 사람을 예우하도록 했다. 또 민주유공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에 대하여 교육지원, 취업지원, 의료지원, 대부, 양로지원, 양육지원 및 그 밖의 지원을 한다고 했다. 나아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민주화운동의 정신 계승‧발전을 위하여 각종 기념‧추모 사업을 하고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시설물이나 교양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예우를 받는 민주유공자의 유족이나 가족의 범위도 배우자, 자녀, 부모, 성년인 직계비속이 없는 조부모까지다.

문재인 정권 인사 상당수는 과거 학생운동과 반독재 투쟁을 했다는 경력을 앞세워 배지를 달고 청와대와 정부에서 고위직을 차지했다. 공공기관 낙하산도 부지기수다. 이미 받아야 할 예우보다 훨씬 더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젠 자기가 받은 특혜도 모자라 자기 자식에게까지 이를 세습하겠다는 것이다. 교육, 취업, 의료, 양로, 양육에다 대부까지 온갖 혜택을 대대로 누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는 민주유공자와 그 유족의 자립과 생활 안정을 위하여 장기저리로 대부할 수 있도록 했다. 유신반대운동이나 6월항쟁은 그들 운동권의 전유물인가? 민주화는 모든 국민이 참여해 함께 이뤄낸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자기들이 다 한 일인양 국회 입법권까지 이용해 대가를 대대로 챙기겠다고 나선 꼴이다. 이야말로 반칙과 불공정, 특권이 아닐 수 없다.

이 법이 발의됐다는 것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유공자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 “나와 내 가족은 민주화운동 특별법안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를 오늘로 반납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1977년부터 긴급조치로 20개월 투옥되고 아내와 광주 이후 투옥 수배 제적을 당했지만 제발 이 일에서 나와 내 가족의 이름을 빼달라”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자들이 벌이는 이 위선과 후안무치를 어찌 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화운동관련자증서’를 올리며 “지금 민주화운동 팔아 사리사욕만 채우고 대한민국을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자들과 한때 동지였다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일갈했다.

‘운동권 셀프 특혜’ 논란이 퍼지며 여론이 악화하자 보궐선거를 앞두고 결국 법안이 철회됐다. 이 정부의 운동권은 불공정과 반민주, 무능, 특권의 상징이 돼가고 있고 20대의 많은 청년이 등을 돌리고 있다. 공정사회와 기회균등을 외치며 되레 공정과 멀어지고 셀프 특권을 일삼는 이들의 추태를 보면 예우가 아니라 오히려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