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급 공채‧외교관후보자 2차 수험생들의 선전 기원한다

2020-08-20     법률저널

국가직 5급 공채 2차시험 및 외교관후보자(일반) 2차시험이 21일부터 25일(행정직, 일반외교), 26∼30일(기술직)까지 성균관대와 한양대 등 2개 대학에 마련된 117개 시험실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올해 2차 응시 대상인원은 총 2548명이다. 특히 이번 2차 응시자는 어렵사리 첫 관문을 통과한 주인공들이다. 올해 1차 시험이 2월 29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시험 닷새 전에 적격 연기됐다. 정부가 실시하는 공무원 채용시험 연기는 이번이 사상 처음이었다. 시험 연기라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태에 직면하면서 수험생들은 여간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특히 애초 예정일보다 시험일이 3개월 가까이 연기되면서 전체적인 수험생활과 공부계획의 리듬이 완전히 깨지게 됐다. 게다가 본시험에 맞춰 2개월여 동안 매주 PSAT 전국모의고사에 응시하면서 실전연습에 ‘올인’했던 수험생들의 허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험생들의 수험준비는 통상 1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며 디데이(D-day)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며 마무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연기에다 연기된 일정마저 확정되지 못한 채 지속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계획대로 공부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다 5월 16일 다시 시험 일정이 확정되었지만, 시험을 앞두고 또다시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규모가 커지면서 ‘재연기’와 ‘강행’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멘탈을 유지하며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며 공부에 매진한 끝에 마침내 1차 관문을 통과한 수험생들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이며 박수를 받을만한 주인공들이다. 올해는 전례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여느 해보다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올인’하기가 더욱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지금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는 불안한 가운데 2차 시험장에 들어가야 하는 수험생들의 심적 부감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시험시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응시해야 하는 불편함도 따른다. 행여 옆 사람은 괜찮을까 하는 경계심마저 들다 보면 자칫 시험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번 2차 수험생들은 1차에 이어 2차도 시험 내내 코로나19와 싸워야 하는 이중부담을 안고 응시해야 하지만 어디 억울함을 하소연할 곳도 없는 처지다.

그러나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처럼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믿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방역대책 아래에 치러지기 때문에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시험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지금으로선 수험생 각자가 방역주체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험에 임하는 것뿐이다. 응시자들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최근 해외 출입국 기록이 있는 경우 △방역 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통보를 받은 경우 △최근 집단감염과 관련하여 의심되는 경우 사이버국가고시센터 ‘자진신고시스템’을 통해 자진신고 해야 한다. 감염병은 ‘방심’이라는 숙주를 타고 번진다는 점을 깨닫고 수험생 각자가 시험장 행동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에 임하길 바란다.

닷새간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 숨 막히는 지옥의 레이스를 펼칠 이번 2차 응시생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이라는 극도의 불안감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배수지진(背水之陳)의 결연한 자세로 시험에 매진하며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 지난 세월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치열한 노력이 정당한 결실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2차 공부가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시험장에 간 응시자들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 아는 것 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겠지만, 그 경험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잊지 않아야 한다. 자칫 시험 기간 중 슬럼프로 공부에 집중되지 않을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만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주문(呪文)으로 끝까지 경주를 마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