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3회

2019-11-12     김동률

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이상적인 ‘회독수’

오늘 공무원시험을 처음 시작한 수험생이 있다. 시험일까지 6개월이 남아있다. 6개월간 전과목 1회독을 아주 꼼꼼하게 했다. 그런데 6개월 동안 겨우 1회독한 내용을 시험장에서 다 기억해낼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6개월 중 초·중반에 본 내용은 기억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생각을 고쳐먹고 6개월이 아닌 5개월을 1회독에 투자하기로 하자. 남은 기간은 1개월이다. 그런데 1개월간 5개월 분량을 복습할 수 있는가? 이 역시 어렵다. 1개월 동안 복습한다면 5개월 분량 중 일정 부분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포기한 부분은 결과적으로 시험일까지 1회독만 한 셈이다. 1회독만 한 부분에서 출제되면 문제를 거의 풀 수 없다고 보면 된다. 물론 2회독한 부분도 시험장까지 가져갈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2회독으로는 이해, 정리, 암기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격자들은 회독수를 강조한다.

그런데 수험서를 막연하게 수 회독했다고 점수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절대 회독수’가 아니다. 결정적인 내용들이 머릿속에 각인되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당히 잘 알게 된 내용들을 삭제해서 다음 회독에서 배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헷갈리거나 외우기 어려운 부분만 남겨서 다음 회독으로 넘길 수 있어야 한다.

몇 회독을 해야 하나? 결론은 명확하다. 마지막 회독 시점에서 가장 많은 것이 머릿속에 남아있을 때까지 회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부범위를 적정하게 통제하고 회독이 늘어갈수록 모르는 것만 남기는 ‘줄여가는 공부’를 해야 한다. 즉 삭제할 게 더 이상 없는 상태까지 회독하는 것이다.

이 상태까지 오는데 몇 회독이 필요할지는 결코 사전적으로 알 수 없다. “몇 회독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것은 그래서 전형적인 우문(愚問)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그저 ‘최대한’ ‘요령 있게’ 돌려야 할 뿐이다. 헷갈리거나 외우기 어려운 부분, 불합격자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제되는 문제를 거의 다 틀린다. 회독을 요령 있게 하지 못하고 회독수 자체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강의와 기출문제의 연계

강의를 들었다면 바로 기본서를 읽어야 한다. 곧바로 복습을 하지 않으면 강의 들은 게 다 날아간다. 이때 소요되는 시간은 강의 들은 시간의 3배 전후가 되는 게 보통이다. 기본서를 읽고 난 후에는 해당 진도의 기출문제도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 즉 오늘 공부범위를 사실상 연속으로 3회독 하란 소리다.

기본서만 읽고 문제집을 생략한 채 다음 강의 진도로 들어가는 건 어떨까. 이 경우 1순환이 끝나고 나면 공부한 내용이 실전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 즉 강의를 듣고 기본서를 읽는 ‘입력’만 계속하고, 문제를 푸는 ‘출력’ 연습을 하지 않으면 공부했던 지식이 허공만 돌게 된다. 강의는 반드시 기출문제까지 연계되어야만 효과가 있다.

대입 학력고사와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기본서 중심으로 사시 1차 공부를 했다. 그는 합격수기에서 “기본서를 문제의 저장고로 생각하며 읽었다”고 했다. 즉 기본서에서 어떤 지문을 읽으면서 그 지문의 다양한 변형 가능성을 유추해냈다는 얘기다.

이런 방식의 공부는 원희룡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평범한 수험생이라면 변형된 지문 자체를 추가로 공부해야만 2∼3개 정도 변형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말자.

강의부터 기출문제 학습까지 특정범위를 연속 3회독 하는 식으로 1순환을 돌리면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요령 있게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9급 수험생이라면 전략과목이 3과목이므로 이렇게 공부하더라도 3∼4개월이면 1순환을 돌릴 수 있다. 1과목당 한 달 꼴이다. 7급 수험생도 2021년 이후부터는 전략과목이 4과목이므로 4∼6개월 정도면 1순환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1순환 기간을 6개월 넘게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무리 공부경험이 부족하더라도 1순환은 반드시 6개월 안에 마쳐야 합격 견적이 나온다.

1순환이 6개월이 넘어도 끝나지 않는 수험생은 학습수단 중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은 강의다. 강의는 과거에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고 반드시 들어야 하는 필수 과정이 아니다. 자신이 도가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게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수시 점검해서 수험생활의 군더더기를 제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