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1회

2019-10-29     김동률

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안전한 공부법’의 배신

‘수험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얘기한다.

“강의 열심히 듣고, 기본서 완벽하게 보세요.”

이는 수험생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무책임한 조언이다. 수험전문가는 한마디 덧붙인다. “시험이 오픈 북이면 기본서 가져갈래? 문제집 가져갈래?” 정답은 기본서다. 물론 우리가 시험장에 가져갈 수 있는 건 ‘안전한 기본서’가 아니라 우리의 ‘불완전한 머리’뿐이다.

 

□ 도대체 무엇이 안전하단 말인가

그들은 흔히 “편법 쓰지 말고 그냥 안전한 공부법으로 공부하라”고 말하지만 안전한 공부법이라는 것 자체가 수험에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이 사실은 공부를 실제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안전하게 공부하기에는 공부해야 할 과목과 범위가 많아도 너무 많다.

평균적인 보통의 수험생은 거의 대부분 강의와 기본서에 의존한다. 1년 동안 죽도록 공부해서 얻은 결과는 처참하다. 시험장에서 만난 문제들은 익숙한 단어들로 구성되긴 했는데 정작 정확히 풀 수 있는 문제가 단 한 문제도 없다.

이 참담한 결과를 얻기 위해 그 안전하다는 공부법을 쓴 것인가? 이 참담한 경험은 안전한 합격을 위한 필수 과정인가? 공부 내공을 쌓기 위한 과정인가? 다 어림없는 소리다.

 

□ ‘안전한 공부법’이란 무엇인가

안전한 공부법이 진정 안전한 공부법이 되기 위해선 조건이 있다. 내가 목표로 정한 특정 점수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없어야 한다. 즉 누구라도 그 방식을 썼다면 노력한 만큼 점수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안전한 공부법’이라고 부를 수 있다.

강의와 기본서 일변도의 학습법은 이런 의미에서 오히려 가장 안전하지 못하다. 수험생의 개인 공부역량에 따른 변수가 너무 많다. 보통의 수험생이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점수가 그걸 정확하게 입증한다.

 

□ ‘안전한 공부법’이 가장 위험하다

강의와 기본서는 그 자체로서는 가장 ‘완전한’ 존재다. 누구도 이를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강의와 기본서에는 시험에 출제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총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강의와 기본서가 완전한 존재인 건 사실이지만 이들을 우리가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는 완전히 별개 문제다. 즉 강의와 기본서는 오직 그 존재 자체로서만 완전하여 안전할 뿐, 학습의 수단으로 쓰기에는 가장 위험한 양날의 검이다. 보통의 수험생은 그 칼에 베이고 만다.

강의와 기본서에서 벗어나는 문제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강의와 기본서 중심의 공부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가장 흔한 수험학적 오류다. 안전한 것은 그 강의와 기본서지, 그걸 공부하고 있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 무수히 많은 변수들을 돌파해야 하는 한 마리 순한 양에 불과하다.

요컨대 100개 잡으려다 겨우 10개만 잡아서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100개 중 80개라도 무조건 잡을 수 있게 해주는 게 훨씬 더 안전한 공부법이다. 80개를 잡고나면 나머지 20개는 저절로 알아서 잡게 된다. 진짜 안전한 공부법은 특정 실력까지 최대한 빨리 올려주는 공부법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안전하다는 말을 쓸 수 있다. 아무리 강의 열심히 듣고 기본서 예쁘게 꾸며봤자 시험장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의 ‘불완전한 머리’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