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시 면접, ‘모의협상’ 실전처럼

2005-07-05     법률저널

시사문제에 집중

 

지난 29일 제39회 외무고시 3차 면접시험이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치러졌다.


응시자 대기장에는 한 명의 결시자도 없이 23명의 응시자 전원이 출석했다.


이미 수험생들은 모학원이 마련한 모의면접에서 예상 주제들을 뽑아서 사전 연습을 진행했다. 하지만 면접위원이 3명으로 늘고 모의협상이 도입되는 등 새롭게 바뀐 면접시험 앞에 응시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23명의 응시자는 3개조로 나뉘어 면접시험에 응했다. 오전에 진행됐던 모의협상에서는 ‘쇠고기 협상 문제’와 ‘공적개발원조(ODA)의 증액 문제’가 주제로 제시됐다. 응시자는 A국 대 B국, OECD 대표 대 A국의 입장이 되어 실전을 방불케하는 모의협상을 진행했다. 면접관들은 모의협상 과정에서 상대방의 논리에 대한 대응, 설득능력 등 협상에 대한 기본자질을 평가했다.


오후에 실시된 개별발표의 주제는 한미동맹, 동북아 정세 등으로 현재의 한국사회에서 논의되는 매우 시사적인 부분들이 제시되었다. 두가지 주제 중 응시자가 택일해서 20분동안 준비시간을 갖고 10분간 발표 후 면접관들의 후속질문이 이어졌다.


개별면접에서는 개인의 성격 등 신변잡기적 질문에서부터 상황을 주고 응시자의 선택을 묻는 문제 등이 다양하게 다뤄졌다. 구체적으로 면접관들은 ‘공무원 하면 뭐가 떠오르느냐’ ‘상부지침과 자신의 생각이 다를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조직 내의 안좋은 문화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1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 ‘아프리카 등 오지로 가야 하는데 임신한 부인이 꺼려할 때에 대한 대응’ 등 실제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세밀하게 물었다. 특히 외교업무 때문에 피치못하게 벌어지는 가족간의 갈등 상황에 대한 질문들이 단골로 제기되었다.


한 응시자는 가장 특이한 질문으로 공무원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대라는 질문을 꼽았다.


대체로 면접시험을 치른 응시자들은 면접관들이 응시자들에게 편한 분위기를 유도했다면서 “사전에 긴장을 많이 했으나 대기시간이 길어 힘이 빠지기도 했고 막상 면접관과 1시간 정도 대면하면서 오히려 평상심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간혹 면접관 중 일부는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 말해보라’고 한 뒤 다른 문제와 결부지어 “그런 단점 때문에 일을 그르칠 수 있지 않나?”라고 집요하게 추궁하기도 했다며 곤란했던 순간을 토로하는 응시자도 있었다.


처음 도입되는 모의협상에 대해 ‘당혹스럽지 않았나’라고 묻자 한 응시자는 “수험생들끼리 모여서 준비했던 대로 진행이 돼서 당혹스럽진 않았다”며 차분하게 면접을 치렀다고 대답했다.


올해 외무고시 최종선발인원은 20명이며 최종합격자는 오는 7월 8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