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11)-권력가도

2019-05-09     강신업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권력은 어떻게 쟁취되는가. 무릇 사람의 일은 뜻에서 시작되니 권력은 큰 뜻을 가진 자가 쟁취한다. 웅대한 포부는 큰일을 도모하는 원동력이다. 적어도 정치권력을 꿈꾸는 자는 국민을 더 잘 살게 하겠다는,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비전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

작은 일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때로는 혹독한 결단이 필요하다. 결단의 순간 우유부단함을 경계해야 한다. 일을 망치는 것은 항상 우유부단함이다. 무언가를 얻는데 있어서 망설임보다 더 큰 적은 없다. 그러나 과감함만으로 일이 성사되는 것은 아니니 그 못지않게 신중함을 견지해야 한다. 과감함이 시작의 미덕이라면 신중함은 끝맺음의 미덕이다. 신중함은 때로는 세심함이고 때로는 치밀함이다. 일의 성패는 아주 작은 것에서 갈리니 덤불속에서 바늘을 찾을 줄도 알아야 한다.

큰 뜻은 혼자 도모할 수 없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큰 일이 아니다. 권력을 위해선 널리 사람을 모아야 한다. 천하에 인재를 구하되, 인재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천리 길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 인재를 구하기는 어렵고 그 인재를 시기하는 아첨꾼은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인재를 많이 직접 만나봐야 한다. 아무리 덕을 갖춘 사람이 있어도 주위에서 그를 시기해서 등용을 막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비일비재하니 인재를 씀에 있어서는 주위 사람의 말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물론 스스로 사람을 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사람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편견이 올바른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으니 가능한 객관적으로 사람을 판단해야 한다.

분열을 경계해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의 대부분은 분열 때문에 실패한다. 무리를 흩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은 무리를 모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조직을 진흙 덩어리처럼 단단하게 묶기 위해선 무리 속에서 자신에게 엄하고 다른 이에게 관대해야 한다. 자신의 힘을 과신해선 안 된다. 언제나 자신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신념과 의지는 끝까지 관철하되 다른 사람들의 지혜를 믿어야 한다. 공은 아래로 돌려야 한다. 아랫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때를 알아야 한다. 무릇 일의 성패는 때가 정한다. 가을이 오기도 전에 벼를 수확하려 해서는 안 된다. 결실을 맺기 위해선 기다려야 한다. 때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목적 달성을 위해선 당장의 굴욕을 참아야 한다. 짐짓 물러나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시기를 포착하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 때가 왔는데도 주춤거린다면 이미 실기한 것이다. 상황에 맞게 말과 행동을 정해야 한다. 행동은 빠르고 말은 엄중해야 한다. 일사분란하게 대오를 정비하고 조직을 일치단결 시켜야 한다.

이미지를 만들고 프레임을 짜야 한다. 선거의 승패는 상당부분 이미지에서 결정 난다. 정치인이 구축해야 할 이미지는 유능과 신뢰다. 무능하다는 이미지나 믿을 수 없다는 이미지를 갖고는 권력가도에서 승리할 수 없다. 시대가 원하는 이슈를 선점하고 아주 쉽고 압축적인 언어로 나타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연설도 지루하면 소용없다. 가장 간단하고 알기 쉬운 말로 나를 드러내고 대중을 이끌어야 한다. 자신의 학식이나 능력을 나타내기 위해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것은 반드시 금해야 한다. 프레임은 클린턴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처럼 짧고 강렬한 언어로 족하다.

실력을 길러야 한다. 정치적 역량은 물론 실물 경제 등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적어도 기본적인 법적 지식을 갖추어야 하고 외교, 국방, 노동, 복지, 환경 등에 대한 공부가 있어야 한다. 선거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승리의 방법은 전쟁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나를 알고 적을 알고, 때를 얻어 나아가면 승리한다. 나를 알지 못하고 적을 알지 못하고 때를 얻지 못했는데 나아가면 반드시 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