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법조인의 길, 아직 꿈을 접을 때가 아니다

2019-04-19     이성진 기자











조순열
법무법인 문무 대표변호사
서울중앙지방법원 상근조정위원 
 

사법시험이 변호사시험으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법조에는 대혼란이 일었다. 그 여진이 아직도 남아 있다. 현재까지도 사법시험 존치(이제는 ‘부활’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를 외치기도 하고, 법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완전 대체를 요구하기도 하고, 예비시험제도의 도입을 절충안으로 내놓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법시험은 폐지되었고 새로운 제도인 변호사시험만이 유일한 법조인 양성제도로 정착되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자만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취득하는 제도 또한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받음으로써 분란이 잦아드는 분위기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간 제도적 장단점은 서로 선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필자는 법조인의 길을 꿈꾸면서 고단한 수험생활을 하는 예비법조인들에게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간의 차이를 논하고 싶지 않다. 어떠한 제도 하에서라도 그 관문을 뚫고 법조인의 대열에 끼어야 하는 것이 예비법조인들의 유일한 사명이기 때문이다.

법조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오래 전부터 있었고,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전 소수의 법조인들이 독점과 독식을 할 때와 비교해서 말하는 것이고, 경쟁을 하지 않고 많은 것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눈에 비춰질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본다. 가슴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는 예비법조인들이 귀를 기울일 사항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현재 법조시장은 매우 역동적으로 분화하고 있고 그 범위가 광범위하게 넓어지고 있다. 사법시험이나 사법연수원 성적으로 판사, 검사를 뽑아 줄을 세우는 고착된 제도는 사라졌다. 변호사가 판사와 검사로, 검사가 판사로 임용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2,000여명의 인하우스로이어(사내변호사)들이 기업에 포진되어 있고, 사장이나 임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유능한 법조인들이 법조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건을 상담하게 되면, '판사 출신이냐. 검사 출신이냐.'를 먼저 물었다. 소위 전관예우를 염두하고 사건을 맡기고자 하는 의뢰인들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사건을 상담할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무슨 전문이냐’로 바뀌었다. 많은 변호사들이 '전문 분야'를 개척하여 소위 잘나가는 변호사가 되었다. 앞서가는 판사, 검사들도 퇴직 후 단순히 전관을 내세워 영업을 하는 시대가 지났다는 것을 일찍 깨닫고 전문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시대와 제도에 눌려 비판만 나열한 채 꿈을 펼치지 못하는 패배주의자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즐비하다. 새로운 법조시장은 이러한 자들을 기다리지 않는다. 어떠한 제도든 이를 돌파하여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시대를 변화시키는 열정 가득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법조시장은 이들이 지배할 것이다.

연차가 몇 년 되지 않은 젊은 변호사들 중에 그 분야 최고가 되어 큰 명성을 얻고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법조시장의 중심으로 우뚝 설 뿐만 아니라 법원이나 검찰, 공직은 물론 기업가로 진출하여 대한민국 전 분야에서 새로운 기운을 불러 넣어줄 훌륭한 재목으로 성장할 것이다.

필자도 최근 법정은 물론이고 변호사단체, 공공기관, 사기업에서 젊은 변호사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비록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이라는 다른 과정을 거쳤지만 무엇이든 배우고 포용하겠다는 자세로 열심히 뛰는 변호사들이 법조사회의 주류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들은 고착되었던 법조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수험생으로 법학전문대학원과 변호사시험이라는 넘어야 할 산이 있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하겠지만, 지금의 인내는 값진 열매가 되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변호사시험을 위한 준비를 한다는 생각에 벗어나 법조인으로 멋지게 활약하는 모습을 눈앞에 그려보며 현재의 과정을 즐겨보라 감히 조언하고 싶다. 그 날은 멀지 않았고 곧 다가올 것이다.

법조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단언한다. 법조인의 길은 아직 탄탄하고 보람 가득하다. 젊음을 불태워 꿈을 이루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전국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사명감과 열정이 가득한 예비법조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꿈꾸는 수험생이지만 3년 후 법조인 동료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만나기를 바란다. 절대 꿈을 접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