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공인회계사 합격자 87.6% ‘4대 회계법인’ 채용

2018-09-30     안혜성 기자

금감원 “우수 인력의 응시 필요, 적극 홍보할 계획”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 열의 아홉이 ‘4대 회계법인’에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8일 ‘회계법인의 2018년도 공인회계사 채용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개정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시행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회계전문인력의 수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삼일, 삼정, 안진, 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의 신입 공인회계사 채용 현황을 중심으로 수급 현황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대 회계법인은 9월 현재 공인회계사 1,198명을 채용했다. 이는 지난해 986명보다 212명(21.5%) 증가한 규모로 이들 법인은 3년 연속으로 해당년도의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인원을 초과해 채용하고 있다. 해당년도 합격자 외의 채용은 학생, 중소형회계법인 재직자, 휴업회계사 등 이전년도 합격자로 충원하고 있다.

올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 904명 중에서는 792명(87.6%)이 4대 회계법인에 채용됐다. 대학 1~3학년에 재학중인 합격자가 227명인 점 등을 감안하면 취업의향이 있는 합격자 대부분이 채용됐다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분석이다.

최근 5년간 4대 회계법인의 채용추세를 살펴보면 2014년 771명, 2015년 890명, 2016년 1,041명, 2017년 986명, 2018년 1,198명으로 이들 법인의 공인회계사 채용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해당년도 합격자의 채용 비중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4년 해당년도 합격자 중 4대 회계법인에 채용된 인원은 482명이었으나 2015년 541명, 2016년 639명, 2017년 639명, 2018년 792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율상으로는 2014년에는 전체 채용인원의 54.4%에 그쳤던 것이 올해는 87.6%까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대 법인별 채용 규모는 삼정회계법인이 370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했고, 삼일회계법인이 365명, 한영회계법인이 260명, 안진회계법인이 203명을 채용했다.

금감원은 “회계감사 품질 제고를 위해서는 우수인력이 적극 공인회계사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있다”며 “우수인력의 응시를 유도하기 위해 공인회계사시험 관련 사항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며 ‘2019년도 공인회계사시험 길라잡이’ 책자를 오는 11월 발간해 대학교 등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금감원이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 수를 증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 및 수험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조사의 취지로 금감원이 언급한 바와 같이 개정 외감법의 시행과 주52시간제 시행 등으로 회계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요구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인원 상당수가 4대 회계법인에 취업하는 등 현행 선발 규모로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회계사 합격인원이 오히려 너무 많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회계사시험 합격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그 결과 업무강도와 처우의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회계사시험 합격자들이 회계법인을 이탈하는 문제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것.

실제로 올 6월 말을 기준으로 전체 회계사의 36%가량이 휴업 신고를 한 상태로 회계사시험 합격자의 증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이들 휴업 회계사들이 다시 업계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합격자 증원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지나치게 큰 폭의 증원이 이뤄지는 경우 자격증의 가치가 하락하거나 합격 이후의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질 것을 우려하는 의견, 감사품질의 저하를 우려하는 의견 등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