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기 변시 합격률 50% 미만, 11개교 중 10곳 지방로스쿨

2018-04-23     이상연 기자

서울대·연세대·고려대 70%대…원광대·전북대·제주대 20%대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법무부가 22일 공개한 전국 25개 로스쿨별 변호사 시험 합격률에서 해가 갈수록 서울과 지방로스쿨 간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부정확한 정보가 나돌며 혼란을 야기했던 로스쿨별 합격률이 전격 공개되면서 로스쿨 준비생들에게 로스쿨 선택의 중요한 기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시험 첫 해 87.1%에 달했던 합격률이 해마다 낮아져 올해는 49.4%로 떨어지면서 상·하위권 로스쿨 간의 합격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는 합격인원을 ‘입학 정원 대비 75%(1500명) 이상’으로 정한 뒤 변시 합격 정원은 매년 1500~1600명 선으로 고정돼 있는데다 시험에 떨어져 재응시하는 학생 수는 매년 누적돼 합격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섯 번 떨어진 이른바 ‘오탈자’로 인해 응시자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합격률은 45%선에서 수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치러진 제7회 시험의 경우 11개 로스쿨이 합격률 50%를 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중 절반이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셈이다. 합격률이 50% 밑도는 11개 로스쿨 중 서울시립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방의 로스쿨이었다. 특히 입학 정원이 많은 지방거점국립대의 합격률도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나났다.

이 가운데 원광대·전북대·제주대는 20%대에 그쳤고, 동아대·충북대 30%대, 충남대·부산대·강원대·경북대·전남대·서울시립대도 40%대의 저조한 합격률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상위권 로스쿨은 70%대의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아주대·성균관대·중앙대도 60%의 합격률로 평균 합격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올해 로스쿨 합격률에서 눈길을 끈 곳은 4위를 한 아주대였다. 입학 정원이 50명으로 ‘미니 로스쿨’인 아주대는 이번 7회 변시에서 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 다음으로 높은 합격률(68.1%)을 기록했다. 지난 7년간의 변호사 시험 누적 합격률에서도 90%가 넘는 로스쿨은 연세대·서울대·고려대·아주대·성균관대 등 5곳이다. 이 중 지방 대학은 아주대뿐이다. 또한 아주대 로스쿨은 1회, 4회, 5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올해 합격률이 50% 웃도는 로스쿨 가운데 영남대와 인하대도 눈길을 끌었다. 영남대는 59.8%로 8위를 차지했으며 인하대는 52.8%로 12위에 랭크되는 선전을 보였다.

이번 로스쿨별 합격률 공개는 대한변협이 지난해 6월 법무부에 변시의 합격률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본지도 합격률 정보 공개를 촉구하고 법무부를 대상으로 정보 공개를 청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로스쿨 간 경쟁이 과열되고 합격률에 따른 서열화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한변협은 소송을 냈고 법원은 변협의 손을 들어줬다.
 

합격률 공개 배경에 대해 법무부는 △법원의 판단 △언론ㆍ시민단체ㆍ국회 등으로부터 학교별 합격률 공개 요청 계속 증가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10년을 맞아 투명성을 강화하고 더욱 질 좋은 교육 실현 등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의 개선 계기 마련 필요 △합격률 공시 여부는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의 평가기준 중 하나로서 정확한 평가를 위한 객관적인 합격률 공개 필요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혼선을 방지하고 기존의 대학 지명도에 따른 서열화 고착을 방지하며 학교 간 건전한 경쟁 유도 필요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다양한 고려 요소를 제공함으로써 법학전문대학원 지원 및 평가 시 폭넓은 선택의 기회 제공 △미국ㆍ일본의 경우도 학교별 합격률을 공개하고 있고, 여러 기관 및 단체에 대한 의견조회 결과 공개에 찬성하는 입장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