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사도 변호사시험 응시케 해 달라” 또 다른 헌법소원

2018-04-06     이성진 기자

사이버대 법대생 “법학실력 자신 있는데 왜 로스쿨 나와야”
지난 3월30일 마지막 ‘변호사시험법 5조1항’ 위헌소원 청구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법학사, 법학박사, 일반대학원 법학석사에게도 확대해달라는 또 다른 헌법소원이 지난달 30일 청구된 것으로 확인됐다.

/ 변호사시험법 제5조(응시자격) ① 시험에 응시하려는 사람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제1항에 따른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하여야 한다. /

이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해야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대한민국 유일의 ‘변호사 되는 법’이다.

2009년 5월 변호사시험법이 제정되면서 부칙 제2조, 제4조에 의해 1962년부터 시행된 사법시험이 2017년 12월 31일자로 폐지됐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1일부터는 ‘모든 사람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현행 법체계다.

변호사시험법 부칙에 따른, 사법시험법 폐지는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는 여러 건의 헌법소원 청구가 있었지만 헌법재판소는 ‘합헌’으로 결정했다.

또 로스쿨을 나와야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변호사시험법 제5조 제1항에 대해 그동안 2건의 위헌소원이 있었지만 헌재는 ‘합헌’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헌재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전문법조인을 법률이론과 실무교육을 통해 양성하고 △법학교육을 정상화하며 △새로 도입된 로스쿨 제도의 목적을 변호사시험 제도와의 연계를 통해 효과적으로 달성 등의 이유로 들었다. 또 사법시험, 예비시험과의 병행은 로스쿨 도입 목적에 어긋난다는 결론이었다.
 

2017년 12월 31일자로 사법시험 폐지됐고 이로부터 90일이 도과한 3월 30일자로 이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적격도 사라지게 됐다. 지난 3월 12일 대한법학교수회 백원기 회장(법학교수) 1인, 법학과 재학생 1인, 사법시험 준비생 2인 총 4인이 변호사시험법 제5조 제2항에 대해 위헌소원을 청구했다.

여기에 더해 3월 30일 한 법대생도 동 조항에 대해 위헌소원(2018헌마335)을 청구했다. 청구인 A씨는 대학원 법학과를 다니다 등록금 등의 사정으로 자퇴를 하고 사이버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이다.

현행 로스쿨 졸업자만 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된 변호사시험법을 법학사, 일반대학원 법학학술석사, 법학박사 등에게도 응시자격을 확대해 더 많은 법학전공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청구취지다.

A씨는 최근 헌재로부터 당사자적격을 확인하기 위해 ‘법학사, 일반대학원 법학과 법학석사, 일반대학원 법학과 법학박사 등을 취득하였거나 취득예정인지 여부’를 묻는 보정명령도 받은 상황이다.

현재 신림동 강의도 듣고 있는 중이라는 A씨는 “소명자료로써 그에 대한 수강확인서도 첨부했다”고 전했다.

법학을 공식적인 루트에서, 즉 공교육에서 배운 적은 많지 않지만 로스쿨 재학생이나 심지어는 로스쿨 졸업생보다도 법학실력이 모자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A씨. 그는 “공교육뿐만 아니라 개인의지와 자유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자유학습을 인정하는 것이 현재 정보화시대에 걸 맞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A씨는 “현 정보화시대는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 시대다. 얼마든지 일과 학습을 병행하며 온라인대학교(사이버대학교), 방송통신대, 기타 그 밖의 온라인 학습 등을 통해 법학을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시대다”라며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인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법학전문석사로 한정하는 것은 시대착오”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평하게 시험만이라도 보게 해 달라는 것이고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확대해 달라는 취지”라면서 “시험만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고 전했다.

A씨는 “법학과는 무관한 적성시험으로 그 응시자격을(변호사시험 응시자격) 일부에게만 한정한 것은 현대 지식사회가 지향하는 바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헌법재판소의 가슴 뜨거워지는 헌법에 기초한 아름다운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