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공무원 10명 중 7명 ‘건강이상자’

2017-09-26     정인영 기자

부산 97.7% 건강이상...대책마련 시급
사망 소방관 순직보다 자살 비율 높아

[법률저널=정인영 기자] 소방공무원 특수건강검진 결과 소방관 10명 중 7명(68.1%)이 질병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남동갑)이 소방청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한 소방공무원 4만840명 중 68.1%인 2만7,803명이 질병으로 진전될 우려가 있어 관찰이 필요하거나 질병의 소견이 보여 관리가 필요한 ‘건강이상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같은 해 유해인자 노출업무에 종사하는 일반 근로자 196만5,645명에 대해 실시한 특수건강검진 결과 건강이상자가 22.6%인 44만4,520명인 점을 감안하면, 소방공무원의 건강이상자 비율이 화학적 인자, 분진, 물리적 인자 등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16년 전체 야간작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확대 실시한 특수건강검진 결과 건강이상자의 비율이 43.4%인 것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2년의 경우 소방공무원 건강이상자 비율은 47.5%였지만, 매년 평균 5.15%p씩 증가해 2016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부산이 실시인원(2,824명) 중 97.7%(2,256명)가 질병의 위험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드러나 가장 심각했고, 대구가 79.9%, 경기가 71.4%로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소방공무원의 자살도 심각한 수위인 것이 드러났다. 최근 5년간(’12~’16)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21명, 자살한 소방공무원은 38명으로, 순직한 소방공무원 보다 우울증, 신변 비관 등으로 자살한 소방공무원이 더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자살 소방공무원 38명 중 과반이 넘는 21명(55.3%)이 신변비관, 우울증 등으로 숨지는 등 소방공무원의 자살이 위험하고 불규칙적인 근무환경과 공무과정에서의 외상후스트레스 등과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박남춘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공무원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국민 역시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다”며 “소방청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소방공무원들을 육체적·정신적 질병으로부터 온전히 보호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소방 전문 병원을 설립 하는 등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