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 거부

2017-08-16     안혜성 기자

로스쿨 서열화·과다경쟁 방지 위해 공개 불가
사법시험준비생들 “현대판 음서제 방관” 비판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무부가 사법시험준비생들의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 청구를 거부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하 사시준비생들)은 지난 8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법무부에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를 청구했다.

이는 2015년 6월 25일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 위헌 결정을 근거로 한 것으로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기존에 불합격자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점수 확인을 허용했던 것을 모든 응시자 개인이 자신의 점수만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사시준비생들은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전체적인 취지를 보면 변호사시험 성적을 점수 뿐 아니라 석차까지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취지로 풀이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판단, 법무부에 다양한 방법으로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공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번 청구에 대해서도 14일 “변호사시험 석차에 관한 정보는 별도로 생산해 관리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적 성격과 충실한 법학 교육과정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고, 로스쿨 서열화 및 과다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공개가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사시준비생들은 법무부의 거부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시준비생들은 “석차가 공개되지 않는 변호사시험은 정부 및 공공기관, 사기업의 취업에 있어서 현대판 음서제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법무부는 그 어떤 대응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자료가 없어 기존 학부의 명성이 그대로 로스쿨에서도 공고한 서열로 작용하고 있고 여기에 고위층 자제들의 입도선매 논란과 같이 집안 배경 등도 취업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시준비생들은 “법무부의 변호사시험 석차 비공개 방침은 문재인 대통령의 로스쿨 개선 공약 취지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로스쿨 개선에 관해 저소득층 장학금 확대, 입학시 정량평가 비중 강화, 블라인드 면접 의무화, 지방인재 및 계층 선발 비율 확대, 면접시험 자료 등 입학전형자료 보관의무화, 로스쿨 입학 부정과 졸업생의 취업 부정에 대한 처벌 강화,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현재 변호사시험 점수는 개인에게 열람 출력이 허용되고 있으므로 성적공개를 확대하는 방안은 석차 공개가 유일하다”는 것이 사시준비생들의 생각이다.

사시준비생들은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를 넘어 로스쿨 진입, 즉 ‘입구’의 공정성과 투명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로스쿨 입학 절차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높은 경제적, 학력적, 연령적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 외에도 3년 내에 법학이론과 실무를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과 갈수록 심해지는 변시낭인 양성, 로스쿨 도입으로 인해 법학학문이 고사하고 있는 문제점 등은 해결할 수 없다”며 “사법시험을 비롯한 고시제도는 반드시 존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시준비생들은 “이미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한 고액의 불투명한 변시학원으로 전락했다”며 “법무부는 더 이상 국민들을 호도하지 말고 변호사시험 석차를 공개해 취업에 있어서만이라도 현대판 음서제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