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법학교수회 “국민들이 사법시험 부활시킬 것”

2017-06-22     안혜성 기자

사회적 약자·소외계층 위한 신사법시험 도입 추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는 22일 “사법시험은 공정성의 대명사로 국민들 절대 다수가 사법시험의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며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신사법시험이 도입돼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법시험이 공정성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고 2006년부터 도입된 법학과목 35학점 이수 외에 별다른 진입 제한이 없는 등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배경은 무엇일까.

대한법학교수회는 “대륙법을 수용한 우리나라가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사법시험의 폐해를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고시낭인 양산, 학문법학의 수험법학 전락, 특정 명문대의 합격자 독식,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 불가 등이 사법시험의 폐단으로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로스쿨 제도가 도입돼 변호사시험이 6번째로 시행된 지금 그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할 정도로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데 사법시험의 폐해가 그대로 로스쿨 제도의 폐단으로 재탄생해 오히려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 중 하나로 1년에 1,5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고비용 구조라는 점과 로스쿨이 대학 학부를 졸업해야 진학할 수 있는 대학원 시스템으로 만들어지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현행 로스쿨 제도가 ‘부와 권력의 대물림 제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법학교수회는 “얼마 전 어느 국립대 총장의 딸이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가 결정되기 전 유명 로펌에 특별 채용됐으나 실제로는 그 시험에 낙방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며 “아버지가 누구인가에 따라 입학·졸업하고 유명 로펌과 대기업에 입사하는 ‘부와 권력의 대물림 제도’를 국민들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로스쿨의 이같은 문제점들 때문에 사법시험이 재조명되기에 이른 것”이라며 “이러한 현실에서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로스쿨 제도가 유일한 법조인양성제도로 남게 되면 ‘재탄생된 새로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게 된다. 이제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단지 법학교육과 법조인양성제도 문제의 수준을 벗어나 ‘대한민국의 장래에 관한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현행법 규정대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는 경우의 대안으로 대한법학교수회는 신사법시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한법학교수회가 주장하는 신사법시험은 일본의 예비시험과 유사한 형태지만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이 아닌 변호사 자격을 곧바로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응시기회는 5회로 제한해 고시낭인 문제를 해결하고 변호사시험에 5회 낙방해 응시기회를 상실해 로스쿨 졸업생에게도 응시기회를 줌으로써 로스쿨 낭인을 구제하는 방안도 될 수 있다는 것이 대한법학교수회의 구상이다.

대한법학교수회는 “사법시험이 존치되면 로스쿨 제도가 약화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지난 9년간 두 제도는 문제없이 공존해 왔으며 그 병존을 통해 법률 소비자인 국민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법시험이 폐지되더라고 국민들은 이를 신사법시험으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