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암기식 과목 탈피…PSAT 도입 ‘솔솔’

2017-06-21     이상연 기자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공무원 채용방식과 시험방식 대해서도 손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현행 암기식 시험방식에 대해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현행 공무원 채용 시험 과목의 경우 공무원 직무 적합성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기 때문에 5급 공채처럼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하루빨리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현행 7·9급 공무원 시험의 합격률이 고작 2% 안팎에 불과하다. 이처럼 낮은 합격률에 수십만 명의 청년들이 너무나도 공무원 시험에 몰려들고 있지만 이 가운데 10명 중 8명은 공무원 낭인으로 전락하는 구조다.

무엇보다 이들 수험생들은 국어, 영어, 한국사 등의 공무원 시험 과목들이 민간 기업이나 공사·공단에서의 채용 방식과는 현저히 달라 쉽사리 다른 직장으로 전환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공사·공단의 채용 방식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고, 민간 기업들도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 시험에 불합격할 경우 그동안 공부 과목들은 아무 쓸모도 없게 된다. 결국 다른 직장으로 전환하지도 못하고 공무원 시험에 수년간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험생들도 현재 공무원 시험이 그저 ‘시험을 위한 시험’, ‘단순히 더 많이 문제를 맞추는 암기 전문가’를 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현재 7·9급 공무원 시험의 암기 과목들은 학원 의존도가 매우 높아 수험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수험기간의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그에 따른 사회적 경제손실도 막대하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공무원 시험 준비로 인한 청년층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행 암기식 과목을 완전히 철폐하고 직무능력평가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9급 공무원 시험에 PSAT으로 대체할 경우 수험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뿐만 아니라 공사·공단 등으로 전환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PSAT이 활용도 측면에서도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필수과목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평가다.

먼저 5급 공채에 도입된 PSAT은 단순 암기시험 위주의 공무원 시험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그 타당성 검증도 이미 받은 바 있다. 게다가 PSAT는 전체적으로 중요도와 활용도가 높게 나타나 직무수행능력과의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PSAT은 암기식 과목에 비해 학원 의존도가 낮다는 점에서 학원비 등 수험생활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나아가 5·7·9급 1차 시험을 PSAT으로 통일할 경우 직급 간의 벽이 낮아져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 수험 장기화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수험전문가는 “7·9급 공무원 채용 방식도 1차시험에서 PSAT으로 종합적인 사고력과 공직가치 검증에 초점을 두고, 심층적인 면접을 통해 전문성과 공무원의 자질 검증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전문가는 “최근 청년 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청년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반면 직업 안정성이 높은 9급 공무원으로 청년층들이 몰리면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문제는 ‘시험을 위한 시험’으로 변질되고 9급 공무원 일과 무관한 지식을 쌓느라 시간을 허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수험생들의 지식 암기 중심의 공부와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면서 역량 중심 평가를 하려면 9급 공무원 시험에 PSAT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한 수험생도 “현재 공무원 시험 문제가 지나치게 지엽적”이라며 “공무원에게 필요한 자질을 갖춘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과 무관한 지식으로 응시자 절대다수를 떨어뜨리려고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