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공자 ‘텅 빈’ 로스쿨...왜?

2017-03-17     이성진 기자

학부법학전공 10년새 54%P↓…감소세 뚜렷
로스쿨 출범과 사시폐지 등으로 전공자 줄어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지난 2일 입학한 2017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입생들의 학부전공을 분석한 결과, 법학사 출신이 지난해보다 급격히 감소, 28.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저치 비율이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25개 로스쿨 인가대학의 법과대학 폐과와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공급자로서의 학부 법학전공자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법률저널이 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학사·석사·박사)하는 (재적)학생이 로스쿨법이 통과된 2007년 77,599명에서 매년 감소, 2016년 44,449명으로 감소했다. 무려 42.7%P(33,150명)가 줄었다.
 

특히 학사전공자는 71,540명에서 32,827명으로 무려 54.1%P(38,713명)나 감소했다. 2008년까지 (교육부 법학계열 전공소계열 분류 기준)전국 100여개 대학의 법학과에서 매년 1만여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왔지만 2009학년 로스쿨제도가 출범하면서 25개 로스쿨 인가대학이 법학과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여기에 더해 70여개 로스쿨 비인가 대학들 역시 사법시험 점진적 폐지 등에 따른 경쟁력 상실 및 대학구조 조정에 대응해 법학과를 전과(轉科) 및 정원 감축을 진행한 결과다.
 

실제 입학생을 보면, 2007년 11,763명이었지만 2006년 4,535명으로 감소, 61.7%P(7,293명)가 감소했다.

반대로 대학원 과정의 법학 석사과정의 (재적)학생은 크게 늘어났다. 2007년 4,850명에서 매년 증가 2016년 9,912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무려 두 배가 넘는 5,062명(104.4%p)이나 늘었다. 이는 2009년부터 25개 대학의 법학과가 석사과정의 로스쿨로 전환, 연간 2천여명이 입학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법학 박사 과정 또한 2007년 1,209명에서 2016년 1,710명으로, 41.4%p(501명)가 증가했다. 석·박사는 늘어났지만 이것이 대학 전체에서 법학전공자 감소 충격을 상쇄하진 못했다.

이같은 현상을 비단 학령인구 감소로 귀결시키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로스쿨 입시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경계열 학사 (재적)학생 수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상경계열 중 대표적인 경영·경제학과 학생 수는 2007년 214,108명이었지만 2016년에는 245,949명으로, 14.9%P(31,838명)로 늘어났고 석·박사 또한 31,029명에서 34,880명으로 12.4%P(3,851명)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로스쿨 진학에서 법학전공자 감소는 법학사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은 실제 로스쿨 입학생의 출신계열비율은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자 현황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법학계열출신은 2009학년 32.4%에서 2010학년 34.5%, 2011학년 42.6%, 2012학년 51.4%, 2013학년 54.1%를 기록, 매년 상승했지만 이후 2014학년 49.8%, 2015학년 45.3%, 2016학년 38.55, 2017학년 33.0%로 매년 하락했다. 로스쿨 입학자 중 법학계열 비율과 유사한 곡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 진학 과정에서도 법학사출신이 줄고 있다는 것은 법학전공자 자체가 급격히 감소하기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편 로스쿨 출범 초기 때부터 향후 로스쿨에는 경영, 경제 등 상경계열 출신들이 대거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사법시험 폐지 이후에는 그 비율이 확연해 질 것이라는 예측도 상당했다.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13개 전공계열분류에서 법학계열와 상경계열은 마치 대체제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법학비율이 가장 높은 곳에서 상경비율이 가장 낮고 법학이 가장 낮을 때 상경이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각종 토론회 등에서 일부 로스쿨 교수들은 “2016년 전후까지는 법학사 출신의 사법시험 유경험자들을 선호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절대 다수 로스쿨들이 비로스쿨 법과대학 출신들보다 상위권 대학의 상경계열 출신들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것.

실제 상경계열 출신들의 로스쿨 진학률이 급상승하면서 이같은 전망이 현실이 되고 있고 내년이면 법학계열을 초과해 최다 전공계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