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접수를 앞두고

2017-01-17     이인아 기자

[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공무원 시험 중에서도 수험생 지원이 가장 많이 몰리는 국가직 9급 시험 원서접수가 오는 2월 1일부터 시작된다. 그간 국가직 9급 지원자는 19만여명 선을 나타냈으나 지난해에는 22만여명이 몰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선발인원이 늘어난데 따라(3,700명→4,120명) 지원자도 늘어난 것(최종 190,987명→221,853명).

국가직 9급 응시율은 75% 수준 정도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 시험장소, 시험감독 인원 등을 실제 시험을 치르는 응시자 기준으로 잡아야 행정예산 등 낭비가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시험을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결시 가능한 인원을 최대치로 잡고 계획을 세워야 매몰 비용이 많이 발생되지 않고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22만여명의 최대 지원자 수를 기록한데 따라 접수취소기간을 9일 더 늘려(2월 1일→2월 10일) 허수지원자를 최대한 소위 ‘필터링’하고자 했다. 취소기간을 늘려놨으니 시험 볼 확신이 없는 수험생들은 이 기간에 접수를 취소하라는 뜻이었다. 취소인원이 많을수록 시험 주관 입장에서는 보다 원활하게 시험 운영을 할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취소기간을 일주일이상 늘렸음에도 취소인원은 700여명 밖에 되지 않아 지원자 22만여명선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올해는 선발인원이 지난해보다 800여명이나 더 늘게 됐는데 이에 따라 지난해 지원자 22만명 선을 넘어 25만명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물론 국가직 9급 시험일에 사회복지직, 소방직 등 시험이 같이 치러져 지원이 분산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업무특성이 명확한 직렬이기 때문에 국가직 9급 지원자 중 사회복지직, 소방직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아 국가직 지원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접수일이 다가오자 기존 공무원 수험생들은 물론 일반기업 취업준비생들도 올 공무원시험 일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기업 준비생도 공무원 시험을 염두에 두고 있고, 전문직 자격증 준비생도 공무원 시험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으로 취업준비생 다수가 공무원 시험도 취업 리스트에 넣어 병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대학생들은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 중인데 상당수가 자기들끼리 9급 시험은 언제 치러지고 얼마 만에 끝낼 수 있을지 정보를 교류하는 모습이다.

한 수험생은 기자에게 해외유학을 계획 중이긴 한데 올해 관세직 시험을 한 번 보고자한다며 선발인원이 어떻게 되는지 등 직렬에 대한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올해도 지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허수 지원자를 그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접수취소기간 연장도 방법 중 하나겠지만 좀 더 강한 물리적 압박이 필요한 듯 싶다.

이전부터 생각해온 응시료 인상이 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현 공무원시험 응시료는 5천원이다. 기자가 응시료를 현재보다 두 배 정도 올리면 지원하는데 있어 수험생들이 생각을 좀 다시 해보고 하지 않을까 했는데 수험생 왈, 두 배 해봤자 만원인데 그것으로는 영향을 별로 미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오만원까지 올리면 그나마 좀 응시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는 생각인 것이다.

요즘 대학교 졸업 요건 중 토플 점수는 필수라고 한다. 토플 시험을 보는데 드는 비용이 한번에 20만원이라고 한다. 토플도 여러 종류지만 그 중 하나를 보는데 말이다. 기자는 그건 좀 너무 비싸지 않나 싶었다가도 이내 곧 비싸긴 하지만 효과는 직방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번을 본다치면 60만원인데 그럼 수험생들은 1번을 보더라도 돈이 아까워서라도 더 간절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뭐 당연한 말이다. 보다 성의 있게 간절하게 준비하면 더 빨리 높은 점수를 얻을 확률은 높아지게 되는 것일테니 돈과 합격증을 바꾼다 치면 수험생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공무원 시험 응시료 인상은 여러 가지로 볼 때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부익부 빈익빈 차가 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겠다. 하지만 수험생이 아무리 돈이 없다해도 놀고 먹는데 쓸데없이 쓰는 비용은 분명히 있다. 그 놀고 먹는데 쓰는 비용을 응시료로 쓴다면 부가가치는 더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이다. 얼마가 됐든 간에 정부가 응시료 인상은 지속적으로 검토를 해볼 만한 사항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