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기술직 면접 ‘가치관·인성’ 검증도 ‘꼼꼼’

2016-12-01     안혜성 기자

개별면접서 다양성의 의미·헌법 제7조 등 질문 나와
지난달 29~30일 양일간 심층면접…오는 13일 발표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5급 공채 기술직 면접시험은 앞서 치러진 행정직과 달리 직무역량 뿐 아니라 가치관과 인성 검증도 꼼꼼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aT센터에서 치러진 이번 면접시험은 지난해부터 도입된 심층면접 제도에 따라 1인당 총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직무역량 평가와 공직관 및 인성평가의 2단계 검증으로 이뤄졌다.

면접 첫 날 직무역량 검증을 위한 자기기술서에서는 △공공성과를 이루는 작업을 하면서 본인의 노력보다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을 물으며 해당 공공성과와 자신의 기여가 무엇이었는지, 부당한 대우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에너지사업분야에서 추가예산이 주어졌는데 이를 에너지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할 것인지 RNG사업에 투자할 것인지 △부서내에서 어떤 사업에 관해 전기, 화공, 기계 등 분야가 우선순위를 주장하는 경우 갈등 조정 방안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된 그룹별 개인발표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농촌개발사업 등에 관해 현황이나 문제점, 개선방안을 붇는 내용이 출제됐다.

조구성은 3~6인까지로 달리 짜여졌으며 총 21개조가 편성됐다. 개인발표에 앞서 발표문을 작성하기 위한 시간이 30분간 사전에 부여됐으며 이어 개인별 발표, 응시자 상호간 질의응답, 면접위원 질의 등이 진행됐다.

이에 대해 응시생 A씨는 “시간 관리가 굉장히 철저하게 이뤄졌다”며 “응시생간 질의응답시간은 15분이 주어졌는데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게 시간을 딱 맞추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면접위원들은 각각 1개씩의 질문을 했는데 압박이 심했다고 하지는 못해도 날카로운 질문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직무역량 개별면접은 자기기술서에 기재한 내용을 토대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질문이 자기기술서의 내용과 연계된 내용이었다는 것이 응시생들의 전언이다. 일부 면접관은 자기기술서에 나온 질문에 관한 응시생의 견해를 묻고 그에 따른 추가질문을 이어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자기기술서 질문 중 에너지사업과 관련된 내용에서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동일한 결론에 이른 것을 두고 그에 대한 견해를 묻거나 해당 질문을 일부 변경한 경우의 대답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둘째날은 공직가치관과 인성을 검증하기 위한 별도의 사전조사서를 작성했다. 질문으로는 △‘사무관’에 지원한 이유와 사무관이 돼서 대한민국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어떤 단체나 조직이 가지고 있는 규칙이나 방침이 실제 운영되면서 괴리를 나타냈던 경험을 묻고 그 방침이 무엇이었는지,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물었다. 또 △업무상 비공개로 다뤄지던 정보가 있는데 이를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집단 심화토의 주제는 드론 산업에 관련된 내용으로 관련 기술육성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드론 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것인지를 두고 입장을 나눠 토론하고 대안을 내놓도록 했다. 토론은 전날 진행된 개인발표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시간통제 속에서 진행됐다.

응시생 B씨는 “이번 집단토의 주제는 주어진 자료도 그렇고 방향성이 잡혀 있는 느낌이었다”며 “실제로 대부분의 조가 기술육성 쪽으로 방향을 잡고 여기에 피해방지책을 보완하는 내용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개별면접은 전날과 달리 자기기술서에 제시되지 않은 질문이 나왔던 점이 특징이다. 여러 직렬에 공통적으로 ‘다양성의 의미’, ‘다문화정책에 대한 견해’, ‘헌법 제7조에서 도출되는 공무원의 역할과 책임감’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는 것. 이는 응시생의 공직관과 가치관, 인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질문으로 앞서 치러진 행정직에서 자기기술서에 기재한 내용 위주로 직무역량 검증에 중점을 둔 면접이 이뤄진 것과 차이를 드러냈다.

응시생 C씨는 “자기기술서에 없었던 다양성의 의미를 물어서 당황했다”며 “헌법 제7조에 관한 질문은 조문을 읽어주시는 등 미리 준비된 질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 자기기술서의 질문과 연결성이 있는 내용으로 투명정보, 알권리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며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많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응시소감을 전했다. 반면 응시생 D씨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와 대답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다소 상반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5급 공채 기술직 면접시험은 2차시험 합격자 1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종선발예정인원은 84명으로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2차시험 합격자 중 21명은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게 될 전망이다. 그 결과는 오는 13일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