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법시험 합격 못지않게 어떤 법조인 될 것인지 자문해야

2016-11-03     법률저널

이틀에 걸친 2016년도 제58회 사법시험 3차 면접시험이 3일 끝났다. 이번 2차시험에는 총 109명이 응시해 이제 최종 합격자 발표만 남겨두게 됐다. 심층면접 대상자가 아닌 이상 사실상 최종 합격이 확정된 상태다. 지난해는 2명이 심층면접 대상자가 되었지만 사법시험에 심층면접이 도입된 지 10년 만에 탈락자 없이 전원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100명으로 감축된 올해도 모두 합격할 것을 기대해본다. 우리는 수차례 본란을 통해 변호사시험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사법시험 면접 탈락은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법무부가 올해도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는 사법시험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합격자들에게 진심으로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특히 사법시험 폐지라는 막다른 길에 몰린 절망적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법조인의 꿈을 이룬 그들은 진정 찬사를 받을 주인공들이다. 합격자들에게는 어쩌면 지금 이 시간이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황금기’일 것이다. 연수원 입소 전까지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인생에 있어서 두 번 다시 맛볼 수 없는 특권이다. 우선 여행이든, 취미 활동이든 충분히 인생의 휴식을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길 바란다.

이제 합격자는 그동안 수험생활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휴식을 취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튼튼한 기반을 설계하고 미래를 보는 통찰력과 비전을 길러야 한다. 예비법조인으로서 첫 단추가 연수원생활이다. 연수원생활은 익히 들어서 알겠지만 생존을 위해 수험생활과 비교할 수 없는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여야 한다. 밀도 높은 교육과정과 우수한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커다란 도전과 시련의 시기로 힘겨움을 느끼지 않을 연수생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연수원생활이 더없이 귀중한 밑거름이 되도록 이제부터 차분히 준비에 들어가야만 한다.

기나긴 법조인으로서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법조인으로 대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법조인의 자격을 얻었다는 데에 만족하거나 안주할 것이 아니라 ‘왜 법조인이 되려고 했는지’, ‘어떤 법조인이 될 것이지’ 곰곰이 자문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법조인이라는 직역을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 정도만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업의 사회적 소망이나 공익적 기여도를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법조인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직업 중의 하나다. 입법부뿐만 아니라 행정부에도 많은 법조인 출신들이 진출하고 있고 더러는 핵심 요직에 올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한편에선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 굵직한 사건들의 중심에는 법조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회 각 분야의 부정을 외면하거나 타협·용인하고 나아가 부정에 편승해 자신의 안위에 초점을 맞춘 일부 법조인이 사법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법조인의 올바른 덕목을 기르는데 힘써야 한다. 우선 법조인은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권리를 옹호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온전히 지켜지고 있는지,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 항상 숙고하고 성찰해야 한다. 또한 ‘공익’은 법률가의 천부적인 의무이자 소명으로 여겨야 한다. 법조인에게 그만큼 태생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능력을 부여해 주고 권한도 주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진정한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 법조인의 소명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더없이 요구된다. 앞으로 사법연수원이라는 한 관문을 통하여 법률가의 반열에 들어서겠지만 법조의 길을 선택하겠다며 사법시험에 도전했을 때 가졌던 처음 생각을 간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