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들, 여의도서 사법시험 존치 촉구 집회

2016-08-30     안혜성 기자

사법시험 존치 염원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 진행
오신환 의원 “예비시험 법안 등 차선책도 준비중”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사법시험 존치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현행법상 사법시험은 지난 2월 마지막 1차시험을 치렀고 내년 2차시험을 끝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30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집회에 책상과 교과서를 가지고 나와 공부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호소했다.

집회를 주최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대표 이종배, 이하 고시생 모임)은 정치권을 향해 “학벌과 나이에 상관없이 본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법시험을 존치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고시생 모임은 “국가는 국민들이 본인의 능력과 적서에 따라 삶의 모습을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현행 로스쿨 제도 하에서는 10대 시절부터 로스쿨이 원하는 좋은 대학과 스펙쌓기에 열중한 삶을 산 경우만 법조인이 될 수 있는데 때로는 남들보다 나이가 많거나 명문대를 나오지 못했더라도 혹은 법조인의 삶을 살겠다는 열망을 늦은 나이에 선택했더라도 법조인이 될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을 던졌다.

이어 “국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성장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법시험은 옆집에 살고 있는 평범한 이웃들도 본인의 능력과 노력을 통해 법조인이 되고 국가의 인적배분에 큰 기회를 제공하는 장점을 가진 제도”라고 주장했다.

고시생 모임은 “로스쿨도 장점이 있는 제도인 만큼 사법시험과 상호경쟁과 경쟁을 통해 국민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원적 법조인양성제도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올해 사법시험 1차시험을 친 수험생들은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라며 “하루빨리 사법시험이 존치돼 수험생으로써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정치권은 조속히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고시생들은 사법시험 존치를 호소하는 구호를 제창하고 사법시험의 존치를 바라는 마음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린 후 종이 비행기에 적은 사연을 서로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집회에는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발의한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도 참석해 수험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가 만장일치 관행을 갖고 있어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수험생들에게 “소위원회 위원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경우 통과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오 의원은 “현행 로스쿨 제도에 문제가 많고 대학원에 해당하는 로스쿨의 단일통로로 법조인을 선발하는 것에 부정적 의식이 많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가장 잘 맞는 법조인양성제도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방향으로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와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1차적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4년이나 2년까지의 유예도 염두에 두고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예비시험 법안도 추진하고 있음을 밝혔다.

오 의원은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고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법시험은 사라지게 되고 로스쿨 제도도 이대로 두면 분명히 망하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의논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과 조성환 바른기회연구소 소장도 집회를 찾아 수험생들에게 격려했다.

나 변호사는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양극화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보여주는 사안”이라며 “사법시험 존치 운동은 국민들이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하고 그 선두에 여러분이 서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나 변호사는 로스쿨의 불공정 입시 의혹과 관련해 국민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조 소장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불공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법치주의 핵심인 법조인양성제도의 문제점이 가장 심각하다”며 “이런 중요한 문제가 자신의 이익과 당리당략에 의해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국민의 80%가 지지하는 사법시험은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며 “절망하지 않고 꿈꾸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고시생들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