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 공인회계사시험 ‘연상고법’ 통념 깨졌다

2016-08-26     이상연 기자

고려대, ‘연고전’서 연세대 누르고 1위 차지
이화여대 ‘톱10’에 진입…지방대학은 ‘전무’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최근 고려대 출신이 공인회계사시험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연세대는 경영대가, 고려대는 법대가 강하다는 의미의 ‘연상고법’(延商高法) 구도가 깨졌다.

사학의 맞수로 매년 정기 연고전(고연전)을 여는 두 학교가 법조계 안팎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공인회계사계에서도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법률저널이 25일 발표된 2016년도 제51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종합격자 909명 중 주요 대학의 합격자를 파악한 결과, 고려대가 연세대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했다.

올해 고려대 합격자는 118명(12.98%)으로 지난해(87명, 9.49%)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연세대를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반면 2014년과 2015년 연달아 박빙의 차이로 2연패를 달성한 연세대는 올해 98명(10.78%)이라는 ‘두 자릿수’에 그쳐 1위 수성에 실패했다.

과거 연세대가 상경계열에 강하고 고려대가 법과대학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뜻의 ‘연상고법’이 최근 공인회계사시험에서 고려대의 선전이 두드러지면서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공인회계사시험 누적 합격자 수에서도 고려대가 연세대를 앞질렀다. 고려대 합격자는 534명(11.57%)으로 연세대(518명, 11.23%)보다 16명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공인회계사시험에서 고려대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입학생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데다 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경영대 동문들의 물심양면 후원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균관대는 76명(8.36%)의 합격자를 내면서 단독 3위에 올랐다. 최근 5년간 누적 합격자 수에서도 389명(8.43%)으로 3위를 고수했다. 성균관대는 2014년 수석과 최연소, 최고령까지 모두 싹쓸이했고, 지난해도 수석을 배출하는 등 공인회계사시험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올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합격자 배출 상위 3개 대학의 전체 합격자 비중이 32.12%(292명)로 지난해(27.59%, 253명)에 비해 약 5%포인트 증가했다. 이같은 비중은 직전 5년(2011∼2015년)간 평균 32.43%와 비슷한 수치다.

이들 상위 3개 대학의 합격자 수가 2010년 37.25%(355명), 2011년 37.57%(361명)로 10명 중 약 4명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지만 2012년 31.56%(315명), 2013년 33.30%(301명), 2014년 31.94%(283명), 2015년 27.59%(253명) 등으로 이들 대학의 비중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반짝 반등했다.

지난해 두각을 드러내면서 성균관대와 공동 3위에 올랐던 중앙대는 올해 62명(6.82%)으로 한 단계 내려앉은 4위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누적 합격자에서도 314명(6.81%)으로 4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6위에 랭크됐던 한양대는 올해 57명(6.27%)으로 선전하면서 서강대를 누르고 5위로 올랐다. 경희대도 44명(4.80%)에서 57명(6.27%)으로 껑충 뛰면서 한양대와 공동 5위를 꿰찼다.

지난해 5위를 기록했던 서강대는 올해 55명(6.05%)에 그쳐 7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5년간 누적 합격자 수에서는 299명(6.48%)으로 5위 자리를 고수했다.

서울시립대는 지난해와 같은 44명(4.84%)의 합격자를 냈으나 순위에서는 7위에서 8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서울대는 올해 43명(4.73%)으로 지난해(3.71%)보다 선전했지만 순위는 같은 9위를 기록했으며 최근 5년간 누적 합격인원 216명(4.68%)으로 여전히 9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위를 차지했던 이화여대가 올해 31명(3.41%)으로 선전하면서 ‘톱10’ 진입에 성공했으며 최근 5년간 누적 인원에서도 147명(3.19%)으로 10위에 올랐다. 올해 수석도 이화여대 출신이 차지했다.

올해 상위 10위권 내에서 지방소재 대학은 전무했다. 지난해의 경우 경북대가 30명(3.27%)으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지방대학 유일하게 10위에 랭크됐지만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