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들, 로스쿨 교수 규탄 집회·삭발식 가져

2016-05-11     안혜성 기자

“교육부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도 반성 몰라”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로스쿨 교수들에게 로스쿨의 입시 공정성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집회가 열렸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10일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로스쿨 교수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날 집회에서는 황모(여)씨가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과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의미의 삭발식도 가졌다.

황씨는 “가장 공정해야 하는 법과 관련된 영역에서 자꾸 비리가 터져 나와 너무 걱정스럽다”며 “우리나라가 청년들이 떠나고 싶은 곳이 아니라 살고 싶어지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로스쿨의 불공정성이 객관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사기업에서도 부모를 등에 업고 들어오는 낙하산은 눈총을 받는데 법과 공직에서는 더욱 공정하고 엄격한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고시생 모임은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로스쿨 입시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로스쿨 교수들의 시각에 비판의 포화를 쏟아 부었다.

교육부는 지난 7년간의 로스쿨 입시 중 최근 3년간의 입시에서 사용된 자기소개서에 관한 조사를 진행해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한 24건의 불공정 사례를 발견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해당 로스쿨이 사전에 부모 등의 신상기재를 명문화하지 않았거나 정성평가의 특성상 부모의 직업을 기재한 것이 합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입학취소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로스쿨 협의회는 “로스쿨 입시의 공정성이 증명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일부 로스쿨 교수들은 “부모의 직업을 기개한 것은 학생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는지 알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직업을 기재하는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고시생 모임은 “교육부의 발표는 로스쿨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번 조사로 인해 그간 로스쿨이 얼마나 제대로 된 기준 없이 교수 마음대로 학생들을 선발해 왔는지 명명백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교수들이 기준도 없이 제멋대로 학생들을 선발해 왔기에 입시부정이 있었어도 인과관계를 밝히기 힘들고 처벌도 어렵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로스쿨 교수들은 로스쿨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망발을 일삼고 있다”며 “고입, 대입, 공기업 이사 등 어디에서도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직업을 기재하는 것이 허용되는 선발 과정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로스쿨은 그간 100억여원에 가까운 국민의 세금을 받으면서도 등록금을 연평균 1,500만원에 달하도록 꾸준히 인상시켜 서민 자제들의 앞길을 막아온 책임, 불투명하게 입시를 운영해 국가적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시생 모임은 로스쿨 교수들이 로스쿨 제도의 최고 수혜자이자 기득권으로 자리 잡았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과거 학부 교수였던 이들은 로스쿨 교수가 되면서 3배 오른 연봉을 받게 됐고 입시와 학점 부여, 검사임용추천권 등 법대 교수 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막강한 권력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정원 대비 75%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스쿨 입시를 통해 실질적인 법조인 선발이 이뤄지는 셈이고 이 과정에서 로스쿨 교수들이 전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곧 장래의 법조인을 마음대로 선택하게 된다는 것. 또 로스쿨 교수들이 부여하는 학점이 판검사 임용과 로펌 채용 등에 반영된다는 점에서도 학생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들은 집회 과정에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책임을 서울대 로스쿨 한인섭, 성낙인, 조국 교수 등에게 묻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특히 성낙인 총장은 딸이 김앤장에 취업했으나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소위 ‘입도선매’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고시생 모임은 “로스쿨 교수들은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1년 평균 1,50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학비를 부담케 하면서 제자들이 졸업 후 빚더미에 앉게 되는 말든 안중에도 없이 돈이 없으며 대출을 받아서라도 들어오라고 한다”며 “그나마 이조차도 부담할 형편이 안 되는 서민 가정 자제들에게는 법조계 진출의 길을 아예 막아 버렸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들은 특히 올해 로스쿨에 지원되는 예산이 5배 증액된 점을 지적하며 “로스쿨 교수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국민 모두를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시생 모임은 “로스쿨 제도 유지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오직 일부 특권층과 로스쿨 교수들 뿐”이라며 로스쿨의 폐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