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1차시험 “지난해보다 무난”

2016-04-23     안혜성 기자

회계학 난도 조정…체감난도 하락 주원인
과목별 반응 분분…‘시간 안배’ 당락 관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23일 치러진 세무사 1차시험 합격의 당락은 누가 시간 안배를 잘했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공업고등학교에서 만난 응시생들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무난했다”는 체감난이도 반응을 보였다. 다만 구체적인 과목별 난이도 반응은 응시생간 분분한 모습이었다. 일부 응시생들은 재정학, 세법학개론 등 과목에서 시간부족 문제가 컸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같은 응시생들의 반응을 종합했을 때 누가 전략적으로 시간 관리를 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체감난도가 지난해보다 낮아진 주원인은 회계학개론에서 난도 조정이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회계학은 매년 응시생들을 가장 애먹이는 과목으로 지난해에는 계산문제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며 예년에 비해서도 더 어려웠다는 반응을 끌어낸 바 있다. 기존에 출제되지 않던 유형의 문제가 출제된 점도 응시생들의 체감난도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지난해 회계학은 응시생들의 58.37%가 과락하는 결과를 내며 응시생들의 발목을 잡은 과목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라졌다. 시간부족 문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했지만 지난해보다 다소 완화됐고 문제 자체의 난도도 상대적으로 무난했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응시생 A씨는 “3~4문제 정도 생소한 문제가 있긴 했지만 올해 회계학은 전반적으로 무난했던 것 같다”는 응시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응시생 B씨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은 세무사시험의 고질적인 문제지만 그래도 올해는 지난해 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는 평을 내놨다. 올해가 첫 번째 도전이라는 C씨도 “아직 초시생이라 시간도 부족하고 아주 쉬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모의고사에 비해서는 쉽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회계학을 제외한 필수과목은 응시생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1교시 과목인 재정학과 세법학개론을 이번 시험의 당락을 가를 과목으로 꼽은 D씨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며 “제발 시간을 좀 늘려달라고 호소하고 싶은 심정”이라는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이어 “특히 세법학개론의 경우 보통 가장 공부를 많이 하고 중요한 파트인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를 뺀 잡세법을 먼저 푸는데 올해는 잡세법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정작 열심히 준비한 법인세 등 문제를 제대로 풀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응시생 F씨는 “세법에서 부가가치세를 먼저 푸는 전략을 잡았지만 막상 문제를 보니 어려워보여서 법인세와 소득세를 먼저 풀었는데 이 부분이 평소보다 쉬워서 시간안배에 큰 도움이 됐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재정학의 경우 몇 문제가 좀 낯설었지만 그래도 풀만 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응시생 G씨가 꼽은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재정학이었다. 그는 “올해가 첫 시험이라 잘 모르겠지만 재정학이 생소한 문제도 많고 시사적인 내용도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는 견해를 보였다.

선택과목은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상법과 민법, 행정소송법 모두 기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출제를 보여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어렵지 않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 응시생들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난도가 하락했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보다 1차시험 합격자가 다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질지 그 결과는 오는 5월 25일 공개된다.

한편 지난해 1차시험은 난도가 크게 상승하며 전년도에 비해 합격자가 324명이 줄었다. 응시생 8,435명 중 1,894명이 합격한 결과다. 합격률도 30.64%에서 22.45%로 대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