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법시험 청년들의 꿈 가로막은 이상민 의원

2016-03-25     법률저널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기존 지역구인 대전 유성구에서 분구된 유성을에 단수공천됐다. 이상민 의원은 4선에 도전하는 셈이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대전시교육감을 지낸 김신호 전 교육부차관을 공천했다. 유성을 지역구는 대덕특구 등 연구단지와 대학교가 밀집돼 있어 고학력자와 젊은 유권자 비율이 높아 야세가 강한 곳이다. 하지만 최근 다선 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결과를 점치기 어려워졌다. 특히 노은동, 관평동 일대의 대단위 신흥 개발지역의 여론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당초 새누리당은 이상민 의원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한 맞춤형 후보를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국정 발목만 잡고 민생을 외면했던 야당 의원들의 지역구에는 킬러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이상민 의원이 법사위원장하면서 국정 발목을 많이 잡았다”고 노골적인 ‘이상민 킬러 공천’을 천명하기도 했다. 경쟁력있는 후보를 세워 이상민 의원을 낙선시키겠다는 취지로 전략공천 방침을 밝혀 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흐지부지됐다. 지역구 새누리당 예비후보였던 김 후보가 그대로 공천이 확정됐다.

20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법사위에 계류 중인 6건의 사법시험 존치 법안도 19대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법사위 계류 안건 처리를 위한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는 4월까지는 사실상 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지난해 10월에서야 ‘사법시험 존치’ 법안에 대해 첫 논의에 들어갔다. 19대 국회에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된 지 약 1년 8개월 만의 일이다. 가장 먼저 발의된 함진규 의원의 법안을 기준으로 하면 593일 만에 국회 상임위에 상정돼 정식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또 다시 공청회로 지연시켰다.

당시 19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점과 시간이 지연되면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사법시험 존치 법안들도 자동폐기 된다는 점에서 공청회가 ‘시간끌기용 꼼수’라는 의혹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그간 숱한 공청회와 여론조사기 이뤄졌지만 깡그리 무시하고 또 다시 공청회를 개최한 것은 결국 시간끌기였던 셈이다. 시험을 목전에 두고 일분일초도 허비할 수 없었던 고시생들이 조속한 법안 심사를 촉구하며 한달이 넘도록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며 토했던 절규를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법안의 발목을 잡고 외면했다. 

결국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입장’을 밝히자 이상민 위원장은 또 다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가 결단을 내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법무부·교육부·대법원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협의체를 구성하고, 국회 내에도 협의체나 자문기구를 구성하겠다며 법무부의 발표를 무력화시켰다. 자문기구 구성마저 약 3개월을 끌었고 지금껏 1차 회의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자문기구 핑계로 또 다시 사법시험 청년들의 꿈을 짓밟고 있는 셈이다. 사법시험 존폐와 로스쿨제도 개선방안 등 방대한 주제를 다루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 관련 논의는 20대 국회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답답한 수험생들이 또 다시 거리로 나왔다. 지난 22일 사법시험 수험생들이 이상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시 유성구 관평동 일대를 행진하며 사법시험 존치의 조속한 확정을 호소했다. 무력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절규뿐이었다.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수험생들을 위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다른 길도 만들어달라는 간절한 마음뿐이었다. 이상민 의원은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막았다고 속으로 자축할지 모르겠다. 국회의원도 3선까지 제한을 한다면 4선에 도전하는 이상민 의원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사법시험 수험생들의 꿈을 가로막은 채 자신의 꿈을 위해선 4선까지 도전하는 이상민의원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