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공부가 잘 안되더라도 눈으로라도 책을 보라

2016-02-25     법률저널

○○○/국가직·지방직·서울시 일반행정직 9급(2015년 합격)

♣ 인사말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 국가직 9급, 지방직 9급, 서울직 9급을 합격했습니다. 수험기간은 2015년 1부터 6월까지이며, 운이 좋게도 단기간에 합격했습니다. 정책브리핑 사이트에 저의 합격수기가 게재된다는 것이 현재까지 믿기지 않지만 저의 합격수기가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수험생활

저는 서두에 언급했지만 정말 운 좋게도 단기간에 여러 개의 시험에서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1월 공부의 시작에 앞서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그 전부터 주변에서 많은 정보를 수집해 저만의 전략을 세웠습니다. 2015년에 실시하는 9급 시험을 목표로 하고, 그 다음 해에는 7급을 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과는 다른 단기전략이 필요했고, 흔히 말하는 실강보다는 인강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노량진에서의 실강은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준화된 커리큘럼이라고 생각되어 독서실에서 인강+독학 위주의 전략을 미리 세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 시작 전 저의 실력체크가 필요했고, 기출문제를 풀어 본 결과 영어와 한국사는 어느 정도 지식이 있었고, 나머지 과목은 원점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공무원 커뮤니티와 주위 준비생들의 조언을 구해가며, 과목별 대표 강사님을 알아내어 공단기 1년 프리패스과정을 11월에 사전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합격수기를 읽으며 그들이 어떻게 공부했는지,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아내 그것을 추려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우선적인 전략이지만 생활을 단순화해 공부에 최적화시키는 것입니다. 공무원 공부는 누가 책을 의자에 앉아 더 오래 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 신경을 공부에 집중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 외에 것들은 배제하거나 단순화시켰습니다. 우선 핸드폰은 데이터를 차단한 채 문자로 생활했고, 주위 친구들은 간간히 문자로만 연락하고 지냈습니다. 또 일과는 독서실과 집의 반복으로 그 생활을 적응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둘째,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의 평균 합격기간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까지라서 매우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 만큼 장기간에 걸쳐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유지해 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또 수능이 응용능력을 요구하는 것과는 달리 공무원 공부는 암기를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암기라는 것은 반복만이 답이기 때문에 수험생의 꾸준함은 필수적이었습니다.

셋째, 자신만의 커리큘럼, 즉 전략을 수립해 자신감을 갖는 것입니다. 노량진에 가보면 수많은 학원이 수험생들을 상대로 학원 커리큘럼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 올라온 합격수기를 읽다보면 수많은 합격생들의 전략을 보게 됩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공부에 앞서 또 공부를 하면서도 자신의 전략에 대해 의문부호를 갖고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간단한 예로 흔히 하는 고민으로 실강과 현강, 독서실과 집, 그리고 공부습관 등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답은 오로지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누적되고 터득된 공부습관이 다르므로 어떤 공부스타일에 맞는지는 본인만이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좋은 전략을 따라 한다고 해도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본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면 그게 합격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월별로 저만의 계획을 수립해가며 꾸준히 전략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처음 두 달은 개념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두 달간은 인강 위주로 하루 2과목씩 공부했습니다. 별도로 영어는 꾸준히 매일 조금씩 했습니다. 처음 두 달은 하루 공부시간을 11~12시간으로 잡고 개념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독학 위주의 공부로 하루의 공부시간도 13시간을 기본으로 하되 기본서를 위주로 한 독학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국어

국어는 수능공부를 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공무원 국어를 풀어본 결과 수능과 달리 지식형 문제가 절반가량 된다는 것을 알고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먼저 공단기 프리패스로 이선재 강사님의 기본서와 기출을 구입한 뒤 기본서 기출을 터득하고 그 뒤로는 기본서 위주로 계속 공부를 했습니다. 워낙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문제보다는 기본서를 계속해서 봐주는 것이 유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국어 기본서들이 기출문제를 다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기출문제집을 여러 번 보기보다는 계속 기본서를 붙들고 있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됐습니다. 그러면서 기본서를 위주로 해주되 중간에 쪽지모의고사나 하프 및 동형으로 감을 유지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수험생들이 국어공부에 대해 가장 질문하는 것이 ‘어떤 것을 공부하고 버려야 되나?’일 것입니다. 외래어부터 시작해 한자 및 한자성어, 고유어 등 시험 20문제에 비해 기본서 책이 두꺼운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여기서도 본인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사실 한자와 고유어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버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시간을 거의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다른 외래어나 표준어 맞춤법은 확실히 해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 그래서 한자가 나오지 않은 국가직 국어는 90점에 비해 지방 서울직은 80점, 85점을 맞았습니다. 이 부분은 수험생들이 참고해 잘 선택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영어

많은 수험생들이 가장 고민하고 어려워하면서 공무원 공부 중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영어라고 생각합니다. 또 영어의 난도가 그 해 시험의 당락을 결정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영어의 중요성이 높은데 사실 영어는 개인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보편적인 공부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개인의 영어 실력이 어떤 상태에 있고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 판단해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수능 때 한 영어실력과 토익공부를 해서인지 단어와 독해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문법과 숙어과 쥐약이었습니다. 그래서 단어와 독해는 따로 큰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매일매일 꾸준히 조금씩 했고, 문법은 인강을 통해 확실히 개념을 다져놓고 수많은 문제들을 통해 숙달시켜줬습니다. 숙어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영어는 다른 과목과 달리 개념이 시험에 나오는 과목이 아니어서 단기간의 점수가 오르지 않는 과목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점수가 나올 때까지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해주는 것이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한국사

역사는 가장 자신이 있었고 좋아하는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 국사 또한 처음에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른 시험과는 달리 매우 지엽적인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반복만이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사는 9급 기준으로 했을 때 난이도가 쉽게 출제되면 문제의 80~90%는 개념서에서 그대로 쉽게 출제되고 몇 문제는 어렵게 출제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많은 수험생들이 한국사는 높은 점수를 받아 전략과목으로 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사는 높은 점수를 받아두는 것이 중요한데 그 전략은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의 반복입니다.

역사라는 것은 결국 흐름이기 때문에 흐름이라는 큰 토대를 다져둔 뒤 그 안에 있는 사건들을 수많은 회독을 통해 연결고리를 만든다면 역사를 어려워하고 싫어했던 수험생들도 높은 점수 받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 있다면 앞에 언급했던 무한반복입니다. 한국사도 선사시대부터 현대사까지 결국 암기의 연속이기 때문에 외울 것도 많을뿐더러 설상가상으로 휘발성도 매우 강합니다. 그러므로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는 최대한 기본서를 많이 봐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정학

행정학은 가장 어려웠는데 사실 시험 전날까지 불안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처음 개념 인강을 듣고 독학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불안했고 과목의 내용들이 흥미도 없고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회독을 늘리고 공부하다보니 점수가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두꺼운 기본서에는 수많은 학자들의 이론이 존재했지만 시험문제의 어느 정도는 기출에서 나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고득점을 위해서는 기출에 나오지 않은 부분까지도 봐줘야 하기 때문에 행정학도 결국 기본서의 반복이었습니다. 대신 한국사가 암기의 반복이었다면 행정학은 물론 이해+암기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냥 암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행정학은 회독을 늘리면서도 책 읽는다는 느낌으로 장을 넘겼습니다. 빠르게 여러 번 보는 것이 저의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시험이 다가오면 중요하게 암기해야 둘 것들은 노트나 붙임쪽지에 적어놓아 따로 외웠습니다.

행정법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는 과목이지만 알고 보면 가장 쉽고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행정법은 법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에 나오는 단어들이 매우 생소해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배우다보면 단원과 단원이 연결되고, 긴 선택지와 지문에 비해 답은 명확하게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예로 당·부당, 민사·행정, 위법·적법, 일수 등이 있는데 문제를 보면 어렵게 느껴지지만 고득점이 유리한 과목입니다. 이를 행정법 강사님들도 알고 계시기 때문에 강의에서 강사님들이 지시하는 대로 간다면 무난히 고득점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정법이야말로 기출지문이 그대로 반복돼 출제될 만큼 기출의 중요성이 큰 과목이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완벽하게 터득한 뒤, 기출에 있지 않은 판례들과 강사님이 짚어주시는 부분들을 숙달하시면 완성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나만의 공부 노하우

노하우라는 타이틀이 안 맞기는 하지만 첫째는 복습의 중첩화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 본격적인 공부 시작에 앞서 일어나서 1시간가량 전 날 공부했던 내용을 빠르게 복습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버거웠지만 공부하다보니 했던 내용이라 수월해졌고 바로 다음날 내용들이 상기됐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계획대로 공부하다가 일요일은 오후 전까지는 그 주에 내용들을 또 빠르게 복습했습니다. 사실 복습이라기보다는 한번 읽는다는 느낌도 있지만 이렇게 계속 누적복습을 하다보면 분명 나중에 큰 효과를 거두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단기간에 여러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여러 가지의 책을 보거나 내용을 왔다 갔다 했다기보다는 체계적인 복습전략을 마련한 것이 큰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한 과목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은 것과 공부시간에 목매지 않은 것입니다. 8시간에서 14시간까지 각자 수험생들의 공부시간도 매우 다양할 텐데 한 과목을 4시간 이상 공부하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마련입니다. 다른 과목으로 환기시켜주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오랜 공부시간을 위한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타이머로 본인의 공부시간을 재는 분들이 많으신데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본인의 공부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공부시간은 과목별, 또 단원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어느 정도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을 고려해가면서 융통성 있게 공부시간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공부가 안된다고 느껴질 때에도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는 끈기입니다. 소위 말하는 슬럼프가 찾아오는 시기가 수험생마다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상황이 왔었는데, 어떤 강사님이 강의 중에 “공부가 잘 안되더라도 눈으로라도 책을 보는 것, 그것 또한 공부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 또한 강사님 말씀대로 눈으로라도 본다면 그것 또한 공부고,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슬럼프라는 명목 하에 공부를 내팽개치고 쉰다면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합리화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대안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수험생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 힘들었던 점

공무원 시험 준비는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길이고 진로를 이쪽으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목표의식이 있어서인지 사실 공부하는 자체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그동안 몰라왔던 제 주변에 가장 가까운 사람인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제가 항상 7시 반에 일어났는데 저희 어머니는 가게일 때문에 수험생인 저보다 30분을 일찍 일어나시고 항상 저보다 늦게 주무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힘내라며 아침밥은 꼭 챙겨주시던 분이었습니다.

독서실을 나서거나, 어쩌다 주말에 친구를 만날 때에 쥐어주시던 지폐가 얼마나 부모님의 은혜고 마음인지 깨달았습니다. 또 부모님을 뵐 때마다 그전에는 미처 몰랐던 흰머리가 어느 순간 보이기 시작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한번은 어머니가 쓰러지셨던 적이 있었는데 혹여나 공부에 방해 될까 봐 신경 쓰지 말라던 어머니의 모습에 독서실에 와 혼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어린 편이라 부모님께서 수험에 필요한 돈을 다 마련해주셨는데 공부하는 동안 이렇게 믿고 기다려주셨던 분들에 대해 보답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 맺음말

지금 이 순간에도 시험을 앞두고 불안한 수험생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하지 않은 수험생이 있다면 그건 아무래도 거짓말일 것입니다. 누구나 당연히 불안해하지만 관건은 그 불안함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자신감을 잃지 않고 그 불안에 대처하며 본인이 세운 계획에 계속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노력하는 사람에게 결실이 있기를 바라며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 정책브리핑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