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 눈에 보는 2015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2015-12-15     안혜성 기자

지원자 수 급증…평균 경쟁률 ‘22.8대 1’ 기록
2차시험 출제경향 변화…면접 공직가치관 중점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2015년의 숨 가쁜 시험일정도 대부분 마무리가 돼 가고 있다. 오랫동안 노력한 결실을 맺은 합격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내년의 새로운 도전을 향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번을 싸워도 모두 이길 수 있다는 말인데 이는 수험에서도 매우 중요한 격언이 아닐 수 없다. 준비하고 있는 시험의 특징을 살피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는 것은 효율적인 수험 준비를 위한 첫 걸음이다. 이에 법률저널에서는 수험생들의 수험 준비를 돕기 위해 2015년에 시행된 각 시험을 총정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5급 국제통상직 선발인원 감소 영향 경쟁률 쑥~”

올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은 지난해에 비해 경쟁률이 급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5급 공채 국제통상직 선발인원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외교관후보자 시험은 도입 첫 해인 지난 2013년 45명 선발에 975명이 지원하며 21.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치러진 외무고시와 별도의 일정으로 진행된 점, 새로운 제도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한 결과 지원자들을 끌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 분야별로는 일반외교의 경우 31명 선발에 894명이 원서를 접수한 결과 28.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역외교는 평균 7.3대 1, 외교전문은 3.8대 1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지원자가 절반 수준으로 줄며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다. 이는 수험생 상당수가 5급 공채 국제통상직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1년간의 교육을 수료한 후 성적에 따라 외교관으로 임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수험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외교관후보자 시험은 39명 선발에 559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14.3대 1이었다. 지원자 대다수가 몰리는 일반외교는 30명 선발에 509명이 지원, 17대 1의 경쟁률을 형성했다. 지역외교 경쟁률은 평균 7.2대 1, 외교전문은 3.5대 1로 나타났다.

올해는 다시 경쟁률이 반등했다. 외교관후보자 수험생들의 선택의 폭이 줄어든 결과로 볼 수 있다. 대체 선택지라고 할 수 있는 국제통상직 선발인원이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합격의 문이 넓은 외교관후보자 시험으로 수험생들이 다시 시선을 돌리면서 37명 모집에 844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 결과 평균 2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시행 이래 가장 치열한 경쟁을 치렀다.

구체적인 경쟁률을 살펴보면 △일반외교는 31명 선발에 749명 지원, 24.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외교 분야에서는 △중동 18.5대 1(2명 선발, 37명 지원) △아프리카 13대 1(1명, 13명) △중남미 18대 1(1명, 18명) △러시아·CIS 9대 1(1명, 9명)이었다. 외교전문 분야는 △경제·다자외교 18대 1(1명, 18명) 등이었다.

“2차시험 ‘한 줄짜리 약술형’ 등 출제경향 확 달라져”

이번 외교관후보자 2차시험은 예년과 전혀 다른 출제경향을 보이며 응시생들을 당황케 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의 문제가 사례형으로 구성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약술형의 문제가 다수 출제되고 문제의 주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나왔다는 것이 응시생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내용은 쉽지만 문제 자체가 어려운 유형의 경향을 보인 것에 비해 올해는 해당 부분을 알고 있으면 답을 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전혀 쓸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았다는 평을 얻었다.

과목별로는 먼저 국제정치학에서는 지난 2년간 출제되지 않았던 외교사 문제가 출제됐다. 더욱이 1문에서 크림전쟁에 대해 기술하는 문제가 나왔고 2문도 주제와 관련된 역사적 사례를 서술하도록 하는 등 외교사 문제의 비중이 컸다.

국제법은 약술형 2문제와 사례형 1문제가 출제됐다. ICJ(유엔국제사법재판소)의 잠정조치에 관한 문제와 허용보조금에 관한 문제가 약술형으로 출제됐다. 두 문제 모두 문제의 길이가 한 줄을 넘지 않는 유형이었다.

이번 시험에서 응시생들이 가장 애를 먹었던 과목은 경제학이다. 응시생들이 잘 보지 않는 비전통적인 주제에서 출제됐을 뿐 아니라 시간도 크게 부족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통합논술은 지난해의 시간부족 문제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주어진 시간에 비해 문제가 너무 많아 외교관으로서 갖춰야 할 깊이 있는 지식을 측정하기에 부족했다는 반응이 다수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제시문의 길이가 다소 줄어드는 등 변화를 보이며 문제를 풀 시간은 충분히 확보된 모습이다. 각 전공과목의 ‘통합’이라는 부분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평이 많았다. 다만 난민과 민간군사기업 등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는 등 주제에 관해서는 지나치게 지엽적이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결과는 일반외교 분야와 지역외교, 외교전문 분야에서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일반외교의 경우 합격선이 소폭 하락하며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냈지만 지역외교와 외교전문 분야는 합격선이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

일반외교의 합격선은 61.1점으로 지난해의 62.6점에 비해 1.5점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전원과락으로 합격자를 내지 못한 지역외교는 6명의 합격자를 냈으며 이들의 합격선은 48.25점이었다. 아프리카도 52.62점에서 59.5점으로 합격선이 크게 높아졌다. 중남미와 러시아・CIS도 52.33점에서 58.75점으로, 55.83점에서 57.5점으로 각각 상승했다. 외교전문 분야는 지난해 경제외교와 다자외교로 나눠 선발하던 것을 올해 졍제・다자외교로 묶어서 선발을 진행했다. 지난해의 경우 경제외교는 45.58점, 다자외교는 전원과락이라는 결과를 냈지만 올해는 50점의 합격선을 형성했다.

“면접, 공직가치관 평가 강화…상황제시형 질문 증가”

정부의 공무원시험 면접강화 기조에 따라 외교관후보자 면접시험은 2일에 걸쳐 치러졌다. 응시생들은 예년과 달리 응시생의 경험보다 공직가치관 평가에 중심이 맞춰진 면접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면접 첫날 개인발표에서는 한 국가의 경제규모와 인구, 정치상황 등의 자료를 제시하고 해당 국가와 어떤 종류의 협력을 가장 먼저 진행할 것인지가 주제로 제시됐다. 응시자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고 3인의 면접관이 발표 내용에 관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이어진 직무능력면접은 사전조사서에 기재한 질문을 기초로 진행됐다. 첫 날과 둘째 날 모두 별도의 사전조사서가 주어졌고 첫 날에는 △거란의 침입에 외교적 협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서희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외교관의 자세와 △재외동포와 관련된 정책을 제시하고 세계한인의 날을 지정한 의미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 △개발도상국인 가상의 국가에 파견됐는데 해당 국가가 임나일본부설 등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됐을 때 2등 서기관으로서 대처 방법 등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직무 역량과 대처능력을 평가하는 질문이 제시됐다.

면접 둘째날은 집단 토론과 공직가치관 및 인성 면접이 진행됐다. 집단 토론은 5~6인이 한 조로 편성돼 사전준비 30분, 토의 60분으로 나눠 북한을 이탈해 중국에 있는 탈북주민에 대한 조치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공직가치관과 인성을 평가하기 위한 개별면접은 40분간 진행됐다. 사전조사서는 △언제부터, 왜 외교관이 되고 싶었고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외교관으로서 필요한 자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느꼈던 경험 등의 질문으로 구성됐다.

응시생들은 예년의 개인면접이 개인적인 경험 등을 묻는 질문이 많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전조사서가 다소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질문 위주로 이뤄졌고 실제 면접에서도 경험 등에 대한 질문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내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은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원서접수를 받는다. 1차시험은 3월 5일이다. 2차시험은 5월 12일에서 13일, 면접시험은 9월 9일에서 10일까지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