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수험생들의 노력

2015-07-31     이인아 기자

[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올 국가직 9급 면접이 25일 끝이 났다.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서울 aT센터에서 직렬별로 진행된 국가직 9급 면접은 엄숙하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면접시험이니만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기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뭔지 모를 무게감이 더해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올 국가직 9급 면접을 강화한다는 인사혁신처의 발표를 들었기에 기분 탓에 그런 것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는 면접을 마치고 생글생글한 미소를 지어보인 수험생을 이따금씩 볼 수 있었던 반면 올해는 미소대신 정말 눈물 흘려 삼키는 수험생, 눈물을 흘리진 않았어도 눈물이 고여 눈가가 붉어진 수험생들을 볼 수 있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수험생에 면접이 어땠는지 물어보는 것은 참 인간적으로 못할 짓이다 싶고 얼마나 많은 수험생들이 그간 눈물을 흘렸을까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해봤던 것 같다. 속상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준 수험생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올해 국가직 면접은 시작 전부터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이 나왔고 면접이 끝난 지금도 면접에 대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면접에 대한 카더라 소식도 언뜻 들리긴 하지만 확정된 내용이 아닌 이상 기자 역시 불필요한 말은 접기로 했다. 면접은 면접위원의 주관적인 평가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미흡을 받았고 무엇 때문에 우수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일선 공무원들도 면접위원의 권한으로 이뤄진 평가에 대해서는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가 없을 것이다.

다만 올해 면접을 진행키 위해 인사혁신처가 많은 고심을 했고 주관은 인사혁신처가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부처의 의견과 인사혁신처 상위기관의 의견도 일부 포함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을 짐작은 해볼 수 있겠다. 적어도 면접에서 애국가 가사와 태극기에 대해 묻는 것, 국가를 상징하는 5가지를 묻는 것, 웹서핑 중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기사나 사진을 볼 때 취하는 행동을 묻는 것 등 퀴즈형 질문이 과연 인사혁신처가 원래 의도한 대로 질문이 애초부터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소위 시간을 맞추려 급하게 만들어진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지난해는 9급 면접에서 상황제시형 질문이 강하게 나옴에 따라 확실히 이전보다 면접이 달라졌고 우수인재를 뽑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올해는 5분 스피치 도입 및 심층 개별 면접 등 9급 면접을 더 강화하겠다는 기관의 의지가 있었으나 모르긴 몰라도 3자 입장에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봤을 때는 지난해와 같이 호평만 나오지는 않는 듯 한 분위기다. 이에 내년 국가직 9급 면접은 당초 취지대로 더 강하게 면접이 진행될 수도 혹은 올해와 같이 비슷하게 이어질 수 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취재 중 기자는 이번 국가직 9급 면접을 그래도 잘 봤다고 느끼거나 앞서 진행된 세무직에서 최종합격한 사람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학교 입학 때부터 시험을 준비해 졸업과 함께, 혹은 졸업 전에 합격한 수험생도 있을 것이고 졸업 후에도 몇 년 공부를 한 뒤 합격한 수험생, 그리고 회사생활을 하다가 회의감을 느껴 공무원시험에 도전한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합격을 했네, 못했네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결과를 떠나서 과정만을 보면 그 누구하나 헛된 시간을 보낸 수험생은 없는 것 같다. 물론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 곧 과정이었고 노력의 양이 그 정도뿐이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번 면접시험장에서 기자는 참 우여곡절 끝에 세무직 9급에 합격한 한 수험생의 역투를 전해 듣게 됐다. 은행권에서 일을 하다가 나와 사업을 했지만 실패를 한 후 알바를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올해 최종합격의 기쁨을 안게 된 사연이다. 물론 우여곡절을 겪었던 시간만큼 나이가 꽤나 들었고 먹은 나이만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할 수 있었던 용기, 기어이 목표한 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 능력에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다. 기자도 공무원 합격수기를 가끔 읽고 현실적으로 와 닿는 좋은 글이 있으면 주위에 추천을 하기도 한다. 어느 한 날에 합격자 명단이 쭉 발표되고 신문사들은 얼마나 그것을 빨리 기사화하느냐에 사활을 걸지만, 요즘에는 기사를 쓰면서도 합격자 명단에 든 사람들이 새삼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국가직 면접장을 둘러보면서 이런저런 모습을 봤고 이런저런 말들을 들으면서 평범한 사람이 출세하는 길은 정말 노력이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올 주요 시험이 끝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내년 시험을 위해 분주한 수험생들은 흔들리지 말고 더욱 공부에 박차를 가했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