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協 “성격 다른 사법시험과 비교 말라”

로스쿨은 사회적 합의...제도 취지 이해해야

2015-05-28     이성진 기자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동아일보가 23,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긴급 현안 여론조사이라며 “로스쿨에 집안배경 작용” 88%… ‘현대판 음서제’ 불신 팽배, 국민 75% “사법시험 폐지 반대”라는 결과를 28일 보도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를 반기며 사법시험이 존치돼야 한다며 성명을 낸 반면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일동(이하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신영호)은 유감을 표명했다.

협의회는 “로스쿨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교육부, 법무부, 법원행정처,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의 합의를 거쳐 출범했고 특히 10여 년에 걸쳐 선진국 사례를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으며, 무엇보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설계했다”며 “교육부 장관은 국민을 위한 원활한 법률서비스 제공 및 법조인 수급상황 등의 여러 제반사항을 고려하여 2,000명이라는 입학정원을 정했으며 법령상 사법시험은 2016년도 1차 시험 및 2017년도 2,3차 시험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스쿨이 계획대로 정착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사법시험 존치에 대해 또다시 운운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또한 악의적으로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흔들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것은 로스쿨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이끌려는 책동이라고 우려했다.
 

로스쿨 입학 절차 공정성 시비에 대해 “로스쿨은 법률에 의거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입학전형 계획을 수립해 매년 시행하고 있고 학부보다 더 엄격·공정한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며 “특히 로스쿨이 출범한 2009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입학전형에 대한 불공정성에 대한 이의제기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로스쿨법에서는 ‘법학 지식을 평가하여 그 결과를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를 로스쿨측이 임의로 반영하지 않는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기회의 균등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협의회는 “로스쿨은 학사학위 취득 대상자로 운영되는 전문대학원 체제의 교육기관으로서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을 과거와 비교했을 때, 능력과 의지만 있다면 대부분 대학에 입학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형편이 어렵다면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국민 누구나 실력과 능력만 있으면 법조인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경제적 약자들의 특별전형을 통한 입학과 안정적인 학업 수행을 위해 여러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놓았고 이를 통해서 경제적 약자들도 법조계로 어렵지 않게 진출할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학점은행제도 및 독학사 제도를 통해 로스쿨에 입학해 법조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학생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로스쿨 입학생과 사법시험 합격자의 매년 평균 출신대학 수를 비교하면 로스쿨이 사법시험의 약 2.2배로 진입 장벽이 훨씬 낮아져 기회 균등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로스쿨 입학생은 국내대학 104개교, 국외대학 70개교인 반면 사법시험 합격자는 각 76개교, 38개교라는 것.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서도 “사법시험은 선발시험이기 때문에 성적 공개는 당연한 반면 로스쿨 체제에서의 변호사 시험은 자격시험”이라며 일축했다.

이어 “변호사시험은 변호사로서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검증하는 시험이며 또한 25개 로스쿨은 동일한 기준으로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따라서 로스쿨 3개년의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평가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만약 변호사시험의 성적을 공개하게 된다면 이에 따른 부작용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학생들은 로스쿨 설립 본래 취지인 다양한 과목과 특성화·선택과목을 등한시하고 변호사 시험과목에만 매몰돼 로스쿨 교육이 파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또 “성격이 다른 제도를 두고 실력 우열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논의 사항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