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벽에 몰린 사시생들, 로스쿨行?

2015-05-22     이상연 기자

로스쿨 의향 ‘있다’ 10.8% ... ‘없다’ 59.9%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마지막 한번 더 도전하는 모험을 할지, 아니면 로스쿨로 방향을 전환할지 이를 놓고 심사숙고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로스쿨에 진학을 하기에는 나이, 학교성적과 영어성적 등 여러 스펙면에서 불리할 것 같습니다.”

올해 4시로 사법시험 제2차시험을 한달 남짓 남겨두고 고시촌에서 만난 김모(35)씨의 말에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사법시험 수험생들의 깊은 고민이 묻어났다. 

현행 법령상 사법시험은 내년 1차시험과 2017년 2·3차시험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올해 1차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수험생들의 경우 이제 단 한번의 기회만 남은 셈이다. 

특히 사법시험 수험생들은 내년부터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각각 100명, 50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공부를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진로를 바꿀지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나마 젊은 연령층의 경우 로스쿨 등 다를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수험생들은 경제적인 부담은 차치하고서라도 학점 관리, 나이는 물론 쌓아놓은 변변한 스펙도 없는 탓에 로스쿨에 들어가기도 쉽지도 않은 상황이다. 

또한 나이도 하나의 장애 요인이다. 올해 사법시험 지원자의 평균연령이 무려 34세에 달했다. 사법시험 지원자의 평균연령이 2006년에 비해 무려 5.84세 오른 셈이다. 지원자 중 지원자 중 ‘열의 일곱’이 30대 이상에 속한다. 

이는 2009년 로스쿨이 개원함에 따라 3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사법시험 수험생들은 로스쿨로 점차 방향을 전환한 반면 30∼40대 이상의 수험생들은 여전히 사법시험을 고수하고 있는 것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사법시험에 목을 매야 할 처지다. 실제 사법시험 수험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로스쿨 지원’ 의향을 밝힌 수험생들은 일부에 그쳤다. 

법률저널이 올해 예측시스템에 참여한 379명의 사법시험 1차시험 응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로스쿨에 지원할 의향’을 묻는 설문에 ‘있다’고 답한 비율은 고작 10.8%에 그쳤다. 이는 2013년 같은 설문조사에 비해 무려 4.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로스쿨 개원 이듬해인 2010년에는 로스쿨 지원 의향을 밝힌 응답자가 17.6%에 달했지만 2011년 11.3%, 2012년 9.4%로 크게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3년 13.5%, 2014년 15.2%로 증가세를 보이다 이번에 또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로스쿨에 지원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수험생은 59.9%로 ‘열의 여섯’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 비해서 6.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로스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르겠다’고 답한 응시생은 31.2%에서 28%로 감소했다. 이는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대폭 축소되고, 사실상 한 번의 기회밖에 없는데도 로스쿨 진로에 대한 부동층이 감소하고 부정적인 의견이 더욱 증가한 것은 로스쿨이 고비용 구조인데다 로스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