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을 찾은 김무성 대표, 사시존치 견해 밝혀

2015-05-19     안혜성 기자

19일 고시촌 방문 “비정상 바꿀 용기 필요”
김학용 의원
“다음 임시국회서 논의 추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사법시험 존치 문제에 대해 “비정상을 바꿀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김무성 대표는 19일 고시촌을 방문해 사법시험 수험생과 지역주민들에게 오신환 의원의 당선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사법시험 존치 문제를 포함한 지역 현안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관악을 지역에서 27년만에 여권 후보로서 당선된 오신환 의원과 김학용 의원,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배의철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등도 함께 했다. 김학용 의원은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대표발의 했고 하창우 회장은 사법시험 존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회장으로 당선되는 등 사법시험을 존치시키려는 입장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이 날 간담회는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수험생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그동안 진행 현황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험생과 지역주민들은 “사법시험 존치는 지역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불공정성을 회복하고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의 균등을 찾는 국가적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같은 입장에서 하 회장도 “서민들의 희망의 사다리인 사법시험 존치를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새누리당의 정책으로 로스쿨과 병행해 사법시험을 반드시 존치할 수 있도록 김무성 대표가 힘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

배의철 부협회장은 지난해 현직 경찰로 복무하며 주경야독 끝에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김신호 경위, 41세에 공부를 시작해 56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오세범 변호사,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일과 공부를 병행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조영민 변호사의 사례 등을 통해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현 로스쿨의 문제점과 외국의 사례 등도 소개했다. 독일이 13년간 로스쿨 제도를 병행하다 양성 비용 과다, 법조인 질 저하 등을 이유로 기존 제도로 회귀한 사례와 일본 로스쿨 제도가 지원자 감소, 합격률 저하, 취업난 등을 이유로 로스쿨 통・폐합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를 전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사법시험을 폐지하는 것은 돌아갈 수 있는 다리를 태우는 것”이라며 “사법시험을 폐지한 후 로스쿨 제도가 실패하게 되면 국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의원은 “1호 법안으로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초안이 나왔고 이를 6월 중에 발의할 계획”이라며 “또 앞서 법안을 대표발의한 4명의 의원 등과 사법시험 존치 모임을 만들고 사법시험 제도 폐지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겠다”고 향후 사법시험 존치 추진 계획을 밝혔다.

김학용 의원은 현재 발의된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 의원은 “4건의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법안이 너무 많아 소위에서 우선시 다뤄야 할 의사일정을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위 의결은 거의 합의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 의원은 어떻게든 설득을 한다고 해도 나머지 의원들도 찬성을 해줘야 가능하다”며 “다각도로 해당 의원들에게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법시험 존치 법안들을 병합해서 가능한 한 빨리 의사일정을 잡아 다음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법시험 존치 의지를 뚜렷이 밝힌 오 의원, 김 의원과 달리 김무성 의원은 다소 우회적으로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견해를 나타냈다. 김 대표는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사법시험 존치를 반대하는 세력이 많다”며 “이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대표로서 입장을 확실히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합리적인 선택이 이뤄져야 하고 비정상이 있다면 이를 바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로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한편 김무성 대표는 4・29 재보선 당시 고시촌을 찾아 안상수, 홍준표 전 새누리당 당대표를 언급하며 “사법시험이 없었다면 이들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항상 생각했다”며 “힘겹게 사다리를 오르고 있는데 이것을 걷어차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