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묻다-형법 김재윤

2015-04-24     공혜승 기자

2015년도 공무원 시험이 급류를 타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수험가는 필(必)합격의 신념을 담은 채 저마다 시험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분위기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무원이나 해 볼까’라는 심정으로 도전하다간 큰 코 다치기 마련. 그러기엔 경쟁률이 높아도 너무 높다. 수십 대 1은 기본이요, 수백 대 1이 평균이다. 섣불리 2~3년 공부해서 붙기에는 난이도 또한 너무 높아졌다는 것. 그렇다고 작심하고 도전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그에 적합한 학습노하우도 필요할 터. 막연한 공부는 본인으로서는 고시낭인으로 전락하고 국가·사회적으로는 젊은 인재들을 손실하게 되는 셈이다. 하늘의 별따기라고 불리는 ‘공직입문(公職入門)’의 길(道). 수험가의 내로라는 기라성 같은 유명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의 비법과 조언을 들어보기로 한다. - 편집자 주-
 

“실전 위주의 
           기본 강의, 문·풀이 돼야 합격한다”

김재윤 강사(메가CST·형법)

2003년부터 강사생활을 시작해 13년차에 접어든 김재윤 강사. 그는 처음에는 입시학원에서 영어 강의를 하다가 공인중개사 민법을 거쳐 2005년부터 형법 강의를 시작했다.

형법 강의만 10년째 하고 있는 김 강사에게 형법에서 자리 잡게 된 계기를 묻자, ‘적성에 맞고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단순명료한 답을 했다. 그에게는 그저 직업으로서가 아닌 줄곧 관심사가 되어 온 형법. 그리고 이렇게 알면 알수록 재밌고 흥미로운 형법을 수험생들에게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는 김재윤 강사.

본지에서는 김재윤 강사를 통해 공무원시험, 특히 경찰시험 형법에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나아가 올바른 공부방법 등의 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판례를 베이스로 하되 직렬별 성향에 맞는 공부해야”

현재 공무원 시험에서 형법을 다루는 직렬은 크게 경찰직, 검찰직, 법원직 등으로 볼 수 있다. 직렬마다 고유의 특성 있는 만큼 형법이라는 같은 과목에서도 출제되는 성향은 차이가 있다.

김재윤 강사는 먼저 경찰시험의 경우 판례 위주의 실전적인 내용들을 다루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반면 검찰직은 학설부분(3~4문제)이 포함된다는 점, 그리고 법원직은 다른 시험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형벌론의 비중이 비교적 높다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강사는 “세 직렬의 공통점은 역시 판례 비중이 높다는 것, 판례가 중심이 돼야만 한다”면서 “직렬마다 가미되는 양념의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난이도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영역마다 차이가 있다고 봤다. 앞서 언급했든 비중이 높은 영역에 대해 심도 깊게 나온다고 풀이할 수 있다. 결국 판례 쪽은 경찰의 수준이 높고 최신판례가 자주 나오는 편이며 다른 두 직렬 또한 판례를 베이스로 하되 검찰직은 학설적인 부분, 법원직은 형벌론 부분을 보완, 즉 더 세밀하게 신경 써야 한다고 해당수험생들에게 당부했다. 때문에 이러한 직렬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공부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또 세 직렬을 모두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라면 이 부분을 모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형법은 쉽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접근해야”

현재 2015년도 경찰공무원 시험의 현황을 살펴보면 먼저 3,200명의 대규모 선발규모의 1차시험은 이제 최종관문인 면접시험까지 마치고 최종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오는 5월 30일 경찰 2차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다. 이번 2차 경찰시험 모집인원은 총 2,026명으로 일반 순경 공채 1,656명(남자–1,449명 / 여자–207명), 전·의경특채 370명을 선발한다.

이번 시험에 대해 김재윤 강사의 전망을 들어봤다. 김 강사는 “최근 경찰시험은 실전 위주의 판례를 바탕으로 한 출제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시험 역시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같은 출제는 경찰실무, 즉 수사에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적절한 출제라고 봤다. 수사든 재판이든 실무에 있어서 필요하지 않은 학설부분 등은 경찰공무원 선발하는 데에는 비중을 두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

지난해부터 선택과목이 되면서 수험생들은 형법을 배우지 않고도 경찰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수험생들이 형법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간결하고도 명확하다. 형법은 경찰실무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지식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승진시험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형법을 배우는 것의 의미는 매우 크다. 이러한 ‘사실’은 수험생들 역시 잘 알고 있으며 현재 전체의 90%가 넘는 수험생들이 형법을 선택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험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법과목이자 무거운 내용들을 담고 있는 형법에 대해 선입견들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재윤 강사는 “제가 봤을 땐 국어보다 쉬운 과목이 형법이다”고 말했다. 국어나 한국사의 경우 세세한 암기도 필요하지만 형법은 판례라 하더라도 90%의 내용들이 이해로 풀 수 있는 과목이라는 설명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형법에 대해 흥미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마냥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조금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 그는 “매일 뉴스에서 나오는 사건 사고들이 바로 형법이며 일상에서 어쩌면 가장 가까운 곳에 형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음먹기 따라서 가장 친밀한 과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소위 말장난 등의 꼬아서 내는 문제가 적고 굵직하게 나와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시간 소모가 적기 때문에 절약된 시간을 다른 과목 푸는데 쓸 수 있다는 점 또한 형법이 갖는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형법은 철저한 이해과목”

이렇게 흥미를 끌어올린 뒤에는 기본 강의를 통해 뼈대를 잡아야 한다. 형법의 경우 기본강의 5주 만에 치른 시험에서 75점 맞은 수험생들이 꽤 있을 정도로 기본기만 제대로 잡혀 있다면 응용이 가능하고 상식적인 측면의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는 편이다.

그만큼 뼈대를 잘 잡아놔야 한다는 것. 김재윤 강사는 기본기를 다질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개념의 이해’를 꼽았다. 용어의 뜻을 제대로 안다면 그것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굉장히 많다. 그는 “암기할 양은 4~5장이면 끝난다. 형법은 암기가 아니라 철저하게 이해과목에 속한다”고 단언했다. 대부분 ‘법과목’하면 조문 암기하는 것을 생각하는 데 오해이자 편견이라고.

또 하나의 오해가 형법은 총론과 각론 그리고 학설과 조문, 판례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목차만 보고 질려하는 수험생들이 많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실전적인 각론부터 배우고 나서 총론에서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총론부터 추상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배우기 시작하기 때문에 초반에 질려버린다는 것.

이같은 방법은 법대 교육에서부터 이어진 것인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법대생이 비법대생보다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도 이같은 교육방법에 원인이 있다고. 김 강사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태권도의 품세와 같다. 즉, 실전에서 쓰이지 않는 부분이다. 따라서 시험, 실제 대련에서 쓰이는 내용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개념의 정립을 한 뒤에는 ‘우리나라 대법원이 이 개념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즉 판례로 넘어가야 한다. 김 강사는 “판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사건 스토리를 잘 알고, 수험생 입장이 아니라 ‘대법관이라면 어떻게 판단을 하겠나’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상식에 부합하는 내용을 다루는 형법이기에 가능한 얘기다.

또한 방대한 판례의 양에 대해서는 시험에 나올만한 판례만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나머지는 그 원리를 응용하면 된다는 설명.

수험생들 중에는 학설을 알아야만 판례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김 강사는 이 또한 ‘오해’라며 손을 저었다. 오히려 반대로 모르는 것이 판례이해에 도움이 된다는 것. 학설은 학자들마다 견해가 다 다르고 주관적 견해이기 때문에 판례와 대립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수험생이 학설부터 보게 된다면 헷갈릴 가능성이 많다고 당부했다. 그는 “학설은 나중에 조미료 정도로 생각하면 되며 시험에 나오는 부분정도만 정리해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조언했다.
 

“기출 문제 형태 파악 후, 스스로 풀어보고 오답정리 확실히 해야”

판례까지 정리를 하고나서 해야 할 것은 바로 문제를 풀어보는 과정이다.

문제 풀이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 이상적인 순서는 그날 배운 부분의 기출 문제의 형태파악을 하는 것이 1단계, 그 문제를 스스로 풀어보는 것이 2단계, 그 다음 단계로는 틀린 것을 왜 틀렸는지 체크하고 보완하는 순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종종 빠뜨리는 부분이 바로 마지막 순서인데, 왜 틀렸는지 원인분석을 하고 이를 보완하는 과정은 필수적으로 해야만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험은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경향이 있다.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이해과목에서의 틀린 문제는 개념의 오해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해는 가만 놔둔다고 절대 풀리지 않는다는 것.

공무원시험은 1과목을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 5과목을 다 일정점수 이상을 맞아야 하는 특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고 수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동시에 빨리 합격하는 것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의 공통적인 바람일 것이다.

때문에 김 강사가 기본강의에 있어서 기본개념정리와 판례를 병행하는 것도 이러한 공무원시험 특성에 맞춘 강의법이다. 이러한 강의법은 개념이해가 바로바로 되니까 점수로도 빨리 나타날 수 있고 형법에서 줄인 시간을 다른 과목에 투자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강의에서부터 강의 수만 늘리고 학설 등 불필요한 부분까지 다 하게 하는 것은 장사꾼 심보라 생각한다”면서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빨리 합격하는 것일 텐데 이를 도와주는 것이 강사의 몫이지 상업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요한 건 시험은 실전이고, 실전 대비 위주로 된 기본강의, 문풀 강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 김 강사의 신념이다.
 

“반복과 마무리 정리, 고득점의 유일한 열쇠”

지금까지 공무원시험 형법의 이상적인 단계별 공부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나아가 고득점을 하기 위한 특별한 팁은 무엇이 있을까?

김 강사는 고득점의 관건은 바로 마무리 정리에 있다고 얘기했다. 시험장에서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에 따라 점수가 갈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평정심을 유지하고 시험 당일까지의 컨디션 관리를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부방법론적으로는 ‘반복’이다. 이해를 먼저 한 다음에 양을 줄여서 반복, 즉 회독수를 늘려나가야만 고득점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문제를 빨리 푸는 훈련도 고득점 팁이다. 키워드를 빨리 찾는 법을 훈련을 통해 몸에 익히고 시험장에서는 답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때 밑줄을 그으면서 푸는 것은 시간 소모가 늘어나기 때문에 금물이다. 눈으로 문제를 빨리 읽고 틀린 지문을 골라내고 정답을 가려내는 능력을 키워야만 고득점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좋아해야 잘 할수 있다, 형법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길”

김재윤 강사는 판례를 좋아한다. 그의 취미 또한 판례를 찾아보고 연구하는 것이다. 보통은 좋아해서 시작한 일일지라도 직업적으로 다루다보면 미적지근해지기 마련인데 김 강사는 형법과 함께 해온 오랜 세월동안 계속해서 흥미를 느끼고 지식의 갈망에 빠져 살아왔다. 이렇다보니 강의를 준비하는 것에도 재미를 느낀다. 고정된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응용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는 그.
 

강사가 이렇다보니 학생들도 전염이 되나 보다. 김 강사의 강의를 듣는 수험생들은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그야말로 ‘웃다 보니 강의가 끝났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는 “강의가 지루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재미있고 웃으며 듣다가 자연스럽게 공부가 되는 강의가 좋은 강의가 아닐까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취지 아래서 김 강사가 진행하는 특강 중 매주 핫이슈가 되는 사건에 대해서 형법으로 접근하는 ‘판례 톡톡톡’이 수험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험생들에게 있어서 등반대장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김재윤 강사. 먼저 올라가 봤기 때문에 어떤 길이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고 반대로 어렵고 위험한 길인지 알고 있다고 자신 했다.

그는 끝으로 “좋아하는 것을 해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험생들도 잘하고 싶은 마음 이전에 형법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 공혜승 / 사진 이영화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