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스쿨 “수료자 절반 법조인 못돼”

2015-03-13     안혜성 기자

문부과학성, 로스쿨 수료자 진로실태 발표
수료 후 5년 기준 사법시험 합격자 50% 미만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일본 로스쿨 수료생의 절반 이상이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법조인이 되는데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로스쿨의 위기,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저조한 사법시험 합격률, 정원미달로 인한 모집중단이나 로스쿨이 문을 닫는 사태에 대해 이미 널리 알져져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일본 로스쿨의 위기 상황에 대해 살펴보자면 지난해의 경우 사법시험 합격률이 22.6%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로스쿨이 도입된 2004년 7만 2천여 명에 달했던 로스쿨 지원자 수가 지난해 1만 1천 450명까지 줄어들었다.

이같은 지원자 감소로 인한 정원미달 사태에 따라 로스쿨이 잇따라 폐지되면서 최대 74개교였던 로스쿨 규모가 현재 54개교로 줄어든데 이어 2016년도부터 학생모집을 정지할 예정인 3개교를 포함하면 51개로 줄어든다는 것을 일본 로스쿨 제도의 위기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법시험 지원자가 2011년 11,98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일본 로스쿨의 위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 9,073명이 지원하는 등 여전히 적지 않은 인원이 법조인이 되기 위해 사법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지난해 1,810명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7천 명가량이 시험에 탈락하게 되고 이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로스쿨 수료생들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게 되는 것일까.

이같은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수료 후 5년이 지나 사법시험 응시기회를 상실한 수료생의 진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문부과학성의 로스쿨 수료자의 진로 실태조사(2014년 10월 기준)에 따르면 로스쿨을 수료한 후 5년이 지난 가장 최근 시점인 2009년도 수료자의 진로는 사법시험 합격이 47.3%, 취직이 8.4%, 전에 하던 일을 다시 한다는 답변이 2.5%, 진학이 0.3%, 기타가 0.9%, 진로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가 40.6%로 나타났다.

바로 그 전인 2008년도 수료자는 사법시험 합격 47.3%, 취직 9.7%, 전직을 다시 한다 3.0%, 진학 0.3%, 기타 0.9%, 불명 23.6%였다.

가장 최근에 사법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얻은 2013년도 수료생의 경우는 사법시험 합격 29.6%, 취직 2.0%, 전직을 다시 하는 경우 1.6%, 진학 0.1%, 사법시험 수험 공부 중 29.6%, 기타 0.6%, 불명 23.6%로 확인됐다.

로스쿨 수료 후 1년째에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약 30%, 수료 후 5년까지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인원은 50%에도 미치지 못해 결과적으로 로스쿨 수료자의 절반 이상은 법조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문과성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로스쿨의 정원을 줄이고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등 방식으로 부실 로스쿨의 통・폐합을 추진하는 등 조치를 통해 오는 2018년에는 사법시험 합격률을 로스쿨 도입 당시 목표 수치인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 52개 로스쿨 중 42개교의 보조금이 삭감됐고 이 중 7개교는 기존에 비해 50% 수준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