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법시험 존치 대국민집회 모두 동참해야

2014-09-19     법률저널

‘사법시험존치 국민연대’(국민연대)는 오는 25일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대국민집회’를 개최한다. 사법시험존치 국민연대는 2017년으로 예정된 사법시험의 폐지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1일 결성된 모임이다. 국민연대는 입학전형이 불투명하고 고비용이 요구되는 로스쿨은 부와 권력의 세습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에서 로스쿨의 견제 장치이자 서민층의 기회의 사다리로서 사법시험이 존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조인 양성은 매년 사법시험으로 500명, 로스쿨제도로 1,500명을 선발하는 ‘투 트랙’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이번 대국민 집회를 통해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이같은 뜻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국민연대가 바람직한 법조인 양성을 위해 이처럼 적극 행동으로 나서 앞장서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한다. 특히 양재규 대한변협부협회장, 나승철 서울변호사회장은 무거운 직책을 맡고 있음에도 사법시험 존치와 공정한 법조인 양성제도를 위한 노력과 헌신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우리는 줄곧 로스쿨 이외의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창해왔다. 우리 국민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법률저널이 지난 5월 창간 16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법조인력 양성제도’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국민의 ‘열의 여섯’(60.9%)은 로스쿨 이외에 법조인을 배출할 수 있는 ‘우회로’를 두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회로가 필요하다고 본 이유에는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 가장 많았다. 이는 스펙과 경제적인 진입장벽이 없는 법조인 양성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우회로 중에서는 예비시험보다 사법시험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조인 양성방법으로 로스쿨 이외의 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사법시험 또는 예비시험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사법시험(50.6%)을 예비시험(16.9%)보다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로이 예비시험을 도입하는 것보다는 공정경쟁의 상징성이 강한 사법시험을 존치시켜 현행처럼 변호사시험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것이다. 입법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사법시험 존치가 예비시험 도입보다 훨씬 간편하다. 예비시험을 도입하려면 변호사시험법의 대폭 개정이나 새로운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지만, 사법시험을 존치하려면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를 삭제하고 제1조 단서와 제4조 제1항을 수정하여 사법시험법을 계속 시행하도록 하면 된다.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로스쿨보다 사법시험에 대한 선호가 높다는 점에서 사법시험은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 이같은 국민적인 요구에 따라 사법시험 존치와 관련된 개정법률안들이 발의됐다. 최근래에는 지난 7·30 재보궐선거 수원병(팔달) 선거구에서 야당 정치거물 손학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김용남(새누리당) 의원도 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역시 법조인 양성 제도로서 사법시험과 법학전문대학원 방식을 병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나아가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는 내용도 함께 담고 있다. 시험에 응시한 사람이 본인의 시험성적을 알기를 원할 경우 성적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이는 판·검사와 로펌 전형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들어 각계에서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요구가 어느때보다 강하다. 사법시험 폐지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올해 처리되지 못하면 사법시험 존치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번이 사법시험을 존치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일반 서민이 법조인 되기는 힘들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번 사법시험 존치 대국민집회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중차대한 시점에 방관자로 머물러 있다면 법조인이 될 자격이 없다. ‘권리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언처럼 국민의 권리를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모든 법과대 학생과 교수는 물론 수험생들도 동참해야 한다. 이 엄중한 역사의 현장에 우리의 외침을 장엄하게 새겨두어야 한다. 말을 앞세우기보다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