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법무사시험 사상 첫 중학교 중퇴 최연소 합격

2012-11-30     법률저널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정진 하세요”

 

법무사시험에서 중학교 중퇴 최연소 합격자가 처음으로 탄생해 화제다.


1993년 9월생으로 만19세인 권진혁(사진)씨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지난 27일 발표된 2012년도 제18회 법무사시험 제2차시험에서 최연소 합격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최종학력이 중학교 중퇴인 그가 단 두번의 도전끝에 법무사시험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권씨는 법률저널과의 통화에서 “떨어지면 다시 공부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많이 지쳐있었는데 합격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면서 “중학교 중퇴자라 마음속에 무언가 채워지지 않던 부분이 있었는데 상당부분 채워져서 자신감도 생겼다”며 합격의 기쁨을 전했다.


그가 최종학력이 중학교 중퇴인 것은 태국의 국제학교에 유학을 가려고 준비하기 위해서다. 당시 태국에 살고 계셨던 이모와 이모부로터 태국의 국제학교가 좋다는 말에 유학을 결심하고 오랜 준비 끝에 학교까지 결정됐다.


하지만 막판에 어려서부터 부동산개발업을 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부동산과 부동산관련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방향을 급선회했다. 특히 나이와 학력 제한이 없는 법무사시험에 매력을 느껴 도전하게 된 것.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중학교 중퇴인데다 법학 비전공자로서 법무사 준비의 어려움은 한둘이 아니었다. 특히 법은 현실의 사회문제를 다루는 것이어서 사회생활경험이 적은 그에게는 이해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법학의 기본이 없는 터에서 법학 공부는 모래성에 탑을 쌓는 격이었다. 나이가 어리다보니 의지나 정신력이 약했다. 짧게 공부해본 적은 있지만 긴 레이스의 공부는 처음이다 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부동산과 관련된 법은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많이 풀어갔다. 비법학도로서 부족한 법학의 기본은 곽윤직 교과서 등을 찾아보고, 또한 교수들의 논문을 찾아보는 열성을 보였다. 특히 고려대학교 홍영기 형사법교수에게 직접 메일로 자문을 구하여 답변을 듣기도 했다.


소위 ‘가방끈’이 짧은 그가 2년이라는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는 우선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했다는 것. 그의 장점은 한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고, 단점은 법 전체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가 부족한 점이었다. 전체적인 법 체계를 잡는데는 같이 공부한 형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2차시험 준비에서 그를 괴롭힌 것은 형법이었다. 이유는 민사법과 바라보는 시각의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일수 교수의 책을 참고하고 홍영기 교수의 논문 등을 참고하여 판례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형법에도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늘 조급했다는 그에게 합격하는데 가장 중요한 마음의 자세를 묻자 그는 “조급해하지 말고 시험에 맞는 공부를 하자는 마음자세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권씨는 “항상 조급해 하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강박증 증세가 있을 정도로 완벽주의 성향도 있었는데 이것이 공부속도를 현저히 저하시켜서 이를 버리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의 1차 공부방법을 보면 주요과목은 문제집보다는 기본서위주로 공부했다. 공탁법이나 가족관계법은 문제집으로 정리하고, 시험을 한달정도 앞두고는 암기노트를 만들어서 독서실에 오가며 틈틈이 외웠다.


현 시험에서 1차 전략에 대해 그는 강의와 기본서로 초석을 다지고 그 후에 문제집으로 갈지 기본서로 끝까지 갈지는 개인의 성향에 맞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차시험은 목차마다 형광펜으로 따로 표시를 하여 현재 공부하고 있는 부분이 전체에서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계속 염두에 두었다. 그리고 각주의 사실관계와 본문의 내용을 연계하여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시험을 3주 정도 남기고는 스터디를 통해 그 날 공부한 것을 서로 질문하고 답하고 설명하는 방식의 공부가 주효했다.


2차에서 중요한 과목으론 민사소송법을 꼽았다. 그에 대한 대응전략으로는 민사소송법은 절차법이라는 특징 때문에 너무 학설에 치우쳐 파고드는 것보다는 판례의 입장을 실무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 같고 주문했다.


답안작성은 답안 목차에 구애받지 않고 간결하게 적으려고 노력하였고 대신 문제제기나 검토는 아는 한 많이 적어주려고 했다.


나이가 어려 몇 년간 개업하기 어려운 그의 계획이 궁금했다. 우선 못 마친 학업과 대한민국남자로서 문제되는 군대문제를 끝낼 계획이다. 이후로 법무사 공부하면서 관심이 많아진 송무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법무사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수험생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는 말에 “어리고 사회경험도 없는 아직 못나기 그지없는 저도 합격을 하였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정진한다면 반드시 합격하실 것”이라고 응원했다.


약관의 나이게 그가 합격하는데는 부모의 뒷바라지가 컸다. 그는 “저 때문에 마음고생 많이 하신 아버지, 어머니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공부하면서 이런 저런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은데 이번에 같이 합격한 김형주 형에게 특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