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윤리시험, 범위·난이도 적절했다”
“지난 1월에 실시된 모의시험에 비해, 생각을 많이 요하고 사례도 적절히 썩은 형태로 출제되어 대체로 무난했습니다. 또 응시시간도 부족하지도 남지도 않게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9일 치러진 ‘2010년 제1회 법조윤리시험’에 대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의 전반적 반응이다. 다만 일부 몇몇 문제가 수치상, 또는 극히 지엽적인 것이 출제되어 다소 헷갈렸다는 것.
응시생 김모씨는 “구성원 비율, 연령, 기간 등 수치상 애매한 부분이 있어 애를 먹었다”면서 “시험 직전에 법령 등을 명확히 체크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지만 기대이상의 성적을 얻어 만족한다”고 귀띔했다.
모 로스쿨의 법조윤리 담당 교수는 “3~4개 정도의 지엽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무난하게 출제된 것 같다”며 “12개 이상(70점)을 틀려야만 불합격되는데 이번 시험과 같은 수준이라면 불합격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출제 교수들도 고득점자들이 많아 자칫 시험 무용론까지 거론될까 다소 우려도 했을 수도 있었겠다”면서도 “로스쿨 제도 취지에는 매우 적합한 출제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법무부의 법조윤리시험 출제방침과 부합했다는 결론이다. 법무부는 로스쿨 정규과정 이수시 충분히 통과가 가능한 수준으로 구성하되, 변호사의 직업윤리를 분명히 각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출제하도록 했다.
또 합격여부만을 결정하고 필기시험 합격의 전제가 되는 시험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여 난이도는 필기시험보다는 낮게 설정하되, 각 법학전문대학원의 시험문제를 분석하여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이미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김남훈 변호사(법무법인 현무. 바에듀닷컴 민사법 전임강사)는 “출제범위는 모의시험과 로스쿨의 강의내용을 벗어나지 않았고 정규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예측 가능한 문제들로 출제된 것 같다”며 “일반상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적정한 수준의 난이도도 유지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법조실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들에 기초한 사례형 문제도 출제되어 직업윤리에 대한 이해수준을 평가하기에 적절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단순암기식의 문제를 배제하고 이해도를 평가하는 문제들로 구성되었고 구체적인 법령에 근거한 문제로 구성하여 추상적인 이론의 학습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는 적정한 문제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응시생 최재원씨(전북대 로스쿨 2년) 역시 “매우 어려울 것이라던 항간의 소문과는 달리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했다고 생각된다”며 “제시된 지문이나 의도하고자 했던 질문 자체는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지만 선택지의 정답 자체는 의외로 쉽게 고를 수 있었다”고 응시소감을 밝혔다.
그는 “모의시험보다 지문이 길어지고 판례와 변협 질의사례를 바탕으로 한 사례형 문제가 많아졌다”며 “관련 법문에 대한 암기정도나 단순 지식을 측정하기 보다는 실제 발생 가능한 사안에 대한 해결 능력을 평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한인섭 교수(서울대 로스쿨)는 “법조윤리시험을 객관식으로 치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법조윤리시험은 집중적으로 한두번 정리한다면 통과할 수 있는, 합격시키기 위한 시험이어야 한다”고 지론을 폈다.
결국, 이번 시험은 한인섭 교수의 지적처럼 통과시키기 위한 시험이었다는 평가가 중론으로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합격자 발표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성진 기자 lsj@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