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포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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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기하자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2.01.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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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남

 

·74년 10월 17일생
·93년 상명여고 卒
·97년 연세대학교 법학과 卒
·제41회 사법시험 수석합격자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평범함을 극복

하고싶은 일을 위해 몇년간은 ‘나’를 포기하자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미래가 너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2차 시험 합격 사실을 알고 가장 기뻤던 것은 더 이상 그런 이유로 고민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수험기간을 덜 힘들게 보내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시험을 봐야 하는 이유를 확실히 해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려는 이유가 확실하다면 시험을 보기로 한 자신의 선택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고, 수험기간 동안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역시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수험기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공부가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생기는데 그럴 때는 ‘남들도 하는 일인데 내가 왜 못하냐’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지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수험기간 동안은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일을 평생 할 수 있기 위해 잠시 몇 년간을 힘들게 보내는 것을 참는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는게 필요하다.

 

졸업 후 본격적인 시험준비에 들어가다

 

대학교에 들어갈 때는 검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법학과를 지망했다. 따라서 사법시험을 봐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므로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항상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살았다. 시험에 대한 부담이 있었으면 시험 준비를 일찍 시작해야 했었을 텐데, 학교를 다니면서 사시에 합격한다는 것은 힘들어 보여 본격적인 시험 공부를 하지 않았었다.

요즘에 재학생들도 시험에 많이 합격하는 것을 보면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학부때는  본격적인 시험 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2학년때부터는 공강시간이나 저녁시간에 학교 도서관에서 헌,민,형법의 기본서를 읽었다. 이것이 나중에 시험 준비를 하면서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강약을 두지 못하고 너무 평면적으로 교과서를 읽어, 들인 시간에 비해 얻은 소득은 적었다. 공부 방법을 제대로 모른다면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고, study를 하는 것도 공부 방법을 아는 하나의 길이 될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이젠 정말 시험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의 신분에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시험에 대한 느낌이 아주 달랐고 빨리 내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아주 컸다. 그래서 본격적인 시험 준비를 시작한 97년 1월부터 5월까지는 헌,민,형법의 기본서를 읽으며 열심히 공부했고 각 교과서의 내용도  잘 이해되는 느낌을 받아 가벼운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장래가 너무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고 늦기 전에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면서 5월말부터 9월초까지는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슬럼프가 이렇게 길었던 것은 시험에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었던 것과 혼자 제대로 계획을 세우지 않고 공부했기 때문이다. 시험이 가까이 다가오고 친구들이 있는 독서실로 자리를 옮기자 슬럼프가 극복이 됐다.

 

 10월말부터  2월말의 1차 시험을 보기 전까지 4달간은 잡념없이 공부했는데 시험까지 얼마 남지 않은 현실 때문에 마음이 다급해져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98년 2월의 1차 시험을 보고 나서 시험 결과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고시 잡지를 통해 맞추어본 점수도 그다지 좋지 않았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공부가 부족해 떨어져도 할 말은 없다는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1차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는데 2차 시험준비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다. 후사법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해 놓지 않아 참 막막 했었고, 2차가 되지 않는 1차 합격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었다. 1차 시험을 보고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더라도 휴식기간을 너무 오래 잡지 말고 2차 시험 과목에 대해 공부를 미리 해두는게 진짜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나중에 1차에 합격했을 때 동차합격도 가능하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2차 준비를 시작하면서는 강의를 듣거나 모의고사를 보는 식으로 학원을 많이 이용했고, 99년 5월초까지 study도 했다. 학원을 이용하면 노력과 시간을 덜 들이고 자료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좋고, study를 하면 그날그날 하기로 한 공부 분량은 꼭 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게으름을 필 수 없어 좋았다. 또 study성원끼리 서로 칭찬을 해주고 용기를 준다면 공부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나는 1차 준비를 하면서 기본삼법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과 후사법에 대해 거의 처음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처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리고 이런 걱정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

그래서 매일 정해진 진도를 적어도 교과서만큼은 밀리지 않도록 공부했고 일요일에도 10시나 11시쯤에 독서실에 나가 4,5시까지 책을 읽었다. 시험보기 마지막 두달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은 아침 8시에서 새벽 1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집에 와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책을 보다가 잤다.

 

2차준비를 시작하면서

2차 공부를 할 때는 교과서, 문제집, 판례집을 하나씩 보고 고시잡지의 case를 일부 보았다. 그리고 이 것들을 교과서에 모두 정리했다. 한 권으로 정리하는 것이 산만하지도 않고 나중에 시간절약이 되기 때문이다. 보충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데 자료를 많이 수집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것 같지 않아 보여서이다. 어차피 그 자료들을 모두 본다는 것은 불가능한데 심적인 부담을 크게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자료들만이라도 다 숙지하고 있
다면 문제를 푸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교과서를 꼼꼼히 읽으면서 의의, 학설, 판례를 정확한 용어로 외우고 깨끗한 글씨와 간결한 문장으로 답안지를 쓰려고 노력했는데 이것이 2차시험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수석합격에의 비결은 슬럼프없는 꾸준함이었다

나는 머리가 특출하지도 않고 집중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며 공부의 깊이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시험에 합격하고 수석을 할 수 있었던 방법을 묻는 사람에게 나는 특별히 할  말이 없어 ‘운이 좋아서’라는 대답을  많이 한다. 하지만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적어도 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매일 정해진 분량을 밀리지 않고 공부를 해 슬럼프가 없었다는 것과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몇 달의 기간동안에는 공부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잡념없이 공부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지금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성실히만 공부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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