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호의 멘토논술
상태바
송원호의 멘토논술
  • 법률저널
  • 승인 2007.10.19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원호의 멘토 논술


로스쿨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은 ‘로스쿨’이란 단어만 들어가 있어도, 자신도 모르게  ‘손’이, 아니 ‘마우스’가 향하여 기사를 ‘클릭’하게 된다. 따라서 로스쿨 법안이 통과된 이래 그 동안 수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상당수의 글들이 칼럼이건 기사건 추측들이 난무하는 것이었다 해도 과언은 아닌 듯하다. ‘로스쿨’이란 단어만으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의 좋은 포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말한 바, ‘과거엔 정보를 대중으로부터 차단하는 검열이 이루어졌으나, 오늘날에는 정보를 범람시킴으로써 검열을 한다’는 지적이 새삼 생각나게 하는 현실이다.

다른 것도 그러하지만, 특히 로스쿨 입시 논술은 더욱 더 안개 속에 묻혀있는 상황에서,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수험생이 무엇을 가장 인식해야 하는가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추측성 발언은 삼가고 수험생들이 논술 준비를 함에 있어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인 것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필자가 가장 먼저 수험생들에게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로스쿨 입시 논술’ 역시 ‘논술’이라는 점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기본적인 이 사실을 대부분의 수험생이나, 입시 컨텐츠 제공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공동 출제를 하건 대학별 출제를 하건, 한 번 치르건 두 번 치르건, 어떤 형태로 결정되든지 간에 수험생들은 논술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설령 결과적으로 자신이 진학하는 로스쿨이 논술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로스쿨에는 절대로 논술시험을 치르지 않기를 바라며 논술을 전혀 준비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주요 로스쿨에서 논술을 어떤 형태로든 반영할 확률이 높다는 점 외에, 논술이란 준비 없이 그냥 치를 수 없는 시험임은 물론이요, 단기간에 실력이 향상될 수 없는 고난도의 시험에 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론을 말하자면 현시점에서 수험생들이 해야 할 것은, ‘로스쿨 입시 논술’이 기존의 다른 논술이나 에세이와 얼마나 다른가 어떤 점에서 다른가 하는가를 고민하는 일이 아니라(고민해 봐야 지금으로서는 아무 소용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 ‘로스쿨 입시 논술’ 역시 ‘논술’이라는 점을 상기하여, 기본기를 닦는 데 힘쓰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필자가 최근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논술의 경험이 거의 없거나 너무 오래 전의 경험이라, 논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수험생이 대다수였다. 답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달리기 시합에 출전하기로 되어 있다. 그런데 단거리를 달릴지, 중장거리를 달려야 할지, 장애물 달리기를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셈이다. 출전을 앞 둔 선수 입장에서는 준비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출전을 포기할 것인가? 그리고 ‘장애물 경주와 일반 달리기(혹은 단거리와 장거리 경주)에는 강화해야 할 근육이 다르고, 따라서 훈련의 방법이 달라야 하는데, 지금은 결정된 바가 없으니 아예 훈련을 하지 말자’는 결정이 현명한 것일까? 그보다는 모든 달리기를 위한 기초 체력 훈련을 하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선택이 아닐까?

가만히 앉아서 모든 것이 가시화되고 결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왜냐하면 가만히 있는 순간부터 몸은 굳어지는 것이고, 더구나 오랫동안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면, 굳어진 몸을 푸는 데도 적지 않은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는 미리 준비하고 다져 놓을 기본기가 있고, 그러한 일들을 하기에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본기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독해력 신장 훈련이다. 로스쿨 논술에서 단순한 퀴즈처럼 ‘문제’만 던져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분명히 ‘자료’가 주어질 것이다. 그 자료는 제시문 형태가 가장 많겠지만, 도표 및 그래프, 그림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자료’를 읽어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필자가 가르치거나 설문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만나 본 수험생 중에 어려운 글을 읽어내는 능력, 글의 행간의 의미까지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것에 자신감을 표하는 수험생은 거의 없었다. 독해력 신장 훈련 과정은 ‘언어이해’를 준비하는 과정의 공통분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러한 훈련은 일거양득이 되는 셈이다.

두 번째는 생각의 훈련이다. 논술은 다른 시험보다도 더 깊은 사고력을 요구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조금 다르게 보는 사고의 전환 훈련’, ‘깊이 있는 사고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논술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창의적(독창적) 답안작성이다. 다음 기회에 더 상술하겠지만, 이 때 주의할 것이 논술에서 요구하는 창의성이란 ‘이 세상에서 자신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직․간접 경험, 독서를 통해 축적된 것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수십 년을 각자의 삶을 살아오며 익숙해진 사고가 일시에 깊어지거나, ‘전환 모드’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건대, 훈련을 통하여 ‘조금은 다르게 보기’, ‘액면만이 아니라 이면을 볼 수 있는 안목’ 등은 획득되거나 기를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글쓰기 훈련이다. 가장 기술적인 측면이 강한 부분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논술의 구제적인 시안이 나와야 준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논술은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글로써 표현’하는 것이며, 이 때 타인을 특히 채점자를 ‘논리적으로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험생들의 일상생활은 ‘어법에 맞게, 조리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일과는 거리가 있다. 미국식 에세이냐, 일본식 에세이냐를 따지기 이전에 해야 할 일들이 우리에겐 사실 너무나 많은 것이다.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마냥 넋 놓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부족한 것을 미리 채워놓겠다는 마음가짐, 게임의 기술은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기초체력을 쌓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여럿이 가라!’는 말이 있다. 더구나 그 길이 쉽지 않은 길이라면 함께 하는 벗의 중요함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를 잘 알고 있는 수험생들은 각종 스터디를 결성하여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는 필자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다만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그룹 스터디의 특징과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모든 스터디 모임은 그룹원마다 공통된 목적을 갖고 모인 공동체이다. 즉 ‘자신의 실력 향상’을 위해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다. 즉 그룹원 각자는 자신이 그 모임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얻어가려고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비슷비슷한 사람끼리 모인다는 것이다. 실력차가 많은 사람들의 스터디 모임은 오래 가지 못한다. 위에서 말한 이유에 의해 나보다 실력이 못한 사람들과 공부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터디 모임시 그룹원끼리 서로 배우는 것도 물론 많겠지만, 결정적인 대목에서 해답을 명쾌히 내려주고 방향성을 제시해줄 리더가 부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설령 목소리 큰 리더가 있다 하더라도 그를 따라갔다가 엉뚱한 산에 오르는 것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특히 논술의 핵심은 첨삭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룹원들끼리 어느 정도의 피드백(Feedback)은 가능하겠지만, 완벽한 첨삭을 기대할 수는 없으며, 첨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논술 공부란, 답도 확인하지 않고 열심히 계속 문제만 푸는 것과 같은 결과만을 얻을 뿐이다.

배움의 시작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따라서 배움의 출발은 겸손한 자세라 할 수 있다. 겸손한 자세로 자신에게 맞는 멘토(Mentor)를 찾아가서, 착실한 멘티(Mentee)가 되자. 겸손하게 배우는 사람이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한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항상 기본을 중요시한다는 것과, 자신을 이끌어 줄 코치 및 스승을 둔다는 것이다. Back to the Basic!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