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현의 LEET 추리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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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현의 LEET 추리논증
  • 법률저널
  • 승인 2007.09.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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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문항 6. 다음의 글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사회에서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을 ‘모범적 소수 인종(model minority)’으로, 즉 미국의 교육체계 속에서 뚜렷하게 성공한 소수 인종의 전형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리고 그들은 성공적인 학교 생활을 통해 주류 사회에 동화되고 이것에 의해 사회적 삶에서 인종주의의 영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이 이러한 정형화된 이미지처럼 인종주의의 장벽을 넘어 미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미국 사회에서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의 인종적 정체성은 다수자인 ‘백인’이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소수자인 아시아인이 가진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과의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 그리고 이것은 그들에게 두 가지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낳는다. 하나는 대부분의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이 인종적인 차이에 대한 그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인종 차이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피하기 위하여 백인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아시아계 사람으로 연상하지 않도록 자신을 아시아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으로부터 이탈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범적 소수 인종으로서의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은 백인에 가까운 또는 아시아인에서 먼 ‘아메리칸’으로 성장할 위험 속에 있다.


① ‘모범적 소수 인종’은 고유의 인종적 정체성을 내면화하고 있다.

②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의 성공은 일시적이고 허구적인 것이다.

③ 소수 인종은 인종 차이가 초래할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의식하고 있다.

④ 집단으로서 인종들은 사회에서 한정된 자원의 배분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⑤ 다인종 사회에서 다수파 인종은 은폐된 형태로 인종 차별을 지속시키고 있다.




예시문항 7. 다음 글의 ‘나’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하여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은?


나는 티코의 관측 자료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다. 나는 다섯 행성의 위치를 나타내는 수만 개의 숫자로 표현된 그의 자료를 빠짐없이 반영하는 모형을 만들기 위해 나의 모든 수학적 능력을 동원했다. 하지만 이 작업은 결코 단순치 않았다. 거의 6년에 걸친 작업 끝에 마침내 화성의 위치를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화성 궤도의 수학적 모형을 완성하였다. 나는 이 모형의 정확성을 확신했다. 나는 이 모형을 토대로 하짓날 자정쯤 화성이 정확히 백조자리의 베타별과 중첩되어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 하짓날 밤의 관측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화성과 백조자리 베타별의 위치 사이엔 6분 정도의 차이가 나타났다. 더욱 중요한 것은 티코의 자료와 이 모형의 예측값 사이에 종종 8분까지 오차가 벌어진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이 정도의 오차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밝히는 데 몰두했다. 문제는 내 모형이 화성의 궤도를 완전한 원으로 가정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화성의 궤도를 원이 아닌 타원이라 가정하고 원래 모형에 약간의 간단한 수정을 가하자마자 오차들은 마법처럼 사라져 버렸다. 이렇게 해서 나는 화성의 궤도가 타원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① 행성의 공전 궤도는 타원형이어야 한다.

② 천체의 위치는 도, 분, 초 같은 각도로 표현된다.

③ 화성의 위치에 관한 티코의 자료는 신뢰할 만하다.

④ 화성은 태양이 아닌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천체다.

⑤ 백조자리 베타별은 행성의 위치를 가늠하는 주요 기준이다.


 

 

정답 및 해설

6. 정답 ①

추론 유형의 논증 문제이다. 추론 유형은 제시문에 주어진 논증의 전체 또는 일부를 근거로 삼아 이끌어낼 수 있는 진술을 찾는 문제이다. 추론 유형에서 정답은 제시문의 진술들에 의해 입증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 유형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요소는 ‘사실 확인’이 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문의 외부로부터 어떤 정보를 끌어들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추론 유형의 특징은 제시문의 진술들은 모두 참인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과 제시문과 선택지의 관계가 전제와 결론의 관계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이 유형에서 정답은 제시문의 어떤 부분을 같은 의미의 다른 말로 바꾸어 쓴 것이거나 제시문의 전부 또는 일부 진술들로부터 확실하게 추론할 수 있는 논리적 결론이다.


예시문항 6을 살펴보자. 답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논증의 필자는 ‘모범적 소수인종’, 즉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이 성공적인 학교 생활을 통해 주류 사회에 동화되며, 이것이 인종차별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필자에 따르면 미국 사회에서 ‘모범적 소수 인종’의 인종적 정체성은 ‘백인’의 장점과 ‘아시아인’의 단점 둘 사이의 관계 속에서 구성되는데, 이는 두 가지의 상처 즉, 대부분의 ‘모범적 소수인종’들이 인종 차별을 피하기 위해 백인이 되기를 원한다는 것과 그들이 스스로를 아시아인들로부터 이탈시키는 것을 낳는다고 한다. 필자는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모범적 소수인종’은 백인에 가까운 또는 아시아인에서 먼 ‘아메리칸’으로 성장할 위험 속에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①이 정답이다. 필자에 따르면, 미국 사회에서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 즉 ‘모범적 소수인종’의 인종적 정체성은 다수자인 ‘백인’이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소수자인 아시아인이 가진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과의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 ‘모범적 소수인종’은 인종 차별을 피하기 위해 백인이 되기를 원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아시아인들의 전형적인 모습들로부터 이탈시킨다. ①은 이상의 진술들을 요약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모범적 소수인종’의 인종적 정체성을 ‘고유’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모범적 소수인종’의 인종적 정체성은 위에서 말한 관계 속에서 ‘구성’되는 것이므로 ‘본디부터 가지고 있음’을 뜻하는 ‘고유(固有)’라는 말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유’라는 말의 의미는 ‘본디부터 가지고 있음’에 한정되지 않는다. ‘고유’는 ‘어떤 사물에만 특별히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며, 이때 ‘고유’는 ‘특유(特有)’와 뜻이 같다. 따라서 ①은 “‘모범적 소수인종’은 특유의 인종적 정체성을 내면화하고 있다.”로 바꾸어 쓸 수 있는 것이다.

② 제시문의 논점은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 즉 ‘모범적 소수 인종’이 성공적인 학교 생활을 통해 주류 사회에 동화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인지, 이로써 사회적 삶에서 인종주의의 영향이 약화될 수 있는 것인지 하는 문제이다. ‘모범적 소수 인종’의 성공이 일시적인지 아닌지, 허구적인지 아닌지는 제시문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논점이 아니며, 그 사실 여부는 제시문의 내용으로부터 확인할 수 없다.

③ 대부분의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 즉 대부분의 ‘모범적 소수인종’은 인종적인 차별을 의식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소수 인종’ 모두가 인종적인 차별을 의식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제시문의 내용 일부를 확대하거나 과장하는 전형적인 오답 구성 방식을 엿볼 수 있다.

④ 소수자인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에 대한 다수자 ‘백인’의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은 제시문으로부터 추론할 수 있지만, 한정된 자원 배분을 둘러싼 인종들 간의 갈등이 존재하는지 하지 않는지는 알 수 없다.

⑤ 제시문에서 암시되고 있는 소수자들에 대한 다수자의 차별은 ‘은폐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모범적 소수 인종’이 인종 차별을 피하기 위해 ‘백인’이 되기를 원한다는 점으로 보아 그 차별은 어느 정도 피부색과도 관련이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7. 정답 ③

숨은 전제 또는 가정이란 논증에서 필자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 말하지 않고 생략한 전제를 의미한다. 가정은 결론이 참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결론이 도출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논증의 필수 구성요소이다. 따라서 결론과 가정의 관계는 “결론[타당]→가정[참]”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

숨은 전제를 찾는 문제에서 정답은 그것을 부정하면 결론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결론이 타당하려면 논증이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가정이 반드시 참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그 가정이 참이 아니라면 결론은 타당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숨은 전제를 찾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선택한 답을 부정했을 때 논증의 결론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검토하는 방법이다.


예시문항 7에서 논증의 필자가 보여주는 추론의 과정은 가설연역적 방법이다. 가설연역적 방법이란 어떤 가설이 참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하여 그 가설로부터 어떤 예측이 나올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만약 그 예측이 참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 가설이 확증되었다고 할 수 있고 거짓으로 판명된다면 확증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가설연역법에 의한 추론의 예이다.


만약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옳다면, 금성은 여러 가지로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금성은 여러 가지로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은 옳다.


위의 추론은 다음과 같은 형식을 지닌다.


만약 그 가설이 참이라면, 그 예측도 참이다.

그 예측은 참이다.

따라서 그 가설은 참이다.


그런데 위의 논증 형식을 보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될 것이다. 이 논증은 명백히 후건긍정의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논증은 겉으로는 연역논증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귀납논증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위의 논증에서 결론은 ‘그 가설은 참이다’가 아니라 ‘그 가설은 확정되었다’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때 확증이란 진리의 절대적 보장이 아니라 긍정적인 귀납적 지지를 뜻할 뿐이다.


예시문항 7의 논증을 살펴보자. 필자는 티코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화성의 위치를 예측할 수 있는 화성 궤도의 수학적 모델을 만들었다. 그 모델의 정확성을 확신한 필자는 하짓날 자정쯤 화성이 정확히 백조자리의 베타별과 중첩되어 보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관측 결과 화성과 백조자리 베타별의 위치 사이에 6분 정도의 오차가 있었다. 나아가 필자는 티코의 자료와 그 모형의 예측값 사이에 종종 8분까지 오차가 벌어진다는 “더욱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한 오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탐구한 결과, 필자는 자신의 모형이 화성의 궤도를 완전한 원으로 가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차를 가져온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필자는 원래의 가정을 수정하게 되었는데, 화성의 궤도를 타원이라고 가정하고 모형을 약간 수정하자마자 오차는 모두 사라졌다. 이를 바탕으로 필자는 화성의 궤도가 타원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① 필자는 처음에 화성의 궤도를 완전한 원으로 가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필자는 화성이 행성의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행성의 공전 궤도가 타원이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가 암묵적으로 전제한 가정이었다면, 필자는 처음부터 화성의 궤도가 타원이라고 가정했을 것이다.

② 필자에 따르면 티코의 관측 자료에는 다섯 행성의 위치가 수만 개의 숫자로 표현되어 있다. 또 화성과 백조자리 베타별의 위치는 6분의 차이가 나타났으며 화성의 위치에 관한 티코의 자료와 모형의 예측값 사이에는 8분까지 오차가 있었다고 한다. 이로부터 화성을 포함한 행성의 위치는 ‘분’과 같은 각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표현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부터 필자가 모든 천체의 위치가 반드시 도, 분, 초와 같은 각도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가정하고 있다는 것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 논증에서 언급된 것은 넓게는 ‘다섯 행성’이고 좁게는 ‘화성’ 하나일 뿐이다.

③ 이것이 정답이다. 필자는 티코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화성 궤도의 수학적 모델을 토대로 화성의 위치를 예측한 결과 티코의 관측 자료와 모형의 예측값 사이에 오차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지점에서 필자는 티코의 관측 자료에 오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의 최초 가설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갔다. 즉, 화성의 궤도를 완전한 원으로 가정한 것이 오차를 발생시킨 원인으로 간주하고 그것을 수정한 것이다. 필자는 화성 궤도를 타원으로 가정하여 모델을 수정한 뒤 다시 모델을 통한 예측값과 티코의 관측 자료가 일치하는지를 관찰했을 것이다. 이때 아무런 오차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필자는 화성의 궤도가 타원이라는 가설이 참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③이 논증의 암묵적 가정인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방법은 그것을 부정했을 때 결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만약 ③을 부정하면, 즉 화성의 위치에 관한 티코의 자료가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면, 모형의 예측값과 티코의 관측 자료가 일치한다는 사실로부터 화성 궤도가 타원이라는 자신의 가설이 참이라고 추론할 수 없을 것이다.
④ 화성이 다섯 행성의 하나에 속한다는 것은 제시문에 함축된 사실이지만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를 의미하는지,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를 의미하는지는 정확히 언급되어 있지 않다. 물론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를 의미한다는 것은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적어도 제시문에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 논증에서 화성이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천체인지 아니면 태양 주위를 회전하는 천체인지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⑤ 필자가 백조자리 베타별이 행성의 위치를 가늠하는 주요 기준이라고 생각했다면 화성과 백조자리 베타별의 위치 사이에 6분 정도의 차이가 나타났을 때 곧바로 그렇게 예측하게 된 화성 궤도의 수학적 모형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실제로 필자가 자신의 모형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티코의 자료와 모형의 예측값 사이에 오차가 발생한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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