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 수석합격기-“노력없는 욕심은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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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수석합격기-“노력없는 욕심은 재앙”
  • 법률저널
  • 승인 2007.09.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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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회 공인회계사 수석합격 우현철 합격수기

 


1. 합격소감 및 응시동기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97학번)를 졸업하고 현재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한 우현철 입니다. 시험에 합격한 것만으로도 기쁜데 운 좋게도 수석을 차지하고, 이렇게 합격수기를 작성하게 되어 정말 영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제가 이런 글을 쓸 만큼 다른 사람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합니다.  

 
제 꿈은 원래 공학도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때에도 망설임 없이 전공을 선택했고, 대학 입학 후에도 공대에 들어왔으니 엔지니어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별 생각 없이 3년여의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주위 동기들이 하나둘씩 변리사나 사시, 행시 등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것을 보고 저도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하게 됐습니다. 때마침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 회계사 시험 준비를 하는 친구가 두 명이나 있었고, 그들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회계사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엔지니어보다는 전문직의 길을 택하기로 하였고, 감사와 세무, 컨설팅 등 그 진출 분야의 다양성에 매료되어 공인회계사 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수험생활


제가 비록 수석으로 합격하긴 하였으나 회계 원리에 입문하여 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물론 수험기간 중간에 군대를 다녀오고 회계사와 전혀 상관없는 전공 공부를 하느라 허비한 시간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비효율적으로 시험을 준비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아래의 내용 중 2차 시험 동차 응시 까지는 나쁜 케이스로서 저처럼 공부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간략히 서술하고, 2차 시험 유예 생활을 위주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1) 입문


제가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를 시작한 것이 2000년 초 부터였습니다. 그러나 말이 본격적이지 실제로 제 생활은 전혀 고시생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일주일에 2회 이상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였고, 여자 친구도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났으며,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시험 준비 전과 다름없이 갖곤 했었습니다. 이러한 생활이 계속되니 당연히 공부가 제대로 될 리 없었고, 시험 결과도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공부를 못해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안 해서 떨어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곤 했습니다. 공부를 안 하는 것이 못하는 것보다 더 창피한 것임을 모르고……. 결국 2002년까지 별 소득 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군에 입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이 때 허비한 3년이란 시간이 정말 아깝게 느껴집니다. 어떤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노력 없는 욕심은 재앙이다.”


군대는 카투사로 다녀왔습니다. 입대 당시에는 전역하기 전에 1차 시험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아무리 카투사가 편하다고 해도 군대는 군대인지라 시험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결국 2년여의 군 생활 동안 공부한 것이라고는 중급회계 챕터 세 개가 전부였습니다. 2005년 2월에 전역하고 복학한 후에도 졸업을 위한 전공과목 수강 때문에 학기 중에는 시험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졸업 논문을 발표하고 난 후인 2005년 12월 첫째 주가 되어서야 비로소 시험 준비에 전력투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2) 1차 시험 합격 및 2차 동차 실패


1차 시험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아무리 군대 가기 전에 준비를 했었다고 해도 약 3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 머릿속은 거의 포맷이 되어 정상적인 방법으로 합격을 기대하기는 무리였습니다. 저는 밑져야 본전 이라는 생각으로 3개월 동안 몇몇 과목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포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재무회계와 상법, 경영일반과 미시경제 그리고 법인세와 부가세에 올인 하고 원가회계와 재무관리, 거시경제와 소득세는 책 한 장도 보지 않았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정말 무모한 방법이었지만 다행히 상법과 영어에서 고득점을 하여 간신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1차 시험을 이렇게 합격했기 때문에 1차에 대해서는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단,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1차를 합격하면 2차 동차는 죽었다 깨어나도 힘들다는 것을. 게다가 4월에 1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 마음을 졸이며 제대로 동차준비를 못했기에 동차는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대신 1차 때 전혀 준비하지 않았던 원가회계와 재무관리를 집중적으로 준비하여 제 실력을 테스트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세법 같은 과목에서는 10점대라는 참담한 점수를 받았지만, 준비를 했던 원가회계와 재무관리에서는 50점대의 점수를 받아 역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3) 2차 유예 생활 - 평균 44점 상승

 

재무회계원가회계회계감사세법재무관리평균2006년 2차4258.53312.55139.42007년 2차145787583.58683.8

 

동차 시험을 그렇게 포기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 시험이 끝나고 이틀정도 휴식 후 바로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간이 저에게는 정말 도움이 되고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남들은 9월에 있을 발표를 기다리는데 저는 혼자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약간 자괴감이 들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남들 놀 때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뿌듯하기도 하였고 두 달이라는 시간이 저에게만 덤으로 주어진 것 같아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올해 시험 볼 때까지 거의 1년 동안 별다른 방황이나 슬럼프 없이 꾸준히 공부를 했고, 이것이 고득점 합격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위의 점수는 자랑하려고 적어놓은 것이 아닙니다. 저처럼 실력이 형편없던 사람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고득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적어놓은 것입니다.

 

3. 구체적인 과목별 수험대책


①재무회계
 2차 동차 시험을 볼 때 까지만 해도 세무회계와 더불어 가장 자신 없는 과목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중급회계 기본서를 꺼내 들고 자세히 1회독을 하였고, 김현식 선생님의 고급회계 강의와 재무회계연습강의를 들으면서 기초를 탄탄히 다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 후 학원의 GS과정을 통해 매주 모의고사를 보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게 되었고, 기업회계 기준서도 출력하여 읽어보고 기준서의 예제도 풀어보곤 하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가장 자신 없던 과목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으로 바뀌게 되었고 시험에서 고득점을 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수험기간동안 재무회계연습을 6~7회독 정도 한 것 같습니다.   
 
②원가회계
 원가는 동차 때에 기본서를 빠르게 1회독 한 후, 2차 연습서를 김용남 선생님이 찍어주신 문제만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유예 때도 같은 책으로 계속 반복하여 풀었고,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하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는 감을 잃지 않을 정도로 매일 꾸준히 5~6문제씩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GS과정 후에는 그 문제들도 3회 이상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나중에는 문제만 봐도 답이 떠오를 정도로 반복을 많이 했습니다.

 

③회계감사
 감사는 유예 3월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많이 늦게 시작하게 되어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감사란 과목이 원래 점수 편차가 크지 않은 과목이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권오상 선생님의 강의를 한 번 듣고, 스터디 가이드를 계속 반복하여 암기하려고 노력하였고 마지막에는 단기특강을 수강하였습니다. 결국 기본서는 한 번도 읽지 못하고 시험장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결과가 좋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④세무회계
 세무회계는 동차 때 아예 공부를 안했던 과목이라 재무회계처럼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강경태 선생님의 세무회계연습 각론을 처음부터 풀면서 서브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서브 작성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긴 했지만 세법 공부에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각론을 반복해서 풀고, GS과정 문제도 반복해서 푼 다음에는 이승원, 이승철 선생님의 세무회계 연습을 2회독 하였고, 그 후 강경태 선생님의 세무회계종합문제를 수강하면서 시험 때 까지 종합문제를 계속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⑤재무관리
 재무관리는 동차 때 김종길 선생님의 강의로 이의경 교수님의 재무관리를 1회독 하였고, 이때 서브노트를 병행해서 만들었습니다. 그 후 다시 김종길 선생님의 vol.2 수업을 듣고 vol.2를 주요 문제만 3회독 하였고 유예 때는 원가와 마찬가지로 감을 잃지 않게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후 GS과정 문제도 반복해서 풀고 이영우 선생님의 고급재무관리연습에서도 문제를 발췌해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4. 과목별 참고서적 소개

 

(1) 1차 시험
재무회계 : 박호근 <중급회계>, 김영덕 <객관식 회계학>
경영학 : 정순진 <경영학연습>
경제학 : 정병렬 <미시 경제학연습>
상법 : 김학묵 <상법>
세법 : 이철재 <세법개론>, 이철재 <객관식 세법>

 

(2) 2차 시험
재무회계 : 신현걸, 최창규, 김현식 <중급회계>, <재무회계연습>,  최창규, 김현식 <고급회계>, 강경보 <GS문제>, 김정호 <GS문제>
원가회계 : 박호근, 임명호 <원가관리회계>,  김용남 <원가관리회계연습>, 이승근<GS문제>, 배수환<GS문제>
회계감사 : 이창우, 권오상 <회계감사 Study Guide>
세법 : 강경태 <세무회계연습>,<세무회계종합문제집>, 이승원, 이승철 <세무회계연습>,<GS문제>, 이경희 <GS문제>
재무관리 : 이의경 <재무관리>, 김종길 <재무관리vol.2>, 이영우 <고급재무관리연습>,<GS문제>, 김용석 <GS문제>


5. 후배수험생들에게 주는 조언

 

이미 많은 합격 수기 또는 주위 선배나 동기들을 통해 다들 들으셔서 알고 있는 얘기들이겠지만 그 중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다시 한 번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① 합격을 원하신다면 다른 한 가지는 포기하세요.

친구들을 만나면서 놀 거 다 놀고 공부하면서 합격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나위 없겠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겁니다. 합격할 때까지 잠시 친구들 안 만난다고 해서 친구와의 연이 끊기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에 뜻을 품으신 이상 다른 하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합격하는 날까지 잠시 뒤로 미뤄두세요.


② 기본에 충실하세요.
올해 2차 시험의 경우 연습서의 고난이도 수준의 문제는 거의 없었습니다. 원가회계와 회계감사가 어렵기는 했지만
나머지 과목은 기본서 내지는 연습서의 평이한 수준의 문제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괜히 어려운 문제 붙잡고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스킵 하는 부분 없이 전 범위를 두루 공부하여 기본을 완벽히 다질 것을 조언 드립니다.


③ 1차 시험 보시고 발표 날 때까지 허송세월하지 마세요. 
긴 말 하지 않겠습니다. 3, 4월이 동차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④ 2차 시험시 모르는 문제라도 절대 비워두지 마세요. 
교수님 및 학원 선생님들께서 누누이 강조하는 얘기입니다.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가 아니라면 뭐라도 쓰십시오. 그래야 부분점수 1점이라도 받는다고 합니다. 정 쓸 말이 없으면 문제라도 옮겨 쓰라고 하시더군요.


6. 올해 시험에서 가장 힘들었던 과목


올해 시험에서는 대부분이 비슷하겠지만 원가회계와 회계감사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회계감사는 그 문제의 양이 너무 많아서 시간 내에 다 풀어내기가 너무 벅찼고, 원가회계의 경우에는 예년과는 다르게 이론문제가 많이 나와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7. 최근 출제경향 및 대책은?


일개 수험생의 입장에 있던 사람이 출제경향 및 대책을 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누구나 알고 계신 것이지만 한 말씀 드려 본다면, 부분합격제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문제가 어렵게 나오던 쉽게 나오던지 간에 부분점수 등 채점을 통하여 반드시 과목별로 상당수의 부분합격자들을 양산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동차합격을 노리시는 분들은 예전처럼 한 두 과목에서 면과락을 하고 다른 한 두 과목에서 고득점을 하여 보전하는 전략보다는, 전 과목 전 범위를 골고루 커버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자칫하면 부분 합격하는 과목이 한 과목도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개인의 판단에 따라 신중히 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8. 장래포부


시험 합격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삼일 회계법인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일단 많은 일들을 배우고 싶고, 법인 내에서 훌륭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9. 자신만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군 제대 후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유예 때 체력이 많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5월과 6월 마지막 두 달 동안에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안 먹던 보약도 먹고 비타민과 자양강장제를 입에 달고 살았었습니다. 체력이 약하신 분들은 운동을 하시던 영양제를 드시던 미리 미리 체력관리를 하시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10. 에필로그


저의 공부 과정이 평범한 편은 아니라 일반적인 수험생 여러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그냥 이렇게 공부한 사람도 있구나 하고 참고해 주세요.


정말 사람들 말대로 시험에 합격하고 나니 힘들었던 수험 생활의 기억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수험생 여러분들도 곧 좋은 소식이 찾아올 것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뒷바라지 때문에 고생하신 부모님과 동생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같이 고생하며 공부했던 스터디 멤버들에게도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결과가 좋지 않은 친구들도 있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못난 친구를 끝까지 이해하고 응원해준 MOL 친구들에게 합격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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